로맨스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지은이 알랭 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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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그녀의 어떤 점이 좋은가?

 

  4. 그녀의 어떤 점이 좋은걸까? 이 질문은 그날 저녁 늦게 세이프웨이 슈퍼마켓 한복판에서 다시 찾아왔다. 나는 그녀가 플라스틱 가방에 쇼핑한 식료품들을 집어넣는 것을 넋을 잃고 쳐다보고 있었다. 이 사소한 동작에서 매력을 발견하다니, 나는 그녀의 어떤 점에서라도 기꺼이 그녀가 완벽하다는 명백한 증거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녀의 어떤 점이 좋냐고? 거의 모든 것이지.

 

 

13. 친밀감

 

  9. 우리의 수다가 언제나 세상에 대한 험담은 아니었다. 그건 차라리 일상적 관계에서 도저히 도덕적일 수 없어서 쌓이게 된 거짓말을 밖으로 터뜨려야 할 필요성에서 생긴 유감스러운 결과였다. 그것은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혹은 내 말이 당신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당신의 이런저런 측면에 대해 도저히 대놓고 말할 수 없어서 당신 등 뒤에서 내 말을 이해할 만한 사람과 이러쿵 저러쿵 떠들거나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클로는 세상에 대한 내 판단의 최종적 저장고가 되었다. 친구나 동료들에 대해 느꼈지만 그들에게 말할 수 없었던 것들, 그들에 대한 내 느낌 자체를 거부하려고 햇던 것들을 나는 클로와 자유롭게 나누었다. 사람은 서로가 공유하는 혐오감을 확인하면서 자라났다. '우린 둘다 X를 싫어한다'는 '우린 서로를 좋아한다'로 번역되었다. 그러므로 연인들 사이에선 마치 범죄자처럼 얼마만큼 타인에 대한 배신을 서로 교환하느냐가 충성의 증거가 된다.

 

 

* 아직 읽고 있는 중 - 여행의 기술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사람들이 평소에 생각하지만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이 사람은 참 구구절절히 예도 잘 들어가며 술술술 풀어낸다. 이 사람도 잡생각 진짜 많이 하고 걱정 많고 말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이제 겨우 두번째 책이긴 하지만.. 읽을 때마다 신기하다.

 

2009/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