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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살인사건
어느날 귀가해보니 방에 시체가 있었어요
나는 시체와 밥을 먹고
주말 연속극을 보고
같은 이불에서 잤어요
난 시체에게 잘 해줬어요
혼자 있으면 외로울까봐
너무 늦지 않으려 노력했고
갈아입힐 옷도 샀지요
그때는 행복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시체는 썩기 시작했어요
얼굴에 진물이 흐르고
입에서 검붉은 피가 나오기 시작했지요
집주인에게 들키면 쫓겨날 판이었어요
그래서 큰 가방을 사서
시체를 넣었어요
시체가 너무 컸기 때문에
토막을 냈지요
그게 전부에요
누군가 내 방에 두고간 시체를
가방에 넣어 쓰레기장에 버린거에요
이게 죄라면
이 세상에 누가 결백한가요
집에 시체 하나쯤 없는 자가 어딨어요
-
전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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