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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크리스마스는 네덜란드 할렘(Haarlem)에 살고 있는 친구집에 묵으면서 보냈다. 거의 집에서 먹고 마시고 늦잠자며 뒹구르르 하다가 26일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내에 나갔다 ㅋㅋㅋㅋ

작년에는 12월 초중순쯤에 왔었는데, 그 때 저 장식을 처음 보고 너무 깔끔하고 멋있고 감각적이라고 생각했었다. 유럽 여기저기 다니면서 크리스마스 거리 장식들 정말 많이 봤는데, 다른 곳들은 대부분 무조건 반짝반짝 화려하고 눈에 띄게 만들어서 해놓았다. 그런데 이 장식은 정말 선 하나로만 아주 단순하고 과감하게 저렇게 해놓은 모양이 마냥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다는 조금 외로운 느낌도 들고 경건한(?) 크리스마스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소신있게 남들과 다르게 해놓은 것도 아주 용기 있어보이고 과감하다.

저 장식이 어떤 모양인지는 아래 사진들 보다보면 답이 나온다.

심플한 장식 너무 좋다. 네덜란드 최고. 할렘 최고.

아직 6시 밖에 안됐는데 이렇게 깜깜하다. 저녁 9시는 된 것 같다.

쨘!! 위에서 극찬했던 이 거리 장식의 정체!!! 할렘 대성당의 탑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저 장식이 저렇게 실제 탑에 꼭 들어 맞는다. 이런거 너무 좋다. 뭘 좀 아네 네덜란드 사람들이.

저녁은 루이지애나 라는 미국 식당에 갔다. 이것은 핫윙. 버터맛이 가득하고 짭쪼름해소 맛있었다. 사실 냉동 데워 나오거나 뭐 아무튼 이런 핫윙이야 뭐 뻔하지 하고 시킨건데 예상외로 맛있어서 다들 흡입.

이거는 뭐더라? 게살 크로켓이었던 것 같다. 메뉴 설명에는 3개로 되어 있길래 우리 4명이라서 하나 더 달라고 했다. 가격도 추가로 더 냈다. 맛있었지만 양이 너무 작았다 ㅠㅠ

굴 4개도 시켰다. 그런데 그냥 굴만 시킬꺼냐 아니면 샷이랑 같이 시킬거냐 라고 묻길래, 음??? 샷은 뭐야? 물어보니 토마토 주스랑 데킬라가 같이 나온다네. 그래서 그냥 재미로 시켜봤다. 둘 중 뭘 먼저 마셨더라 기억이 잘 안나는데 데킬라 먼저 원샷 그 다음에 토마토주스 그 다음에 굴이었던 것 같다.
식당에서 돈 받아 먹으려고 이렇게 `샷이랑 먹을래?` 하고 얘기 꺼내는 노림수가 너무나도 눈에 보였고 원래 이런데 돈 안쓰지만 다같이 샷을 들이키면서 후아후아 마시고 먹으니 재밌었다 ㅋㅋㅋㅋㅋ 무슨 게임 하는 것 같았다. 물론 굴도 맛있었다. (+ 추가 : 글 올리고 찾아보니 외국에서는 이렇게들 많이 먹는 것 같다. 샷 안에 굴+토마토주스+데킬라 다 담아서 한번에 털어넣는 듯)

이렇게 토마토 쥬스 샷 + 데킬라 샷 + 굴 세트가 8.50 였는데 비싼 가격은 전혀 아니다. 프푸에서는 굴 한 개에 4유로 이렇다.... 이것도 레스토랑, 식당 이런데 말고 시장에 간이 코너 이런데서 파는 가격이다. 졸개비쌈.

랍스터. 크기는 작았는데 탱글하고 맛있었다. 살면서 랍스터를 마니 먹진 않았지만 나름 비싼 레스토랑에서 먹어본 적도 있는데 사실 나는 랍스터 맛있는 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건 맛있었다. 무엇보다 불향이 나서 좋았다.

이건 Gumbo 라는 밥 요리인데, 약간 멕시코 느낌도 나고 익숙하면서고 처음 먹는 맛이었다. 낯설지는 않았다. 맛있어서 흡입.

그리고 앙트레코트 (꽃등심 부위로 알고 있음) 스테이크도 먹었는데 사진이 없다. 분명 찍었는데 왜 없지.. 암튼 진짜 존맛이었다. 굽기도 적당하고 부드럽고 씹는 맛도 있고 그냥 핵존맛이었다. 스테이크 전문점도 아니라서 맛을 기대하고 시킨 것은 전혀 아니었는데 너무 괜찮았다. 식당 홈페이지 보니까 티본 스테이크나 토마호크 스테이크 먹고 싶으면 24시간 전에 예약하라고 되어 있더라. 다음에는 티본 스테이크 예약해서 먹어 보고 싶다. 가격이 22.50 유로였는데 가격 대비 질이 정말 정말 괜찮아서 왠만한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보다 더 맛있었다.

 

영수증. 둘째줄에 루이지애나 레이디보이는 내가 시킨 칵테일인데, 나쁘진 않았지만 그냥저냥이었다. 칵테일 종류가 꽤 많길래 칵테일 잘하나보다 하고 시킨건데, 나는 음식 먹으면서 칵테일은 잘 못 마시겠다. 음식과 잘 어울리지도 않고 칵테일 한두모금 빨아 마시면 너무 배가 금방 불러온다. 하지만 이 집에 종류 정말 많으니까 한번쯤은 시켜도 나쁘진 않을 듯.

4명이서 정말 배부르게 이것 저것 먹었는데 이 가격이면 괜찮다고 본다. 그리고 서빙 직원이 친절하고 응대를 잘해줘서 네덜란드는 팁을 안줘도 되고 독일처럼 반강제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팁을 놓고 나왔다. 큰 액수는 아니었지만. 여러모로 다들 대대대대만족하면서 잘 먹었다.

그리고 네덜란드 올 때마다 좋은 점 중 하나는 자국어인 네덜란드어 안(못)하고 영어해도 아무렇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독일놈들은 독어 안하거나 못한다고 왜 그렇게들 눈치를 주고 무시하고 지랄을 하는지. 그냥 식당에서 이런다.

사람들도 정말 친절하다. 서빙하고 주문 받는 직원들이 다 미소도 잘 지어주고 독일보다는 서비스 마인드가 1억배 더 있다. 프푸가 좀 별로인 걸수도.. 쾰른 갔을 때는 다들 친절했다.

아무튼 네덜란드만 가면 너무 좋다. 가보기 전까지는 독일하고 다를 것도 없고 완전 별로일거라 생각했었는데 무식한 생각이었다. 네덜란드 짱짱. 역시 세계는 넓고 갈 곳은 많고 뭐든지 직접 몸소 겪어봐야 안다.

2차는 맥주집으로. 한 잔씩만 마셨다. 땅콩 이런 주전부리 조금 준다. 독일은 이런거 주는 걸 진짜 한번도 못봤다.

ipa 시켰는데 배부를 때 마시기에는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향과 맛이 너무 강해서 절반이나 남겼다. 그리고 IPA 생맥이 맛있기는 힘든 것 같다. 항상 '이번엔 괜찮겠지' 하며, 시키고 후회한다.....

잔이 예뻐서 찍었다. 개 얼굴 모양이 양각되어 있다.

이러고 집에 가서 3차, 4차 계속 술 마셨다 ㅋㅋㅋㅋ 크리스마스 연휴 만세! 휴가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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