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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그냥 일기

2014년 7월 5일 잡담

나실이 2014. 7. 7. 17:15

또 다시 블로그가 방치되고 있어서 그냥 주절주절 일기 쓰려고 들어왔다. 나중에 '내가 그 때 무슨 잡생각 하고 살았더라..........?' 하고 궁금할 때 다시 보려고 ㅋㅋㅋㅋㅋㅋㅋ 


올빠는 한 두달 잠잠하다 싶더니 또! 출장을 갔다. 그것도 2주씩이나 ㅠㅠ  올빠가 있든 없든 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고 집에 같이 있어도 서로 각자 할 것 하는 타입이긴 하지만ㅋㅋㅋㅋㅋ 그래도 1주일 이상 다녀오는 것은 싫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꾸 없으니까 좋지 않냐고 묻는데 그럴 때마다 그냥 영혼없이 웃으며 ' 아..네에..^^;;; 아니에요..괜찮아요..;;' 이러면서 대꾸하는데 좀 지겹다. 그 사람들도 영혼없이 그냥 할 말 없어서 묻는 거 아는데 그래도 지겨운 건 지겹다. 이와 더불어 또 사람들이 자주 묻는 게 결혼하니까 좋냐고 잘해주냐고.... 그런데 이것도 영혼없이 묻는다 ㅋㅋㅋ 그냥 만나면 '식사 하셨어요? 날씨 참 덥죠~ 여름이네요~' 뭐 이런것처럼 할 말 없으니 저런걸로 대화 트고 그냥 묻는거다. 그런데 나는 사교성이 떨어지고 좀 무뚝뚝한 편이라서 친구 사이 말고는 공식적인 자리(예: 회사, 취미 이외의 목적으로 만난 모임, 공통의 취향이 전혀 없는 모임)에서 사적인 질문과 내 얘기는 일체 하지 않는 편이라서 저런 질문들 조차도 솔직히 버겁다. 



내가 좀 까탈스럽고 괜히 예민한 것일수도 있긴한데 전에 회사 다닐 때도 상대방이 먼저 자기 얘길 하지 않는이상 내가 먼저 말 꺼낸 적은 전혀 없다. 상대가 얘기해도 그냥 '아 네에 그랬어요~?' 이렇게 맞장구만 쳐주는 수준이었다. 그냥 저렇게 형식적인 얘기를 하는 게 싫다. 사회 생활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쓰게 되는 말이고 학생이 아닌 이상 저렇게 말문을 트면서 서로 알아아가는 단계인거 아는데 그래도 쫌 거부감이 들고 적응이 도무지 안된다.  그리고 상대방한테 막 물어도 되는 것인지 엄청 조심스럽다. 그래서 내가 사회성이 떨어지나보다........... ㅜㅜ 회사 다닐 때 점심 시간 빼고는 입을 연 적이 없고 학교 졸업하고 나서 오프라인에서 새로 사귄 사람이 0 이다 ㅋㅋㅋㅋㅋㅋ 자랑이다 아주....



그리고 최근에 1년만에 올빠 이외의 한국 사람과 단 둘이 30분동안 집에 오는 길이 같아서 수다를 떨었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블로그에까지 쓰나 싶은데 작년 5월말에 독일에 온 이후로 올빠 제외하고 다른 사람과 한국어로 얘기를 나눠본 적이 전혀 없다. 뭐 한국 슈퍼 가서 카드 되요? 얼마에요?  이런 대화말고 올빠 회사분들 모임에 한두번 가서 얌전얌전 열매 10개 먹은거 마냥 있다온 거 말고 처음이었다. 와 진짜 오랫만에 수다 떠니까 어찌나 신나던지 얼굴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 그냥 있을 때는 몰랐는데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동안 내가 진짜 외롭고 심심하고 비슷한 나이대 (± 5살 정도?) 사람이 그리웠구나 싶다. 진짜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ㅜㅜ 


현재 어학을 3월말까지 하고 그 이후로 약 3~4개월 째 아무도 안만나고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어학반 친구들과 영어, 독일어 섞어가며 어설프게 말할 때는 몇 개월동안 같은 반에서 공부하면서 얼굴을 본 사이인데도 사실 크게 친밀한 느낌은 잘 안들었다. 같이 까페도 한두번 가고 페북에서도 보고 앞으로 뭐할까 이런 얘기도 하지만 뭔가 겉으로만 빙빙 도는 느낌? 사실 어학반 친구들 - 어학반 끝나니 서로 연락도 거의 끊어져서 이제 친구라고 쓰기도 좀 민망 - 하고는 공통점이 '독일어 배우는 것' 말고는 하나도 없었고 서로 자라온 환경이 너무 다르고 다들 어린 나이도 아니어서 자기만의 세계가 확실하고 대부분 아이도 있고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어서 학생 때처럼 수업 이외의 시간에도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친해지기가 좀 힘들었다. 그런데 또래 한국인을 만나니 모국어라서 어려움없이 그냥 말을 막 할 수 있다는 것 이외에도 비슷한 생각과 성장배경을 가져서 그런지 어떤 얘기를 해도 공감이 막 되고 확- 가까워진 것 같았다(..............라는 건 나만의 생각일수도? ) 알바하는 곳에서 잠깐 알게 된 사람이고 나랑 엮일 일도 없어서 앞으로 또 볼 일은 거의 없는데도 말이다. 



쓰다보니 좀 웃기네..위에서는 회사에서 사적인 얘기하고 이런거 싫다고 까탈부려놓고 그런데 사실 최근에 잘 모르는 사람과 수다 떨었는데 너무 재밌었다고 쓰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이 안되잖아............. 뭐지? ㅋㅋㅋ 어차피 일기 쓴 거니까... 



아무튼 결론은 진짜 히키코모리 되기전에 사람들과 교류를 좀 해야하는데 교회도 안다니고 다니기도 싫고 어디서 만나야 하는 지를 모르겠다. 그냥 자연스럽게 만나고 싶은데 죄다 독일인들 내지는 다른 외국인들 사이에서 어떻게 한국인과 자연스럽게 만나냐고....... 나는 늘 너무 어려운 걸 바라는 것 같다. 시내 나가서 돌아다니다보면 여행객 말고 내 또래로 보이는 여기 사는 한국 여자들 정말 자주 보긴 하는데, 한국인들은(특히 2,30대 여성들) 외국에서 마주치면 서로 스캔 아닌 스캔을 쫙 하면서 곁눈질로 살짝 '흥-' 하고 지나갈 때가 많아서 괜히 좀 그렇다. 특히 2인 이상 여럿 : 1 의 상황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 물론 그 사람들한테 갑자기 다가가서 ' 안녕하세요! 한국인이시죠? 저랑 수다 떠실래요?' 이럴수는 절대 없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무례한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 진짜 학교 동아리 하면서 내내 외치고 다녔던 '오픈 마인드' 다 어디갔어............ 오픈 마인드는 무슨 바티칸 성당에 25년마다 열리는 성스러운 문 마냥 꼭꼭 닫혀 있다 ㅠㅠ 




+ 원래 영드 셜록 본 얘기도 쓰고 하늘색 페디큐어 바른 얘기도 쓰고 빵에 발라 먹는 치즈 얘기도 쓰려고 들어온건데 싸이 다이어리보다 완전 심하게 폭풍 스압으로 쓰고 끝나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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