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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그냥 일기

Postident 성공

나실이 2014. 7. 14. 09:30

  몇 주 전에 독일 인터넷 은행(DKB) 개설을 위해서 우체국에 가서 신원증명서를(Postident) 작성해야 하는데 한국 여권에 출생지가 없어서 안된다고 글을 쓴 적이 있다. 은행에 문의메일을 보내고 토요일에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왔는데 별다른 대처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일단 다른 우체국에 가서 시도해보고 또 거절 당하면 은행에 가서 신원증명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이 얘기를 듣고 나 같으면 다른데 이미 가봤는데 안됐다고 뻥을 쳤을텐데 정직한 올빠는 그냥 알았다고 하면서 끊었다. 나보고 안가봤는데 왜 거짓말을 하냐고......... 네네 거짓말 하면 안되죠. 그치만 다시 또 전화하고 문의하고 이런 과정이 너무 귀찮게 느껴졌다. (올빠는 새 은행계좌 여는 것 자체를 매우 귀찮아했다. 안하면 안되냐고. 하지만 나는 꼭 열어야겠음!!!!!) 



  아 이럴거면 왜 전화로 답변해주겠다고 한건지 그냥 메일에 답장 써줘도 되는 거 아닌가? 답답함과 짜증이 일었지만 그냥 시내 나가는 김에 칼슈타트 백화점 안에 있는 우체국에서 한번 더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에스반을 타고 백화점에 도착하고 우체국 줄을 서고 창구 앞에 갈 때까지 계속 두근두근 너무 걱정 되고 떨렸다. 직원이 좀 무뚝뚝하고 깐깐해보였는데 한국 여권에는 출생지가 없다고 하면서 Aufenthaltstitel (독일 체류허가증, 비자카드) 뒷면에 출생지가 있다고 보여주니 다행히도 아주 쿨하게 Korea 로 입력을 하고 Postident 작성을 완료했다. 



  직원한테 Vielen Dank! (정말 고마워요!) 하고 인사를 했는데 답변이 정확히는 못 들었지만 nicht so dank 이렇게 말한 것 같았다. 그렇게 고마워안해도 되요 별일 아니에요 뭐 이런 느낌으로 받아들였는데, 우리한테는 (아니 나한테만 ㅋㅋㅋ 올빠는 엄청 귀찮아했음)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구요 ㅜㅜ 님 덕분 아니었으면 또 짜증내면서 하루를 망칠뻔(?)했어요. 



  아무튼 이렇게 무사히 할 일을 마치고 Wochenmarkt 로 맥주를 마시러 갔다. 원래 가려고 했지만 계속 걱정하던 Postident 가 완료되서 아주 기쁜 맘으로 룰루랄라 거리면서 갔다. 하지만 맥주를 마시는데 한편으로는 좀 어이가 없기도 했다. 아니 이렇게 쉬운 일인데 이게 뭐라고 정말 이렇게 마음을 졸이고 성공한 게 이렇게 기분이 좋고 기쁜걸까. 지난번에 우리 동네 우체국 직원이 거절한 건 왜 그렇게 짜증이 났을까. 생각해보니 그 때 그 직원은 출생지에서 시비를 건 것이 아니라 여권 발급처 쓰는 것부터 시비를 걸었었다. 분명 여권에 Ministry of foreign affairs korea 뭐 이렇게 쓰여 있는데 발급처가 안나와있어서 자기는 이걸 못해주겠다고 어찌나 완강하던지. 나는 이걸 출생지 얘기하는 줄 잘못 알고 한국 여권에는 출생지가 없다고 대신 다른 서류들 갖고 왔다고 말했었다. 어쨌든 출생지가 없어서 안되는 것이긴 했지만 왜 멀쩡한 여권 발급처를 갖고 난리 피운건지 지금 블로그에 쓰면서 또 다시 급 짜증이 난다 ㅋㅋㅋㅋ




  아 정말 외국에 사는 것은 친구, 가족 보고 싶은 그리움과 외로움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정말 지치고 열받고 짜증나고 의욕까지 없어지는 경우는 이런 사소한 일들인 것 같다. 이 경우는 한국 여권에 출생지가 없는데 우체국에서 postident 를 하려면 꼭 여권에 나와있는 정보로만 기재를 해야하는 거니까 사실 직원 잘못도 아니다. 그런데 이거 좀 그냥 해주면 안되나...... 다른 서류들도 갖고 왔는데 어떡하라고 ㅜㅜ 원칙에 어긋나니 절대 안된다고 해도 좀 부드러운 태도로 대해주면 될텐데 어찌나 고압적이고 무뚝뚝하던지...... 시스템이 다른거야 이해할 수 있지만 대개는 상대방의 태도 때문에 상처 받고 짜증나는 것 같다. 


  올빠는 이런 문제에 있어서 나만큼 예민하지 않고 신경 안쓰고 금방 훌훌 털어버리는 성격이라서 ' 어차피 한번에 될 거라고 기대도 하지 않았어~' 이러면서 넘어가지만 나는 계속 집착하는 편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스로 좀 힘들게 만드는 타입 ㅜㅜ 



  아무튼 둘 다 했으니 됐다. 아 그런데 겨우겨우 postident 해서 냈더니 은행 심사에서 계좌발급 거절 당하는 거 아니야? 젠장 ㅜㅜ 설마.... 아니겠지.....? ㅋㅋㅋㅋㅋㅋ 아오 진짜 나야말로 근심나실이 ㅋㅋㅋㅋㅋㅋㅋ (스스로 본인 닉네임 쓰려니 좀 오글거리지만 돼지라고 쓰긴 싫어서.....) 




  

+ Postident 한국여권 관련 베를린리포트 참조글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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