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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먹부림 기록

8월이다. 1일 ~ 6일

나실이 2018. 8. 22. 04:52

  8월이다. 더 늦기 전에 사진 업로드 고고. 겁나 무더웠던 8월 1일~6일까지 먹은 것들.



   유일한 현지 친구이자 동네 친구인 안나네가 와인바를 가자고 너무 좋다고 얘길 하길래 어딘가 싶었는데 켈크하임에 있는 와인바였다. 몇년 전부터 알고 있던 곳인데 어느날 갑자기 리모델링을 하더니 그 후로 완전 승승장구. 내부도 깔끔하면서도 느낌있게 잘 꾸며놨고 무엇보다 에어콘이 나온다!!!! 한국처럼 빵빵하진 않지만 그래도 37도의 무더위를 피하기에는 없는 것보단 약한 바람이나마 나오는게 낫다. Tutto il mondo 라는 곳인데 목요일에만 저녁 10시까지 영업하고 그 외 평일에는 저녁 7시반까지 연다. 이태리 식료품점 + 와인바이다. 다양한 햄, 치즈, 소스, 파스타, 와인 등등 판다. 와인은 그냥 사가는 것도 됨. 


 아무튼 퇴근하고 만나서 갔는데 해가 미친듯이 쨍쨍 내리쬐고 35도가 넘어가는데 직사광선으로 햇빛이 꽂히는 야외자리에 앉자고 해서 진짜 개식겁..했다.  항상 야외에만 앉아봤다며.... 그냥 있길래 결국 나의 햇빛 알레르기 핑계를 대며(실제로도 있음) 실내로 들어와서 구석탱이에서 뻗대며 기다리다가 기적적으로 빈자리를 발견하고 앉았다. 밤 10시가 되야 어두워질랑 말랑 시작하는 한여름에는 오후 6-7시 햇빛이 낮 2시보다 훨씬 더 강한데 밖에 앉자니... 서양사람들이 아무리 햇빛을 좋아한다지만 이건 쫌 너무하지 않나...? 


  저 와인은 메뉴판에는 없었고 마누엘이 지난번에 먹었는데 맛있었다며 시킨 것인데 역시 맛있었다 ㅋㅋㅋㅋ 보기 드물게(?) 라치오주 와인이었다. 




왜 이리 흑손으로 나왔지.. 




양꼬치. 생각보다 진짜 맛있었다. 존맛. 그릴 자국이 전혀 없어서 오븐이나 팬에 구운 것 같은데, 잡내 하나도 안나고 진짜 맛있었다. 아 다시 먹고 싶다.




  햄모듬을 시켰다. 이게 작은건지 큰지 기억이 안난다. 아마도 작은 거 같다. 클라인막트 할레 안에 있는 이태리 식료품점 겸 간이 식당에서 파는 햄보다 더 맛있었다. 가운데 스펙은 그냥저냥 이었는데 오른쪽에 있는 프로슈토 꼬또가 진짜 맛있었다. 왼쪽에 살라미도 물론 괜찮았다. 사실 이태리 슈퍼 가서 햄 사고 실망한 적도 많아서 기대를 전혀 안했는데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메뉴 입니다. 요렇게 입구쪽에만 써놔서 다른 자리에서는 그냥 종업원이 읊어주는거 들어야 함. 개인적으로는 이런거 극혐.. 다 기억 못한다구요.. 그래도 여기는 뭐 완전 식당은 아니고 바 여서 그렇다쳐도 지난번에 결혼 기념일에 갔던 이태리 식당에서는 레스토랑임에도 불구하고!!!! 메뉴판이 없고 다 말로만 줄줄 읊어줘서 너무 싫었다............가격도 모르는채로 시켜야 함. 




  이태리 떠나와서 두번째로 먹은 Vitello tonnato. 송아지 고기를 삶은 후 얇게 저미듯이 자른 후 차가운 마요네즈 소스를 얹어서 먹는 음식이다. 주로 여름에 많이 먹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 먹었을 때는 "윽? 이건 도대체 뭔 맛이야.."  마요네즈 소스맛이 너무 강하고 이런 식으로 차갑게 먹는 음식은 익숙치가 않아서 완전 별로라고 생각했었다 ㅋㅋㅋ 그런데 살다보니 나름 적응 되었는지 여름에 더울 때 가끔 생각난다. 


  오랫만에 먹어서 맛있기도 했고 이 집이 잘 만들기도 했다. 만족. 




  두번째 와인은 루가나. 여기서 직접 만든 와인이라고 했다. 맛있었다 ㅋㅋ 그저 다 맛있지 뭐. 그리고 올빠는 라자냐를 시켰는데 라자냐도 맛있었다. 양도 꽤 많아서 싸올 정도였다. 사실 음식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독일에 있는 이태리 이민자들이 연 다른 식당들보다 더 맛있었다. 이태리 본토와 비슷한 맛. 독일식 이태리 음식을 개인적으로 별로 안좋아한다 ;;;  


  와인이야 뭐 맛있을테고 음식은 정말 기대를 전혀 안하고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다 질 좋고 맛있어서 놀랐다. 켈크하임에서 가장 성공한 가게인듯. 켈크하임의 핫플레이스. 이 집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시내에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작은 동네에 여는 것이 오히려 더 장사가 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동네에는 인테리어와 맛 둘 중 하나라도 괜찮은 곳이 사실 잘 없다보니, 진짜 조금만 살짝 신경써도 크게 빵! 터질 수 있을 것 같다 ㅋㅋㅋㅋㅋ 





  다음날 해장. 아 너무 힘든데 라면 먹고 갈 수도 없고 뭐 편의점도 없고 초코우유, 딸기우유와 달달한 빵으로 해장을 하였다......보통은 초코우유로만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음주 다음날 아침을 먹지 않으면 너무 힘들어서 ㅠㅠ 뭐라도 꼭 먹는다. 





  다다음날에 시내로 라면 먹으러 갔다 ㅋㅋ 소원성취. 우동이나 라멘을 먹고 싶었는데, 에스반 공사해서 다 막아놓고 시내 가기가 너무 귀찮아서 걍 포기하다가 드디어 먹었다. 배부르지만 만두까지 시켜서 꾸역꾸역 다 먹었다.





내가 조아하는 가구 사이트인데 구경하다가 맘에 들어서 캡쳐했다. 요즘 유행하는 대리석 테이블. 나는 저걸 발코니에 놔두고 꾸미고 싶다. 




  이거도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이긴한데 개중에서는 그래도 깔끔하고 세련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가격도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저정도까지는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캡쳐한건데 돈이 없습니다.......앞으로 2년간 미친듯이 졸라매서 긴축 재정으로 살아야 한다. 그 뒤로는 그냥 졸라매고 긴축 재정. 





  요렇게 접을 수도 있다. 배송비 많이 안나올듯. 그냥 현관문 앞에 내려주고 가도 내가 가져올 수 있으니까. 가구 배송하는거 보니까 아파트 1층 우편함 있는 곳까지는 뭐 100유로이고 현관문 바로 앞까지는 200유로 뭐 이런식이다. 진짜 엄청 비쌈... 





  겁나 더워서 운동하고 바로 옆에 있는 맥도날드로 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겨우 1유로!!! 물을 너무 많이 넣어서 밍숭맹숭했지만 그래도 1유로에 커피도 마시고 작은 쿠키도 주고 에어컨도 빵빵하고!!! 여기가 천국 입니다. 앞으로 주말에 또 미친듯이 더우면 맥도날드로 피서 가야지. 





  독일에서 사고 먹은 토마토 중에서 가장 맛있다. 레베에서 LAND MARKT 스티커 달고 팔고 있다. 아로마 토마토라길래 흥 니까짓게 뭐 향이 나봐야 얼마나 나겠느냐 속는셈치고 사봤는데 오오! 한국의 짭짤이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그래도 토마토 맛이 난다 ㅠㅠ 


  독일에서 파는 토마토도 분명 이태리, 스페인에서 온 것들인데 왜 이렇게 맛이 없는지. 대추 토마토, 방울 토마토 이런 애들은 맛있는 걸 찾는게 안어려운데 그냥 주먹만한 토마토, 큰 토마토들은 하나같이 전부 다 없을 무 맛이다. 아무런 맛이 안난다..... 식당에서 카프레제 시켜서 사먹어도 토마토는 맛이 더럽게 없었다.





  7, 8월 (사실 1년 내내) 나의 흔한 밥상. (저녁)밥 대신 안주와 와인으로 배를 채웁니다..ㅋㅋㅋ 더워서 불 켜기도 귀찮고 뒤처리도 귀찮고 그냥 간단하게 야채구이, 브루스께따, 치즈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햄 종류 꺼내놓고 와인이랑 같이 먹는다. 아 저 빵은 켈크하임 와인바 갔을때 안나네가 자기네꺼 사면서 양이 많다고 우리한테 절반 줬는데 맛있다. 이태리에서 먹던 빵 맛이랑 똑같음. 




  올 여름은 안나네와 나름 자주 만나고 있는데 이 날 역시 안나네 그리고 메구미와 같이 시내에 있는 그리스 식당에 갔다. Omonia 라는 곳으로 갱님이 데리고 가줘서 알게된 곳인데 스페인 타파스 같은 메뉴가 있어서 술 안주 하며 먹고 마시기에 좋다. 어디 갈까하다가 다들 미적지근하길래 짜증나서 그냥 내 맘대로 정하고 예약까지 다 해놓고 통보했다. 


  안나와 메구미 다 착하고 좋은 아이들이긴한데...매번 만나는 약속 정할 때마다 서로한테 미루기 쩐다. 만나는 그 당일 점심 때까지도 연락이 없다. 아 너무 싫다.. 그래서 요즘에는 그냥 내 맘대로 다 한다. 


  암튼 저 사진에서 왼쪽에 있는 돈까스 같은 애는 gebackene Feta 치즈이다. 지난번에 오븐에 구운 페타치즈 시켰던 걸 상상하고 고른건데 잘못 시켰다. 그치만 맛있었다 ㅋㅋㅋ 오른쪽 저 뒤에는 와인잎사귀(맞나?)에 찰밥 같은걸 말은건데 맛있다. 저 음식은 그리스, 터키, 사이프러스 등등 그 동네에서는 다들 자기네 전통 음식이라 하며 먹는다. 그치만 다들 자기네가 원조라고 하겠지... 





  첫 잔 로제와인 마시고 두번째 잔은 화이트와인. 그리고 이 날 진짜 더웠다. 진짜 미친 졸개더움. 이런 날에는 밖에 있으면 안되는 날씨다. 집도 덥긴 하지만 음식점은 진짜 더 덥다. 그런데 이 날 밖에서 4시간 넘게 앉아서 먹고 마셨다. 의자에는 쿠션 깔아놔서 안그래도 더운데 더 덥고 진짜......와 고문 받는 느낌이었지만 친구들과의 만남은 즐거웠다. 그치만 다시는 이런 날에 만나고 싶지 않다... 한국이었으면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 에어콘 없는 야외에서 절대 만날 수 없는 날씨였는데 ㅋㅋㅋㅋㅋㅋㅋ 독일이니까...  그리고 날이 진짜 더웠음에도 불구하고 식당에는 사람들이 그득그득했고 다들 더위를 잘 참으면서 먹고 마시더라. 정말 독일스럽다고 생각했다. 왜인지는 잘 모르지만. (독일 잘 모릅니다...)




  겁나 더워서 힘든만큼 음식을 엄청 시켜 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 1차로 뭐 베이비 오징어, 가지 퓨레 등등 작은 안주 스타일 음식들을 한바탕 시켜서 먹고 2차로 닭꼬치, 양꼬치, 전채음식 모듬을 시켰다.  모듬 요리는 맛있긴 했는데 안주처럼 시킨 음식들과 대부분 겹쳤다. 



닭꼬치, 양꼬치 모두 맛있긴했는데 다른곳과 비교해서 더 뛰어나진 않았다. 그냥 쏘쏘. 배가 불러서 이렇게 느꼈을 수도. 




아 이게 처음에 안주처럼 시킨 음식들이다. 보기에는 얼마 안되어 보이는데 먹다보면 생각보다 배가 부르다. 




  5명이서 이렇게 먹고 약 173유로가 나왔다. 이 정도면 뭐. 괜찮지. 진짜 배가 너무 터질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먹고도 마누엘은 아직 우리 생선을 안먹어봤다며, 생선 먹을 사람?? 생선 먹을래??? 이래서 다들 개깜놀.. 결국 생선은 다음 기회에... 


  같이 간 친구들이 다들 너무 다 맛있어해서 너무 좋았다. 보통 얘네들하고 밖에서 만나면 다들 술만 마시고 음식을 거의 안먹어서 나는 빈 속에 술 마시기가 싫은데 나 혼자 너무 막 먹는 것 같아서 좀 그랬는데 ㅋㅋㅋ 이렇게 많이 먹는 거 처음 봤다. 


 

  아 쓰다보니 진짜 너무 길어졌다. 시간도 벌써 밤 10시네. 이제 겨우 일주일치 쓴건데 왜 이리 힘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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