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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힘들지만 하나만 더 올리고 자야지.
2018년 8월 7일 20시 40분
서향집 극혐이지만 그래도 창문 저 너머로 보이는 노을이 예뻐서 참고 있다. 시야가 좀 더 탁 트여서 시원하게 노을을 온전하게 다 담고 싶지만 그래도 바로 앞에 건물이 없고 이 정도로 보이는 게 어디냐며 나름 만족해하고 있다.
여름, 가을에는 노을과 하늘이 항상 예쁘지만 이 날은 예쁨 더하기 신비로웠다. 마치 영화사 로고 같기도 하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하늘 같았다. 눈으로 보면서도 너무 신기해서 3장 다 똑같지만 그냥 다 올린다. 내 눈에는 다 달라서 하나만 고를 수가 없다 ㅠㅠ 여기는 어차피 내 일기니까!!!
물회. 독일에서 물회를 먹다니!! 역시 프푸.. 이럴 때는 프푸 완전 짱. 그런데 "짱" 이란 단어를 쓸 때마다 내가 너무 옛날 사람 같은데 다른 대체 단어가 생각이 안난다. 오지고요. 지리고요? 아 이거 너무 싫다... 극혐. 암튼 저 물회는 런치 15유로인데 가격 대비 회가 너무 적어서 다음에 또 먹지는 않을 것 같다. 맛은 있긴 했다.
역시나 또 안주로 때우는 저녁. 포도랑 치즈랑 같이 먹으면 와인 안주로 정말 최고다. 나는 이걸 작년? 즈음에 알았음 ㅋㅋㅋㅋㅋ그 전까지는 아니 포도로 만든 와인을 마시는데 왜 굳이 또 포도를 먹지? 이러고 있었다 ㅋㅋㅋㅋ
레몬 어쩌고 하는 일본식 술. 레몬을 저렇게 직접 갈아서 넣는다. 맛있긴 했으나 좀 밍밍해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리고 항상 저렇게 간단한 과일 짜는 도구를 갖고 싶었는데 막상 저걸 써보니 레몬 모양대비 너무 커서 즙을 짜기가 힘들었다. 저건 아무래도 오렌지 사이즈인듯.
일본 매실주. 그냥 맛만으로는 매실청과 다른 점이 거의 없다. 도수는 12도 정도이고 얼음, 탄산수를 타서 같이 마신다. 달고 술맛도 안느껴져서 호로록호로록 마시기 좋다.
맛있다. 그저 맛있지 뭐. 고등어회를 몇 년만에 처음으로 먹었는데 안비리고 맛있어서 놀랐다. 예전에 처음 먹었을 때는 너무 비려가지고 못 삼키고 뱉은 적이 있어서;;그 뒤로는 전혀 안먹다가 이 날 먹었는데 고등어 냄새가 안나서 신기했다.
처음 마셔본 일본 소주. 역시 깜짝 놀랐다. 너무 맛있어서!!!!!!! 도수가 25도인데 얼음 넣고 온더락으로 마시니 25도로 전혀 안느껴지고 목넘김이 너무 부드럽고 깔끔했다. 일본놈들!! 일제 강점기 하면서 우리나라 전통술, 증류주들은 다 없애서 우리는 지금 참이슬이나 마시게 만들고 자기들은 이렇게 맛있는 술 계속 만들어서 마시고 있고!!!!!!!!!!!!!!! 너무 싫다. 맛있게 마시면서 열도 받아서 좀 씁쓸했다.... 그래도 괜찮다. 우리도 화요가 있다.
다음날 해장은 역시 초코 우유. 예전에 바르셀로나 가서 과음 다음날 힘든 몸뚱이와 정신을 초코 우유로 달랜 뒤로는 해장 필수품이 되었다.
점심에는 다행이 국물로 해장. 완탕 국수.
엄마가 갑자기 예전 결혼식 때 드레스 사진 좀 보내달라고 해서 스냅 사진 찍었던 걸 뒤적였다. 씨디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ㅠㅠ 내 돈.. 내 추억.. ㅜㅜ
여름에는 진토닉 입니다. 나는 진토닉에는 라임이나 레몬 넣는 것보다는 오이를 넣는게 가장 잘 어울린다. 라임, 레몬은 둘 다 맛과 향이 세서 진을 해치는 반면 오이는 향긋하고 조심스럽게 잘 어우러진다. 그치만 오이 극혐하는 사람들은 오이향이 술맛 다 망친다고 하겠지. 이 날은 그냥 아무것도 안넣고 토닉 워터, 얼음만 넣어서 마셨는데 이것도 깔끔하고 좋았다.
돈까스. 하늘 푸름 돈까스 먹고 싶다. 없어진 지 오래됐지만. 여기는 모모 라는 식당인데 돈까스는 맛있었지만 같이 나오는 반찬이 너무 옹졸했다. 종지만한 그릇에 단무지랑 김치를 두꼬집 정도 담은 걸 4명당 한 접시씩 준다. 외국인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라지만 너무 한 거 아닌가.. 그리고 단무지 맛이 좀 이상했다. 짬뽕도 맛있었다. MSG 의 감칠맛이 어우 그냥. ㅋㅋㅋㅋㅋ 점심에 돈까스랑 짬뽕 먹는게 어디냐. 그리고 내가 차릴 것도 아닌데 너무 불평하지 말아야지.
모밀. 시원하니 맛있었다. 그러고보니 프푸 와서 소바 처음 먹은 것 같다.
지난주 일요일까지 비스바덴에서 와인 축제가 있었다. 퇴근 후 올빠와 함께 갔다. 와인 마시기 전에 배를 채우기 위하여 케밥집 검색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가까운 케밥집으로 갔는데 예상외로 맛있었다. 나는 팔라펠 박스를 먹었다. 이런 축제에서 파는 거 사실 별 거 없고 모든 축제마다 판매하는 게 다 똑같아서 지겹다.
가슴이 뻥 뚫리는 하늘.
리슬링.
점원(?)이 아주 친절했다. 여기 살다보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아주 조금만 친절해도 괜히 감동하고 기분이 마구마구 좋아진다.
아 사진 보니 다시 가고 싶다. 프푸 와인 축제보다 규모가 훨씬 커서 좋았다. 와이너리들도 훨씬 더 많았고 이 날 날씨도 좋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선선했던지라 이래저래 기억에 좋게 남았다. 다만 전날에도 술을 마셨들어서 컨디션이 좋질 않아서 겨우 두 잔을 조금 힘겹게 마셔서 아쉽다. 그리고 와인 선택을 좀 잘못했다. 다음에 가면 Spätlese 랑 Gewürztraminer 를 꼭 마셔야지. 그냥 리슬링은 신맛이 너무 많이 느껴져서 계속 마시다보면 입 안에 쓴 느낌? 혓바늘 돋는 느낌이 나서 잘 못 마시겠다.
두번째 잔
퇴근해서 집에 차 놓고 다시 에스반 타고 오는 번거로움을 이겨내고 와 준 올빠와 짠. 아 이렇게 바람 쐬면서 와인 마시고 지겹지만 그래도 어쨌든 이국적인 건물과 풍경을 보고 있으니 참 좋았다. 외국 사는 거 사실 나는 불만도 늘 있고 외로울 때도 많고 힘들어서 남들에게 그다지 추천은 않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주 가끔씩 마음이 일렁이면서 평온하고 좋게 느껴질 때가 있다. 주로 날씨가 좋고 한 손에는 술을 들고 멋진 풍경을 올빠와 함께 조용히 바라보고 있을 때, 그냥 보는 것이 아니고 정말로 바라볼 때, 주위가 조용한 것이 아니라 내가 조용히 볼 때 이렇다. 날씨, 술, 풍경, 올빠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가 없다.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일치하기란 쉬우면서도 쉽지가 않다.
바라보고 있으면 아직 어리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어찌되었든 살아온 내가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고 평소에는 쭈구리 소심이에 고민 많은 게으른 사람이지만 이 때 만큼은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지 싶기도 하고 그렇다. 이런게 요즘 유행하는 소확행이지 뭐. 앞으로도 이렇게 자주 소확행을 느끼면서 살아야지.
독일 음주문화, 식문화 다 이해 안되는 것 정말 많은데 하나 맘에 드는 것이 술인심이 아주 풍부하다는 것!!! 100미리 시켰는데 콰라콸콸콸 따라준다. 사진으로 보기엔 별로 안되어보여도 여러번 계속 홀짝 거려야 100미리 눈금에 닿는다. 세네모금 계속 마셨는데 아직 백미리라니!! 너무 좋아!!!
이렇게 와인 풍선 좀 징그럽네... 암튼 이번 와인 축제를 가보고 느낀 점 중 하나는 한국에도 이렇게 전 연령대가 다같이 술 한두잔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있으면 싶었다. 이 축제에는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청소년부터 20대 대학생들, 3,40대 직장인들 주부들 아빠들 엄마들,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 정말로 모든 연령대의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서 각자 즐기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보기 좋았다. 노인들 왔다고 싫어하지도 않고 청소년들끼리 어린애들이 왔다고 뭐라하지도 않고 그냥 다같이 어울리고 있었다.
한국은 보면 대부분의 축제나 행사들이 연령대가 너무 확실히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50대 이상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부족한 것 같고 사람들도 서로 원하지 않는다. 아니지, 젊은이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사실 나도 한국에 계속 있었으면 싫어했을 수도 있다. 외국 나와서 괜히 오픈마인드! 우리는 모두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이렇게 다같이 즐거우면 좋으니까.
다음에 한국 가면 부모님 모시고 이런데 좀 가봐야겠다. 엄마아빠가 제발 시간이 나야 할텐데...
마지막은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 집에 오는데 진짜 너무 피곤해서 쓰러질 뻔 했다.
아 이제 고만 쓰고 자고 싶은데 아직 더 있네..... 힘들..
전날 와인 마시고 다음날 토요일 낮 2시부터 또 술마시러 갔다. 빈속에 알고이 맥주 드링킹. 힘들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참나... 맛있었다 ㅋㅋㅋㅋ
아 사진 돌리기 귀찮다. 윗 사진의 알고이 맥주 - 일반 필스 맥주 - 아펠바인순으로 마셨다.
이건 인물모드로 찍은거.
아펠바인 한 잔 더 마시고 그 다음에는 바이쩬을 시켰다. 쇼퍼호퍼 맛 없어서 안좋아하는데 그냥 시킴.
그리고 자리 옮겨서 포르투갈 어쩌구 로제와인을 두 잔인가 마셨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또 화이트 와인을 마시고 끝..
낮 2시부터 밤 10시까지 마셨습니다. 중간에 먹은 거라고는 커리부어스트와 감튀. 브레첼 빵 조금. 아 이 날도 힘들었다. 그래도 집에 갈 때는 올빠가 데리러 와줘서 편히 갔다. 집에 가자마자 쓰러져 자고 다음날 하루 종일 침대를 떠나지 못했다... 덕분에 너무 누워있어서 월요일에 뒷목이 계속 뻐근하게 땡겨서 또 엄청 힘들었다 ㅠㅠ 3일 연속 음주는 진짜 힘들다. 이번주는 꼭!!! 정말로!!! 술을 적게 마셔야지. 안마신다고는 할 수가 없네...... ㅋㅋㅋㅋㅋ
아 겨우 다 썼다. 자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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