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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관련해서 이태리는 정말 어떤 면에서는 좀 대단한 나라다.
dipendente 계약, 한국말로 뭐라 해야하나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나누기도 뭐한데 그냥 쉽게 말하자면 종신계약 또는 1년, 2년 이렇게 일정기간만 맺는 계약을 말한다. 그런데 1년,2년 맺는 계약은 최대 3년을 넘을 수 없다. 4년 째부터는 종신계약으로 바꾸거나 직원을 해고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다. (나도 완전 100% 자세히는 모름) 아무튼간에 이 dipendente 계약을 맺으려면 무.조.건 노조협회와 고용주 협회간에 협상을 통해 만든 표준계약서(Contratto Collettivo Nazionale di Lavoro (국가 노동 단체 협약서))를 사용해야 한다. 법으로도 보장되어 있다. 산업 분야별로 내용이 다른데 여기에 휴가, 급여부분, 병가 기타 등등 온갖 것들이 총망라 되어 있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속한 상업, 서비스, 제3차 산업 분야는 1년에 휴가 26일 (월-토 근무시, 월-금 40시간 근무하면 22일), 시간휴가 56시간, 공휴일이었으나 현재는 평일인 4일을 시간휴가로 대체한 32시간이 주어진다. 사장이 휴가 줄이려고 해도 못 줄인다. 다른 민간 계약서 없다. 무조건 CCNL 계약서 고고씽. 아니면 프리랜서 계약해야 함. (이 프리랜서 계약에는 휴가 이런거 없고 사장하고 합의해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직원이 그냥 당장 다음날 안나가도 뭐 어찌할 수 없다고 들었음) 그리고 2주 연속해서 중간에 끊기지 않고(ininterrottamente=continuously) 쉬어도 된다고 계약서에 쓰여있다!!!!!!!!!!
진짜 쫌 대단하지 않음??? 이태리 회사들 여름에 보통 2-3주 문 닫고 쉬는 게 이런 이유 때문이었음…독일은 막 4주 쉰다고 들었다. 그리고 1년에 최소 2주는 휴가 꼭 써야 한다. 안그러면 사장이 벌금 물어야 한다.
한국 휴가는 어떤가 하고 찾아보니 흔히 말하는 빨간날이 관공서 휴무일이지 일반 사업장 휴일은 아니라고 한다. 충격..진짜 텍사스 소떼처럼 충격이 밀려온다....... 근로 기준법과 관련하여 법정 휴일은 딱 2일뿐. 바로 일요일과 노동절. 일반 회사에서 빨간날을 휴일로 지정 안하고 걍 우리 일한다! 그러면 짤없이 나와서 일해야 함. 그리고 회사에서 빨간날을 연차에서 까버려도 잘못된게 아니라는 무시무시한 네이버 답변을 보았다. 물론 그 전에 근로자와 사업장 간에 사전 서면 합의를 하라는 단서 조항이 법에 있다고 한다. 아 진짜............보기만 해도 깝깝..
이태리는 빨간날이 법적으로 근로자들이 쉴 수 있게 되어 있다. 계약서에 공휴일 쉬는 것 명시되어 있음. 예전에 놀던 공휴일 4일 지금 안논다고 하루에 8시간씩 곱하기 4 = 32시간을 시간 휴가로 쓰라고 줘버리기까지 했으니........ 이건 뭐 한국과 비교를 할 수가 없구나. 아 그리고 결혼하면 1년 휴가 26일과는 별개로 15일 결혼 휴가 또 따로 준다. 정말 놀랍지 않음??????
이태리가 노동 계약서가 워낙에 많기도 많고 법도 복잡하고 급여 명세서 보는 법도 참 어려운데, 하나 둘 알다보면 진짜 이 나라 너무 놀랍다. 그래서 지금 국가 경쟁력이 뒤쳐지는 것인가? 너무 놀아서?????? 근데 독일은 1년에 휴가 워킹데이로 6주라는데......걍 국민성 때문인가?
그런데 이태리도 좀 바뀌어서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 이런 기치를 내걸고 조금씩 바꾸려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게 고용주 맘대로 직원 해고 하는 것. 현재는 아무런 이유 없이 해고가 불가능하다. 급여 3개월치 줘야한다. 이 관련 내용이 노동법 18조에 해당하는 내용이라 신문에 맨날 art. 18 로 도배되고 그랬었다. 그러나, 노동 단체 반발이 엄청 거세다. 그리고 2011년 3월 이후 계약자는 시간 휴가가 없다. 24개월 지나야 28시간 생기고 48개월 지나야 56시간 생긴다. 흑.......지금 회사 나는 3월에 이직했기 때문에 1년에 56시간이 나는 없다......
아무튼 이태리 진짜 행정 서비스 개판이고 이래저래 불편한 거 많고 그렇지만 그래도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는 정말 보장해 주고 있다. 유럽에서 후진국인 이태리가 이럴진대 다른 나라들은 뭐 두 말 하면 입 아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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