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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티비 채널 틀다보면 제이미 올리버가 30분안에 메인, 곁들임 요리 (주로 샐러드), 디저트를 30분안에 요리하는 프로가 나온다. 구빠가 이걸 보고 삘 받아서 시내 나가서 제이미 올리버 요리책 사야겠다고 계속 그래가지고........결국 사왔다. 서점 영문책 요리 코너 가니 Jamie's 30 minute meals 라고 떡하니 있더라. 표지에 200만부가 팔렸다고 스티커 붙여져 있다. 


아무튼 이 책에 있는 요리 중에 'Spaghetti alla Puttanesca, Garlic Bread, Crunchy Salad, Silky Chocolate Ganache' 를 시도해보았다. 구빠가 총괄셰프 나는 부주방장 역을 수행했다. 


이 요리책이 장점이 요리법이 각 요리별로 따로따로 쓰여있는 것이 아니라 세가지 요리가 함께 쓰여져있다. 시작하기 전에 오븐 몇 도로 켜놓고 후라이팬 몇 개 불 위에 올려놓아라 이렇게 되어있고 그 아래로.. 마늘빵 먼저 준비해서 오븐에 넣고 뜨거운 물에 초콜렛 중탕 하고 그 물에 바로 스파게티 넣고 이런 식이다. 설명 쓰여있는 대로 하면 요리 시간대랑 동선이 딱딱 맞아서 진짜 30분안에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이라서 레시피가 머릿속에 있지 않아서 중간 중간 계속 들여다보느라 시간이 좀 걸렸지만 요리 하기전에 레시피 자주 읽어서 익숙해지면 금방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므로 책에서 본 그 순서대로 여기에 레시피를 적겠음. 먼저 재료 ! 


Spaghetti alla Puttanesca : 스파게티 500g, 오일에 들은 참치 225g(올리브 오일에 들은 것 추천), 마늘 두 쪽, 케이퍼 1 숟가락, 오일에 들은 앤초비 30g 한 캔, 1~2 레드 칠리 (그냥 빨간 고추하면 될듯), 생 파슬리 여러 가닥, 씨를 뺀 블랙 올리브 8개, 계피가루, 700g  passata 1개 또는 400g x 2 토마토 홀 깡통 


Garlic Bread : 1 치아바따(그냥 바게뜨로 대체해도 됨. 우리는 바게뜨로 함), 생 파슬리 여러 가닥, 마늘 3~4쪽


Crunchy Salad : 휀넬 (이태리어로 finocchio 한국에선 구하기 힘들듯) 2개, 래디쉬 한 단, 레몬 1


Silky Chocolate Ganache : 카카오 함량 70% 정도 되는 다크 카카오 초콜렛 2 x 100g, 버터 크게 떠서 한 숟가락, 크림 300ml, 귤 3, 비스킷이나 패스츄리(엄마손 파이 같은 것)12개 


* 책에 나온 분량은 4인 기준이므로 적절히 양 줄여서 하면 된다. 나는 파스타랑 토마토캔 용량 줄이고 참치는 그냥 중간 사이즈 한 캔 다 넣고 나머지 케이퍼, 올리브, 고추는 그냥 다 넣었다. 초콜렛은 레시피 분량 반으로 했고 귤 안샀다. 장식용 파슬리말고 이태리 생 파슬리 또한 한국에서 구하기 쉽지 않고 구한다해도 비쌀것 같은데 그냥 파슬리 말려서 잘게 썰어서 병에 들어 있는 것 뿌려도 된다. 


** 휀넬(영어: fennel, 이태리어: finocchio)은 한국에서는 구하기 많이 힘들 것 같다. 이태리 슈퍼에는 흔하게 판다. 그러나 한번도 사본 적은 없다 ;; 우리는 레시피를 잘못 봐서 휀넬씨가 필요한 줄 알고 향신료 코너에서 씨 사다가 뿌렸는데 나쁘지 않았으나 향이 좀 강해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것 같다. 샐러드는 굳이 이 레시피 안따르고 그냥 마음대로 해먹으면 된다. 나는 래디쉬, 로메인만 넣었다. 집에 이거밖에 없었다 ;;  래디쉬 .. 맨날 서양 동화책에서만 보다가 처음으로 먹어봤는데 분홍색에 동글동글 작아도 진짜 무 맛 나더라 ㅋㅋㅋㅋ아삭아삭.. 오랫만에 무 먹으니 좋았다.  


** 초콜렛 가나쉐는 만들고보니 초콜렛 녹인 것에다가 비스킷이나 패스츄리 찍어먹는 게 전부다. 안그래도 엄청 달고 설탕, 마가린 잔뜩 들어가서 당도 높은 패스츄리나 과자를 왜 굳이......버터랑 크림 추가한 초콜렛에 찍어 먹어야 하는지 난 이해가 안되더라..... 너무 달다 ㅋㅋㅋㅋㅋㅋ 초콜렛 가나쉐는 굳이 안해도 될 듯.. 단 것을 미친듯이 좋아하거나 살이 막 찌고 싶지 않은 이상 비추.. 


순서 !!


1. 모든 재료를 다 모아놓고 오븐 180도에 맞추고 큰 후라이팬과 초콜렛 중탕용으로 소스팬에 물 받아서 가스렌지 약한 불에 올려놓는다. 





2. 갈릭 브레드: 치아바타(또는 바게뜨)를 약 2센티미터 간격으로 4분의 3 깊이 정도까지 자른다. 오븐팬 위에 오븐용 기름종이를 깔고 그 위에 빵으 올려 놓는다. 파슬리랑 소금, 후추를 뿌려준다. 






3. 갈릭 브레드: 올리브 오일을 빵 위에 뿌려주고 마늘은 칼 옆면로 한번 납작하게 눌러주면 껍질 쉽게 까지며, 빵 사이사이에 넣는다. 손으로 빵을 막 문질러서 오일과 파슬리가 고루 퍼지면서 묻도록 해준다. 오븐 종이로 잘 싸서 오븐에 넣고 요리하는 짬짬이 상태 확인해준다. 





4. 초콜렛 가나쉐 : 중탕용 볼을 소스팬에 안에 넣는다. (볼 안에 물이 들어가면 절대 안됨) 초코렛은 은박 종이를 뜯기전에 손으로 이리저리 잘게 부숴준 뒤 볼 안에 넣는다. 버터와 크림, 소금 한 꼬집을 추가한다. 귤 껍질 제스트 (귤 껍질을 살짝 갈아서 넣는 것..향을 위해서.. 하지만 구빠는 하지 않음) 를 살짝 넣는다. 잘 저어서 녹게 놔둔다. 어느 정도 녹았다 싶으면 잘 저어준다. 처음에는 이상한데 젓다보면 걸쭉(?)하게 된다.




5. 스파게티 : 초콜렛 볼을 빼고 스파게티 면을 넣는다. (물 끓을 때 넣어야 한다. 이 날은 어쩌다보니 안끓는데 넣었다;;) 소금 넣어주고 스파게티 봉지에 적힌 시간대로 면을 삶는다. 




빛의 속도로 젓기!! 




6. 스파게티 : 내용물 말고 참치캔에 들은 기름만 프라이팬에 넣는다. 마늘 2쪽을 갈릭브레드 할 때처럼 칼 옆면으로 한번 납작하게 눌러서 팬에 넣고 케이퍼, 앤초비랑 앤초비가 담겨져 있는 오일도 조금 넣어준다. 레드 칠리 잘게 자르고 파슬리 다져서 반은 넣고 반은 한쪽에 놔둔다. 스파게티면 체크해서 한번 휘저어준다. 2분 후에 팬에 참치랑 블랙 올리브 넣고 참치는 적당히 원하는대로 으깨준다. 계피가루를 티스푼으로 반 정도만 살짝 뿌려준다. 토마토 파사타 또는 토마토홀 캔을 넣어준다. 







7. 초콜렛 가나쉐: 초콜렛을 에스프레소잔 같은 작은 컵이나 잔에 옮겨 담아 접시나 쟁반에 올리고 그 옆에 작은 패스츄리(파이과자, 엄마손 파이 같은 과자)나 비스킷, 귤 올려서 서빙한다. 집에 작은 잔이 없어서 그냥 커피잔에 담았다.  (서빙전에 찍은 사진은 없고 파스타 다 먹고 나서 먹을 때 찍은 사진 밖에 없다) 




8. 샐러드 : 휀넬은 다듬어서 4분의 1을 자르고 래디쉬는 무랑 줄기 부분을 분리한다. 휀넬하고 래디쉬를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잘게 잘라지게 한다. (휀넬은 한번도 안다듬어봐서 솔직히 어찌해야하는지 모르겠다 ㅠㅠ) 래디쉬 잎, 줄기 부분은 손으로 적당히 뚝뚝 끊어나 칼로 잘라주거나 아니면 줄기도 그냥 같이 넣어줘도 상관없다. 샐러드 그릇에 야채 담고 올리브 오일 2 숟가락, 소금, 후추, 레몬즙 짜서 넣어주고 잘 섞어서 서빙한다. 





9. 스파게티 : 파스타 면이 다 삶아지면 건져서 소스팬에 투하한다. 생파슬리 다진거 넣고 레몬즙 한번 짜고 올리브 오일 한번 살짝 뿌려서 잘 섞어준다. (파스타 레시피 보면 면과 소스가 너무 뻑뻑하면 파스타 삶은 물 빼놨던거 넣어주라고 되어있는데 왠만하면 안넣는게 낫다. 잘못 넣으면 그냥 바로 시망임... 그래서 난 안넣는다) 

그릇에 면을 담고 마지막으로 파슬리 다진거 뿌려준다. 모든 서양(? 이태리?)요리는 마지막에 파슬리가 화룡점정!!!! 있어 보이게 해준다. ㅋㅋ한국 요리는 막판에 깨를 뿌려주듯이... 





10. 갈릭 브레드 : 오븐에서 꺼내서 바로 저렇게 오븐 종이에 쌓인 그대로 서빙한다. 오븐에 너무 놔둬서 바닥이 좀 탔다. 요리하면서 짬짬이 확인 잘 해야 한다. 

(귀찮으면 그냥 마늘빵 사다 먹으면 된다. 맛이 없는 것은 아닌데 오븐 전기값 대비 그냥 그렇다. 사실 이건 마늘빵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한다. 그냥 바게뜨에 올리브 오일, 마늘 조금, 파슬리 조금 얹어서 구운 것에 불과하다. 그냥 저스트 빵..그런데 또 이렇게 쓰다보니 마늘 넣어서 구우면 그게 바로 마늘빵 아닌가 싶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폭풍 흡입하였다. 





함께 마신 와인!! 시칠리아 화이트 와인이고 값은 7유로 정도 준 것 같다. 무난하게 마시기 좋다. 괜찮았다.



레시피를 고대로 옮겨 적는 것인데도 은근히 힘드네. 사진은 어제 올려놓고 오늘은 글만 추가 했는데도 한 시간 넘게 걸렸다. 뭐지...........? 내 블로그를 보고 실제로 따라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혹시나 단 1명이라도 있을 수 있으니,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적느라 노력한다고 시간이 좀 오래 걸렸는데 전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네  ㅜㅜ 


사실 이게 뭐 말이 30분 안에 세 가지를 동시에 한다!! 이러니까 오오~! 이렇게 보이는데 다들 여러가지 만들 때 다 동시에 하니까 별로 특별할 것은 없다. 파스타 만들 때 원래 다들 면 익는 동안 소스 만들고 샐러드도 해노고 짬짬이 하니까. 다만 요리 초보한테는 어떻게 순서대로 만들고 하는지 감을 익힐 수 있고 하나하나 다 설명이 쓰여 있어서 좀 수월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무튼 spaghetti alla puttanesca 이거 만들기는 쉬운데 참치가 들어가서 일반 토마토 소스 파스타 보다는 훨씬 맛있으니 다들 해봤으면 좋겠다. 앤초비는 넣으면 좋은데 이 역시도 한국에서 구하기에는 좀 힘들고 백화점 수입식품 코너 가면 팔텐데 좀 비싸므로 이태리 요리, 서양 요리 잘 하지 않으면 그냥 빼고 해도 된다. 이게 이태리식 멸치 절임인데 엄청 짜지만 나름 그 풍미가 독특하고 드레싱 재료나 파스타를 비롯 여러 소스에 넣으면 간도 되고 좋다. 알리오 올리오에 앤초비 넣으면 맛이 더 확 살아난다. 그러나 처음 접하는 사람은 왝 왠 소금맛???? 이러면서 바로 뱉어버릴 수가 있으니...... 주의 !!! 


그리고 레시피 보고 왠 계피가루?? 이랬으나 토마토 파스타 + 계피향 조합이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았다. 그냥 흔한 참치 파스타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서 전문가 느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피가루도 없으면 안넣어도 되지만 넣으면 새로운 맛의 파스타를 즐길 수 있다. 


사실 모든 재료는 중심 재료를 제외하고는 얼마든지 가감 가능하다. 그러나 원래 레시피대로 정확히 따라서 아주 소량일지라도 다 넣고나면 냉장고 사정 또는 지갑 사정에 따라서 한두가지가 빠진채로 요리했을 때와는 완전 다른 맛이 난다. 맛있는 레스토랑에서 먹는 맛과 집에서 해먹었을 때,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뭔가 부족한 듯하고 이정도면 밖에서 먹는 맛이 나야하는데 뭐지 하는 그 미묘한 맛의 차이는, 개미 코딱지만큼 들어가는 재료를 넣느냐 아니면 소량이므로 그냥 무시하고 하느냐이다. 


레시피대로 다 따라하려면 돈의 압박이 있어서 그동안 내 마음대로 했었는데 여기는 외식비가 워낙 비싸다보니 재료 사서 해도 외식비의 절반도 안되서 앞으로는 뭐 아주 특이한거 아니면 그냥 정직하게 레시피 따라해 해볼 생각이다. 



+ 내일 구빠가 또 제이미 올리버 30분 음식 요리책에서 하나 따라한다고 오늘 장도 보고 했는데, 이것도 과연 오늘처럼 세세하게 글을 올릴 수 있을까........ 귀차니즘을 이겨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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