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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바르셀로나를 두 번이나 다녀왔지만 타파스를 먹으러 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도대체 나 뭐하고 다닌거야 ㅋㅋㅋㅋㅋㅋㅋ 그 때는 술맛을 잘 모르는 조신한(?) 상태였고 혼자 돌아다닌거라서 인파 속에서 나홀로 밥도 아닌 술을 마시기란 미션 임파써블이었다 ㅋㅋㅋ  


  그래서 이번 바르셀로나 방문의 목적은 배터지게 먹고 마시자 !! 였다. 아주 벼르고 별러서 간 것이라서 1일 최소 타파스바 2개 방문이라는 야무진 계획을 세웠으나 막상 현지에서 돌아다보니 하루에 한 곳씩 밖에 못갔다. 먼저 도착하자마자 갔던 타파스 바는 CIUDAD CONDAL 이라는 곳으로 완전 시내 오브 시내에 있어서 찾기가 아주 쉽다. (상세 주소 및 연락처는 하단 기재) 시내에 위치한 만큼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고 현지인들도 많다.





  눈에 잘 띄게 코너에 위치해 있어서 찾기 아주 쉽다. 글씨도 큼지막하게 쓰여 있다. 우리는 2시쯤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 이보다 더 사람이 많을 순 없을 거 같은데 사람들이 막 계속 문을 열고 들어온다.............. 나가서 다른 곳 가기도 뭐하고 배고파서 그냥 '어디 일어나는 사람 없나' 슬금슬금 눈치 보면서 뒷쪽에 10분 쫌 넘게 계속 서 있었다. 그런데 어디서 마이크로 ' 00 손님~! ' 하고 부르길래 보니까 대기자 명단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뒤늦게 이름을 올리고 종업원이 20~25분 가량 기다려야 된다고 알려줬는데 한 15분만에 금방 이름이 불려졌다. 

  

  가게 문 열고 들어가면 정면으로 바에 앉는 자리들만 쫙 보여서 다들 그냥 그 뒤에서 사람들이 일어나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던데... 왠만큼 재빠르고 눈치 백단 + 얼굴이 뻔뻔하지 않은 이상 바에 자리 나서 앉기는 매우 힘들다. 그러니 바로 왼쪽으로 가서 대기자 명단에 이름 올리고 기다리길 추천한다. 안쪽으로 가게가 꽤 넓다. 기다리면서 보니까 한국 사람들도 꽤 많이 오던데 다들 그냥 바 앞으로만 와서 한 눈으로 쓱 훑더니 자리가 없어서 나가더라. 





  일단 맥주 한 잔씩 !!! una copa de cerveza 2.90 유로





  맛있으니까 한 잔 더 !! Estrella 라는 스페인 맥주였는데 홉 맛이 살짝 느껴지면서도 구수하고 시원해서 맛이 좋았다. 맥주잔이 똥똥한 모양이어서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말고 다른 타파스 바, 술집에서도 대부분 이런 잔에 나왔다. 이게 바르셀로나 내지는 스페인 스타일인가보다. 



  영어 메뉴판이 있어서 주문하기 수월하다. 사실 이태리에 있을 때는 꼴에 이태리어 할 줄 안답시고 영어 메뉴 나오는 식당은 관광객들만 가는 곳이라며 무시하던........부끄러운 시절도 있었으나 말 안통하는 독일 와서 까막눈으로 지내다보니 영어 메뉴 있으면 진짜 너무 감사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깝치던 과거는 잊어주세요......... 


  메뉴판 사진은 안찍었는데 우드락 같은 재질의 b4 사이즈 판때기이다. 우리 옆 테이블을 보니 손바닥만한 조그만 메뉴판을 보고 시키던데 이건 아마도 menu del dia (오늘의 메뉴) 라고 해서 맨날 있는 상시 메뉴 외에 말 그대로 그 날 그 날 추가 되는 메뉴 같다. (다른 타파스 바에서도 이렇게 상시 메뉴 + 조그맣게 오늘의 메뉴 따로 있었음) 그런데 이건 외국인 손님들한테는 따로 요청하지 않는 이상 안주는 것 같았다. 



  자 그럼 이제 음식 사진 고고!!! 사진 밑에 스페인어 메뉴 명칭 같이 써놨다. 어느 타파스 바를 가든 메뉴 구성과 이름이 약 95% 가량 똑같으므로 혹시나 스페인어 메뉴만 있어도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주문 합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olomillo (쏠로미요)  3,95 유로



  소고기가 입에서 녹는다. 으 육즙 ㅠㅠ 집에서는 절대 낼 수 없는 고기맛 !!!! 쏠로미요는 사전 찾아보니 채끝살이라고 나오는데 나라별로 고기 명칭과 먹는 부위가 워낙에 달라서 사전 뜻이 100% 정확하지는 않을 것 같다. 양이 한 입거리로 너무 작아서 아쉽지만 이거 말고 다른 것도 먹어야하니까...........진정합시다 ㅋㅋㅋㅋㅋㅋㅋ 




Alcachofas(알카쵸파스) 아티초크 튀김 5,75 유로 



  Alfachofas 는 스페인어로 아티초크라는 뜻이라서 그냥 알카쵸파스 라고 말하면 시키면 이렇게 튀김이 안나올수도 있다. 영어 메뉴판에 아마도 frying artichokes 뭐 이런 이름으로 쓰여 있었던 것 같다. 아티쵸크 튀김은 처음 먹어봤는데 오오오오오!!!!!!!!!!!!!!!!!!! 감자칩이랑 맛이 좀 비슷한데 왠지 모르게 아티쵸크가 더 건강한 야채라는 이미지라서 살은 그보단 덜 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아주 바람직한 메뉴다. 살짝 짭짤해서 맥주 안주로 최고!! 

  



Pimientos padron (조그만 초록 파프리카 구이) 4.65 유로 



  Pimientos 는 조그만 파프리카로 독일 슈퍼에서 Bratpaprika 라고 파는 것과 똑같다. Pimientos rojos 하면 조그만 빨강 파프리카이다. 사실 이건 집에서 해먹어도 밖에서 사먹는 것하고 똑같은 맛이 나서 타파스 바에서 시키기는 조금 아깝긴 하지만 그래도 어디서 먹든 늘 맛있다. 이것도 맥주 안주로 딱! 




Chipiron Andaluza (치삐론 안달루싸) 베이비 오징어 안달루시안 스타일 튀김  9.95 유로 



  안달루시아 스타일이라길래 뭔가 했더니만 그냥 오징어 튀김......... 이태리에서도 다 이렇게 튀겨먹는데????? 도대체 안달루시아 스타일이 뭔지 이해가 잘 안됐지만 역시나 맛있게 흡입. 네번째, 다섯번째 손가락 크기 정도의 오징어를 튀긴 것인데 유럽에서 해물 튀김 먹을 때마다 정말 신기한 것이 튀김옷이 진짜 얇은데 어쩜 이렇게 바삭하고 산뜻하면서 가벼운 맛이 나는지......!!! 너무 맛있어서 여름에 바닷가 가면 꼭 먹는다. 


  우리가 시킨 메뉴 중 이게 가방 비싼 것이었는데, 이태리에서 식당 가면 해물 튀김(fritto misto) 새우, 링오징어, 꼴뚜기 한 접시에 20유로 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위의 메뉴 한 접시에(양은 두 주먹 정도 됨) 10유로 정도면 저렴한 편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Bacalao (바깔라오)  대구 3.85 유로



  바깔라오는 그냥 대구라는 뜻인데 어느 타파스 바를 가든 바깔라오를 시키면 이렇게 나오는 것 같다.다른 타파스 바에서도 이렇게 똑같이 나왔다. 대구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은 쨈 비슷한 맛이 났는데 뭔지는 잘 모르겠다. 가격대비 이건 맛도, 양도 다 별로였다. 비추!! 대구 한조각 크기가 엄지 손가락보다도 작았던 것 같다. 



Timbal de alchofas con crujiente de jamon (띰발 데 알카쵸파스 꼰 끄루히엔떼 데 하몬) 

아티쵸크 & 바삭한 하몬 ㅋㅋㅋㅋ 7.15 유로 



  이건 옆 테이블에서 먹는 것 보고 종업원 불러서 저거랑 똑같은 거 달라고해서 시킨 메뉴다. 영수증을 보니 그냥 ' Timbal especial ' (특별한 팀파니) 라고만 쓰여 있었는데 검색해보니 다들 사진 아래에 길게 적은 저 이름으로 부르는 것 같다. 


  띰발은 스페인어로 팀파니 라는 뜻인데 카르쵸피를 쌓은 모양이 팀파니 같아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 같다고 혼자 추측했다. 아티쵸크랑 훈제 삼겹살(판체따)을 샐러드처럼 버무려서 그 위에 구워서 바삭한 하몬을 얹은 것이다. 아티쵸크 냄새가 살짝 거슬리긴 했지만 하몬과 같이 먹으니 맛있었다. 이 뒤로 바르셀로나에서 다른 타파스 바 및 식당을 가 본 결과, 스페인의 식문화는 아티쵸크랑 하몬을 같이 먹는 것 같았다. 



  이렇게 다 먹고 44유로가 나왔고 옆테이블 보니 동전을 놔두고 가길래 우리도 따라서 ㅋㅋㅋㅋㅋㅋ 1유로였나 2유로였나 아무튼 팁으로 놔두고 나왔다. 서빙해주는 종업원이 친절해서 더 맛있었고 기분도 좋았다. 마지막에 내가 스페인어로 ' La cuenta, por favor ' (계산서 주세요) 라고 하니 웃으면서 막 엄지 손가락 치켜들고 ' Muy bien! (Very good!) ' 하고 대꾸해주는데 그 종업원은 가식 미소로 영혼없이 했을지라도 나는 처음 겪은 반응이어서 저절로 흐뭇해졌다. 


  이태리, 독일에선 현지어로 이렇게 말해도 그 누구 하나 내가 영어가 아닌 그 나라말로 한 것에 대해서 반응을 보여준 종업원 내지는 사장이 단 한명도 없었다. 딱히 불친절한 대접을 받은 적도 없었지만 호의적이지도 않았다. 그냥 무표정. 너는 주문을 하고 돈을 내고 나는 음식을 갖다준다........ 이런 느낌. 뭐 나를 딱히 외국인 관광객으로 안봐서 그랬을 수도 있고 영수증 달라했으면 그냥 영수증만 잘 갖다주면 되는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이렇게 웃는 얼굴로 대해주면 훨씬 좋으니까. 뭐 팁을 바라고 했다치더라도 기분좋게 주는 게 좋지 마지못해서 주고 싶지 않기도 하니 말이다. 


  바르셀로나에서 갔던 곳들은 한 곳 빼놓고는 다들 친절해서 술 마시면 안그래도 좋은 기분이 더더더더 좋아져서 항상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자리를 일어섰다. 관광객들은 하도 많이 오는 곳이라서 불친절할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거의 다 친절해서 놀라웠고 종업원들은 대부분 남미 사람들이 많았다. 




다 먹고 나와서 기분 좋게 인증샷 !! 




* CIUDAD CONDAL (CIUTAT COMTAL)


-  주      소 : Rambla catalunya 18, Barcelona

-  전화번호 : 93 318 19 97

-  영업시간 : 일- 토 8:00 - 01:30 

-  후기참조 : 트립 어드바이저 링크 클릭

-  한줄후기 : 사람이 항상 많은 곳이니만큼 서비스가 별로라는 사람도 많지만 다른 타파스 바도 가본 결과 음식은 여기가 맛있게 잘 하는 곳이었다. 재방문 의향 100% 



** 허접한 타파스 바 이용법 


- 어느 타파스 바를 가든 바에 앉으면 명칭을 몰라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되기 때문에 주문이 수월하지만 타파스 바를 처음 가봤을 경우 눈에 보이는 것 외에 다른 메뉴는 없는 줄 알고 내가 시킨 것처럼 불 위에서 요리해서 나오는 음식의 존재를 몰라서 다양하게 먹지 못할 수도 있음


- 안쪽에 자리 잡았어도 바 있는 곳으로 나와서 진열대에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주문하면 알아서 자리로 가져다 준다. 


- Almejas (알메하스, 바지락), Navajas (나바하스, 맛조개), Gambas (새우), Langostino (일반 새우보다 좀 큰 새우?) 를 시키면 철판에 구워서 올리브 오일, 파슬리, 소금 뿌려저서 나오는데 어디를 가든 기본 메뉴처럼 있으니 해물에 목마른 사람이라면 꼭 시키길...


-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젠장!!! 이런 상태라면 그냥 mixed tapas 이러면 알아서 가져다준다. 잘 모를 땐 그냥 종업원한테 물어보는 게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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