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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빠 친척 와서 시내 돌아다닌 날, 우리 동네에선 구하기 힘든(?) 라넌큘러스를 발견해서 노란색과 하얀색 한 단씩 사왔다. 하루 종일 걸어 다녀서 피곤했지만 손질 안하고 방치하면 시들어버리니까 잎사귀 떼고 줄기 잘라서 나중에 이쁘게 해야지 하면서 일단은 병에 대충 꽂아뒀다. (그런데 귀찮아서 그냥 그대로 방치해둠 ㅋㅋㅋ) 





  대강 정리해서 꽂아두고 찍은 사진. 오른쪽 꽃병에 노란 수선화는 색색깔로 다양하라고 그냥 갖다 꽂아 놓은 것인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언발란스 갑....  이 때만 해도 아직은 옹글종글 작더너 라넌 큘러스가 2-3일만에 아래 사진처럼 점점 꽃이 펴졌다. 


  이 아래로는 라넌큘러스가 정말 너무너무너무너ㅜㅁ너무 예쁘고 고와서 미쳐버릴 것 같은 마음으로 0.5초 간격으로 파파라치처럼 찍어댄 사진들이다. 도저히 몇 장만 추려낼 수가 없어서 블로그에 폭풍 업로드한다. 남이 보기에는 죄다 똑같은 사진이지만 나는 진짜 못 고르겠다. 그 어느 한 장도 쉽게 지울수가 없다!!!!!!!!!! 









  거실 창가에서 이리저리 막 쇼파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면서도 찍고 측면도 찍고 긴 한 송이는 안나오게도 찍고 난리를 치다가 암만 해봐도 너무 어두워서 색감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창문 맞은편에 놓인 식탁에 들고 가서 다시 미친듯이 찍었다. 









    이건 세 송이만 꽂아 놓은 컵. 무심한 듯 시크하게 허전하면서도 꽉 차 보이게(?) 꽂고 싶었으나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 





  이 날 찍은 수십장의 사진 중에 나만의 베스트 샷. 뭔가 잡지에 나오는 것처럼 느낌 있는 느낌





  와인병에도 한 송이, 두 송이 꽂아 놓았다. 예전에는 와인병 모으기 + 인테리어 한답시고 부엌 찬장 위에 쭉 세워서 올려놓고 그랬었는데 어느 날 보니까 기름때가 맘 엉겨붙어서 청소하기 힘들고 안그래도 낡은 주방이 더 지저분해보여서 다 치워버렸다. 그 뒤로 좀 더 깔끔한 집으로 이사 했어도 와인병은 잘 안모은다. 대신 코르크를 모으고 있고 와인병은 라벨이 예쁜 것, 병이 좀 특이하거나 마음에 드는 것, 정말 맛있게 마신 와인들만 남겨 놓고 다 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남은 것들도 몇 개월이 지나면 다시 또 골라내서 버린다. 갖고 있어봐야 짐만 되더라. 


  그래서 이러한 혹독한 오디션을 거쳐서 살아 남은 게 왼쪽의 게뷔어츠트라미너 와인병이다. 스트라스부르 갔을 때 사온 것인데 맛은 그냥 그래서 잘 기억도 안나지만 병에 포도를 든 곰이 볼록하게 나와 있어서 계속 못 버리고 있다. 오른쪽의 와인병은 최근에 마신 것으로 그 전에 올린 포스팅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맛도 있고 라벨도 이뻐서 적어도 향후 1년 동안은 계속 갖고 있을 듯.





  해가 나길래 이 때다 싶어서 부엍 창문 앞에 놓고 또 찍었다. 빛 받으니 더욱 화사하다. 














  ㅋㅋㅋㅋㅋ 진짜 그 사진이 다 그 사진.. 다 비슷비슷해보이지만 나는 못 고르겠다. 음~ 그저 이쁘다. 꽃은 강아지처럼 막 끌어안을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하지.......?! 






  부농부농 카네이션님 증명사진 






  실컷 라넌큘러스 사진을 찍고 거실로 돌아와서 있는데 하얀색 라넌큘러스랑 연분홍 카네이션이랑 같이 놔둬도 색이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서 또 찍었다. 역시 곱다. 고와. 재작년에 어버이날 맞이 서울 고속 터미널 꽃시장 가서 연두, 연분홍 카네이션, 폼폼, 하얀 라넌큘러스 등등 사와서 화분에 꽂아서 어머님 드리고 우리 엄마도 줬던 생각이 났다. (내가 하려고 사왔는데 퇴근하고 온 엄마가 ' 니가 어느 세월에 다하냐 쯧쯧 ' 이러면서 오시더니 본인이 다 하심 ㅋㅋㅋㅋㅋㅋ ' 엄마가 일 마치고 와서 피곤한데 이거 하고 있어야겠냐 ' 하시더니 밤 11시까지 끝까지 다 하심 ㅋㅋㅋㅋ 흡.. 엄마도 남들처럼 일 안하고 꽃꽂이 배우고 그러고 싶으시겠지 ㅠㅠ 속으로 급센치해졌었다. 엄마아 ㅠㅠ ) 


  아무튼 그 때 꽃을 총 6단? 7단? 정도 샀었는데 각각 15~20송이씩이었다. 나는 돈 아낀다고 지하철 갈아타고 버스 타고 하면서 집까지 낑낑대면서 들고 왔는데 아빠가 보더니 왠만하면 그냥 택시 타지 왜 그랬냐고 혀를 차셨다. 그러게 왜 그랬을까. 지하철 내려서라도 택시 탔으면 훨씬 편하게 왔는데, 진짜 팔 빠질 정도로 힘들게 온리 대중교통만 이용해서 들고 왔다. 택시 타면 서울에서 경기도로 넘어가는 거라서 3천원인가 더 내야하는데 이게 너무 아깝게 느껴졌었다 ㅋㅋㅋㅋㅋ 돈을 지혜롭게(?) 쓸 줄을 모르는 듯. 셀프 디스 ㅋㅋㅋ 






  미친듯이 사진 찍은 후에 꽃 재배치했다. 거실 창문에 있던 위 꽃병은 부엌쪽 현관으로 옮겼다. 원래 와인에 꽂은 꽃들을 여기 놔뒀었는데 거실로 옮겼다. 서향 부엌이라 오후에 햇빛이 길게 들어와서 풍성하게(?) 꽂은 것을 이 쪽에 놔두는 게 더 예쁘고 화사하다. 







  나머지 꽃들은 다 거실 창가에 집합 ! 실내에서 찍어서 너무 어둡다. 초점이 자꾸 맞은편에 있는 아파트에 잡혀서 너무 조악한 사진이 되었다. 시망. 아무튼 사진으로 보기에는 별로지만 실제로 보면 이쁘다♡ 방금도 이거 쓰다 말고  진짜 이쁜거 맞지? 하면서 뒤돌아서 확인했다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이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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