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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개월 전에 한국에 있을 때 갑자기 나의 정말 몇 안되는 외국인 친구(라고 쓰지만 지인이 더 적합;;)한테서 연락이 왔다. 8월에 결혼을 한다네??????? 읭? 겨론????? 호흐짜이트?? 마뜨리모니오??? 너무 뜬끔없이 접한 소식이라 놀라웠지만 축하축하. 이 친구 커플은 남자 약 22~23세, 내 친구인 여자는 약 26세 정도로 연상연하 커플인데 페북에 온통 하트하트 키스키스 커플 사진으로 도배를 하는 아주 열혈 사랑꾼들이다. 커플 사진을 하도 많이 올려서 나는 이 친구 소식을 안받는걸로 체크한 적도 있을정도;;;하하하;;;;; 너무 키스로 도배하쟈나;;; 


  이 둘은 사랑 스토리도 참 사랑꾼들 답다. 내 친구가 독일에 오페어로 와 있다가 고국으로 돌아가기 3일전에 펍에서 이 남자애를 만났다. 둘이 파바바박 사랑의 불꽃이 튀기고 번개처럼 꽂혔는지 만나서 바로 사귀기로 하고 3일만에 친구는 자기 나라로 일단 갔다. 그리고 남자애가 거의 바로 쫓아와서 친구 부모님도 만나고 하면서 2주 정도 머무름. 그 후 서로 롱디를 7~8개월 하다가 친구가 이번에는 어학비자로 다시 독일에 왔다. 이게 올 해 2월까지의 얘기인데 친구가 다시 독일 와서 만났을 때만 해도 결혼 얘기는 전혀 없었는데 갑자기 급진전이 이루어짐 ㅋㅋㅋㅋ 


  나나 올빠나 외국 결혼식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던터라 초대에 감사히 응하며 지난주에 남의 결혼식인데 내가 두근두근거리면서 다녀왔다. 




  프랑크푸르트 대성당에서 열렸는데 완전 소규모로 이루어졌다. 총 참석 인원이 30명 정도였고 대부분 신랑측 가족들이었다. 결혼식 15분 정도 전에 도착했는데 성당 내부에 관광객들 밖에 없어서 살짝 당황하였으나 11시가 되니 다 내보내고 결혼식 손님들만 입장시켰다. 들어와서 자리 잡고 잠시 후에 신부님, 신부 들러리를 뒤로 신부 입장! 


  저 뒤에 하얀 드레스를 입은 꼬마 신부는 결혼식 당사지인 친구 말고 다른 친구 딸인데 진짜 너무 귀엽다. 살아있는 인형 ㅠㅠ 




 진짜 심하게 발로 찍은 사진;; 친구의 모습을 보니 2년전 내 결혼식 생각도 나고 하면서 급 감성감성 열매 백개 먹은 모드로 들어갔다. 혼자 괜히 막 눈물 글썽글썽 ㅋㅋㅋ




  결혼식에서 빠질 수 없는........신랑 신부 맹세의 키스. 신부가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신랑이 먼저 뽀뽀하려고 해서 다들 살짝 웃음 터졌다. 




  이 날 신부 다음으로 가장 예쁘고 주목 받았던 에밀리아!!! 신랑신부 행진 끝나고 나와서 다들 쌀 뿌리려고 준비 중인데 에밀리아도 한 손에 저렇게 쌀을 꼭 움켜쥐고 있다. 졸귀 ㅠㅠㅠㅠ





  너무 이뻐 ㅜㅜ 이보다 더 어렸을 땐 진짜 더더더더더더 귀여웠다. 물론 지금도 너무 예쁨. 천사 ㅠㅠ 아 그런데 에밀리아 관련해서 하나 좀 당황스러운, 어찌보면 좀 불쾌한 일이 있었다. 관광객들이 프랑크푸르트 오면 꼭 들르는 곳이 뢰머 광장과 프랑쿠프르트 대성당이다 보니 이쪽에는 항상 여러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이 많다. 이 날도 마찬가지였고 다들 신랑신부들을 보고 무슨 일인가 싶어서 가까이 다가오고 사진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기까진 좋다. 생판 남이고 모르는 사이여도 좋은 일이니 웃으며 축하해주고 선의에서 그러는 것이니까. 


  그런데 에밀리아 바로 코 앞에다 카메라를 들이대고 사진 찍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 그것도 부모 허락도 안받고 그냥 불쑥 들이대는데 내가 다 기분이 나빴다. 물론 귀엽고 예뻐서 그런거 다 알고 막 찍는 그 사람들 쳐다보고 있으면 '뷰티풀~' 이러면서 웃으며 얘기한다. 악의가 없는건 안다. 하지만 에밀리아의 엄마인 내 친구의 표정은 그리 좋아보이진 않았다. 친구가 거절 이런거 잘 못하고 낯선 사람들에게는 말을 안하는 타입이라서 사진 찍는 사람들 제지 안하고 그냥 놔뒀다. 


  그리고 이렇게 사진 막 찍는 사람들은 전부 다 중국인들이었다!!!!!!!!!!!!! 그 중에 한국인도 섞여 있었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요즘은 워낙에 한국, 중국 여자들 옷차림이 비슷비슷해서. 친구 앞에서 진짜 너무 부끄러웠다. 





  신랑 신부가 나오면 요렇게 쌀을 뿌려준단. 나도 한 봉지 들고서 휘휘 던져주었다. 이태리만 쌀 뿌리는 줄 알았는데 유럽권, 서양권은 다 이런듯? 아님 성당에서 결혼식하면 이렇게 뿌리는건가....? 아무튼 결혼 축하. 





 ♥ Felicidades! ♥♡





  성당을 나와서 뢰머 광장까지 가면서 미친듯한 사진찍기가 시작되었다. 두세걸음 옮겨서 찍고 또 찍고 또 찍고 똑같은 포즈로 최소 10번씩 서로 다른 카메라로 찍은 후 이동 ㅋㅋㅋㅋㅋㅋ 근데 이거 사진 늘린건가 광각이라 왜곡인건가. 암만 왜곡이라해도 너무 길쭉하다. 내 키 180 같애 ㅋㅋㅋㅋㅋㅋ꺅 너무 좋다. 




  신부 들러리들이 계속 신부 옆에 붙어서 이동한다. 사진도 계속 같이 찍음. 처음에 신부 들러리들하고 찍고 나면 이제 그 담에 가족, 친구들이 붙어서 찍는다. 이 날 내 친구 하객 중 여자는 나 포함 5명이었는데 나 빼고 4명은 전부 다 들러리여서 나만 혼자 완전 외톨이 같았다 ㅋㅋㅋㅋㅋㅋ 


  처음에 성당 도착 했을 때 두 명이나 빨간 드레스에 검은색 구두를 신고 와서 이 나라는 이게 결혼식 전통복장인건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들러리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한테도 들러리 서달라고 하지 그랬어...........난 왜 뺐니 ㅜㅜ 2월에 만났을 땐 나중에 먼 미래에 자기 결혼하게 되면 들러리 서달라며 ............... 아무튼 하얀 드레스 + 빨간 옷의 조합이 너무 퍼펙트(?)해서 사진 찍을 때 내가 끼기가 굉장히 민망해서 나는 구경꾼 모드로 돌아다녔다 ;;





  뢰머 광장에 와서 사진 찍기. 양 옆에 할머니와 아빠가 오든 말든 서로 입맞춤에 여념이 없다.........신혼부부 답다고 해야하나 ㅋㅋㅋ  


  아 그리고 사진 찍는데 좀 웃겼던게(나쁜 뜻 x) 한국 결혼식은 사진 기사가 포즈를 정해준다거나 친구들 오세요~ 가족 오세요~ 이렇게 딱딱 정리해가면서 사진을 찍는데 반해 이 결혼식에서는 다들 그냥 대충 우르르르르 모여서 찍고 해산했다가 또 우르르 모여서 찍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바닥이 평평해서 키 작은 사람들 잘 안나오는데도 그냥 가려지면 가려지는대로 또 찍고 ㅋㅋㅋㅋㅋㅋㅋ


  사진 찍고 있어도 불쑥 막 들어옴 ㅋㅋㅋㅋㅋㅋ이 사진도 사실은..  내 친구가 신랑과 단 둘이 이런저런 화보를 찍고 싶은데 계속 들러리, 가족들하고 찍다보니 아쉬워서 사진기사한테 시청 배경으로 둘이 찍어달라고 부탁하고 자리 잡은게 바로 윗 사진인데 갑자기 할머니랑 아빠가 옆에 가서 서다보니 ㅋㅋㅋㅋㅋㅋ찍힌거다. 





  결국 입맞춤 중단하고 요렇게 가족과 찰칵





  바로 이런게 내 친구가 원하던 사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쁘네 





들러리들과 한 컷. 난 저 멀리 짜져 있었다..........






  부케 던질 준비. 앞에서 알짱거리는 에밀리아 졸귀 ㅠㅠㅠ 




  부케 포착 순간. 잔잔한 듯 하면서도 역동적 ㅋㅋㅋㅋ




  이건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 사진 기사가 찍은거라 그런지 나의 발사진 보다는 많이 낫다. ㅋㅋ





  들러리들과 또 한 컷. 들러리들과 사진을 엄청 찍었다. 내가 볼 땐 너무 마니 찍은거 같다;;;;;;;;신랑과 단 둘이 찍은 사진의 세네배는 될 듯...... 케찹과 마요네즈처럼 찰싹 들러 붙어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들러리가 원래 이런것인가? ;;; 


  

  대략 이렇게 결혼식을 마무리하고 바로 옮겨서 피로연이 진행되었다. 아래는 그 사진들. (역시나 화질구지)





  나와 올빠가 준 카드. 겉면에 한국말로 결혼 축하도 써줬다. 비록 본인들이 읽진 못하겠지만 ㅋㅋㅋㅋㅋ 외국어 써주면 다들 좋아하니까. 아 그런데 이 카드 주는것도 ㅋㅋㅋ 나는 도대체 언제 줘야 하나 타이밍을 계속 봤는데 보니까 피로연장 와서 자리 잡고 앉아서 하나 둘 선물 주고 그러길래 낑겨서 나도 같이 줬다. 



  신랑 신부 케잌 절단. 절단이라고 쓰니 왠지 좀 무섭네 느낌이. 케잌 컷팅.... 




  신랑측 식구가 직접 만들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다들 두 세조각씩 더 먹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덥고 거추장스러워서 드레스를 벗고 옷 갈아입은 에밀리아. 귀염귀염 ㅠㅠ 




  벼르고 벼르다 한 장 같이 찍었다 ㅋㅋㅋ 처음에는 낯을 좀 가리더니 금새 나랑 친해져서(?) 날 졸졸 따라 다녔다. 풍선 계속 나한테 줌 ㅋㅋㅋㅋㅋㅋㅋ 



  친구랑도 겨우 한 컷. 들러리, 신랑 식구들하고 계속 사진을 찍어대서 타이밍 잡기가 좀 힘들었다;;; 



  

  샴페인 마시고 케잌 먹고 하면서 있는데 갑자기 미혼 남자들이 나가서 뭐야뭐야 하면서 흥미롭게 지켜봤는데 신부 다리에서 웨딩밴드를 가져오는 이벤트였다. 미국쪽에서 한다고 들었는데 남미도 하나보다. 인터넷 사진들 보면 신부 드레스 속에 완전 들어가고 좀 야하던데;;; 친구는 신랑 다리에 걸어서 마치 자기 다리인냥 속였다 ㅋㅋㅋㅋㅋ 


  밴드 가져오는 걸 수행하는 남자가 처음에는 이걸 뜯어버리는 건 줄 알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박력있고 강하게 나와서 진짜 웃겼다. 다들 숨 넘어갈 정도로 깔깔대며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깐 댄스타임도 있었다. 콜롬비아 사람들 다들 춤신. 장난 아니다. 특히 저기 가운데에 넥타이 매고 하얀 셔츠 입은 사람은 에밀리아의 아빠인데 얌전히 앉아 있다 나가서는 골반 놀림이 와우........... 댄스 스포츠 선수인 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앞에 여자는 에밀리아 엄마가 아니지만 외국은 이렇게 자기 파트너 아니어도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손 잡고 허리에 손 올리고 하면서 춤 추고 잘 놀더라. 아무튼 에밀리아 아빠 춤솜씨 보고 충격 받음. 남미, 아프리카 이쪽 사람들은 댄스 유전자가 있는 것 같다. 리듬 타는게 장난 아니다. 나는 완전 막대기라 그저 부럽 ㅠㅠ 


  그리고 맨 뒤에 자주색 셔츠 입은 남자는 신부의 사촌인데, 첨에 서로 자기소개 하고 인사할 때 ' 콜롬비아 사람이라고 하면 다들 춤 잘추겠지~ 좋아하겠지~ 하는 이런 말들이 싫어. 다 고정관념이야. 나 춤 추는거 안좋아해 '  이래놓고 댄싱 나인 참가자 마냥 온 몸으로 열정적으로 표정 연기까지 해가면서 춤 춰서 진짜 놀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아깐 그건 괜히 수줍은 척 연기한건가.... 역시 남미 bbbb 




 신랑을 위한 신부의 서프라이즈. 자기 친구한테 노래를 부탁했다. 기타 치면서 노래 불러주니 정말 로맨틱하더라. 제이슨 므라즈 아임 유어즈도 부르고 다른 노래도 몇 곡 했는데 기억이 안난다. 마지막에 부른 노래가 굉장히 특이했는데 네팔 노래였다. 알고보니 네팔에서 온 친구라고. 오! 네팔! 왠지 영적인 느낌?! ㅎㅎㅎㅎ 




 우리 결혼했어요. 쨘 -  (급마무리 ㅋㅋㅋ)


  다들 안경, 수염, 입술 하나씩 들고 연출샷. 역시나 나 혼자 형광 연두색 외톨이.... 구석에 낑긴 느낌 ㅋㅋㅋ 아무튼 이 사진을 끝으로 외국 결혼식 구경(?) 끝. 처음 가 본 외국 결혼식 + 소규모 결혼식이었는데 오전에 가서 저녁까지 하루 종일 있다보니 중간에 좀 늘어지기도 하고 살짝 지루한 감도 있었지만 색다른 경험도 되고 즐거웠다. 


  단지 너무 더웠던 날씨만 빼면.... 피로연 장소였던 바가 에어콘은 당연히 없고 선풍기도 없고 창문도 없어서 진짜 너무너무 더웠다. 그래서 7시간동안 바에 있으면서 술 세 잔 밖에 못 마셨다. 믿어짐??? 화이트 와인, 샴페인, 로제와인, 맥주, 칵테일 기타 등등 알콜 종류가 많았지만 너무 더우니 다 안들어가더라..... 흑흑흑 ㅠㅠ 



  그리고 보니까 이런 결혼식은 정말 하루를 온전히 다 바쳐야해서 정말정말 친한 사람과 직계 가족 아니면 못 있을 거 같았다. 서양 애들이 괜히 소규모 결혼식을 많이 하는게 아닌듯...? 그리고 한편으로는 나랑 절친이 이렇게 결혼을 한다면 그 날은 내가 결혼하는 것 만큼이나 설레고 행복한 하루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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