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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 점심에 갔다가 허탕친 이태리 식당에 어제 저녁을 먹으러 갔다. 7시 반쯤 갔는데 사람들이 꽤 있었다. 역시..이태리 사람들이 밥을 너무 늦게 먹는다. 이태리에서는 7시~7시반에 가면 맨날 일등으로 도착했었는데. 


물을 먼저 시키고 할아버지가 메뉴판을 갖다줬는데 어쩌다보니 내 입에서 '우리 이태리어 할 줄 알아' 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왜 그랬더라.......? 아마도 할아버지가 이태리어 하시면서 갖다줬나? 아니면 할아버지가 영어랑 독일어 중 뭘로 할까 망설이셔서 내가 나서서 저렇게 말했나? 어제 저녁일인데 벌써 기억이 안나네 ;; 


암튼 할아버지께서는 우리한테 나름 흥미를 보이시면서 이태리 어디에 있었냐, 나는 시칠리아 사람이고 여기 온 지 40년이 넘었다고 답해주셨다. 오! 시칠리아!! 우리 9월에 시칠리아 가요! 트라파니! 파비냐나! 반가워서 신나게 대답하니 할아버지는 팔레르모~메씨나 사이 바닷가를 자주 가신단다. 


안티파스토(전채)는 카프레제 하나만 시키고 해물 스파게티 2인분을 시켜서 나눠 먹었다. 와인은 그냥 하우스 와인 Pinot Grigio 500ml 시켰다. 병으로 시키려고 보니 제일 싼 게 21.5 유로.......너무 비싸다. 이태리에서는 그래도 20유로 이하 16~18유로대 와인이 있었는데 ㅜㅜㅜㅜㅜ (뭐든지 이태리랑 비교 ;;;;;;) 그리고 와인 종류가 너무 적다. 레드, 화이트 각각 6종류정도 있었던 것 같다. 


사진 올리려고 했으나 아이폰 사진이 너무 흐리멍텅하고 조악해서 그냥 올리지말고 여느 때처럼 주절주절 써야겠다. 카프레제는 그냥 무난 평범했다. 혼자 다 먹기에는 양이 많아서 전채를 각자 시켰으면 다 못먹을뻔했다. 완전 큰 토마토 슬라이스 3조각 (대략 어른 손바닥 크기 절반~3분의 2)에 애기 주먹만한 모짜렐라 3덩이가 얹어 나왔다. 모짜렐라는 그냥저냥 지극히 평범했다. 쫄깃하면서 탱탱하고 찰진 모짜렐라를 이태리 말고 외국에서 맛보기는 정녕 불가능한것인가............... ㅠㅠ 그리고 너무 짰다. 분명 소금을 따로 뿌린 것 같았다. 


전채 먹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부르스께따 라면서 작은 빵을 줬는데 모양은 브루스께따가 아니었다. 작은 정사각형 빵 안에 토마토 소스가 가득 들어있었는데 맛있었다. 피자스러운 맛이었다. (pizzaiola) 올빠한테 지난번에도 줬냐고 물으니 안줬단다. 이태리어 해서 줬나? ㅎㅎㅎㅎㅎㅎㅎ 


해물 스파게티는 양이 매우매우 많았다. 요리한 냄비 통채로 갖고 나와서 각자 접시에 덜어 주는데 접시가 완전 가득차고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다. 겨우겨우 먹고 났더니 냄비에 더 남아 있었다..........결국 다 못먹고 남겼다. 올빠가 여기 해물 스파게티 진짜 맛있다고 극찬을 했는데 나에겐 그냥 보통. 해물 비린내는 아니었는데 냄새가 좀 났고 생선 살이 한두조각 들어가 있었는데 연어스러운 생선 1조각, 흰살 생선 1조각 있었다. 해물은 냉동을 쓴 것 같았다. 오징어, 꼴뚜기 이런 종류 애들 모양이 많이 자잘한 것이 영락없이 냉동......... 하긴 2인분에 22유로인데 냉동을 안쓰는 게 이상한 듯. 그리고 뭉쳐있는 면가닥이 있었다!!!!!! 여기서 좀 많이 마이너스. 그치만 양많고 비록 냉동일지라도 유럽에서 저 가격에 두 명이서 해물 스파게티 먹기란 쉽지 않으므로 그냥 보통이라고 평했다.  


내가 먹어본 해물 스파게티 중 가장 맛있던 것은 2007년 부활절에 시라쿠사에서 먹은 것이었다. 여러번 돌아다니면서도 혼자 여행하고 학생이라 돈도 없었던지라 식당에서 외식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너무 배가 고파서 식당 여기저기를 기웃거렸으나 다들 가족, 친구, 연인끼리 하하호호 떠드며 꽉 찬 식당 안에서 도저히 혼자 먹을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작은 시라쿠사를 그냥 계속 돌아다니다가 점심 때가 살짝 지나서 거리가 공사중이던 작은 골목에 있던 식당에 들어가서 해물 파스타 하나만 시켰다. 소스가 하나도 없이 접시에 파스타랑 해산물만 담겨서 나왔는데 우와.............면발 하나하나에 소스가 다 배어있고 간이 어쩜 이렇게 잘 되었는지 진짜 맛있었다. 내가 이태리에서(외국에서) 처음 사먹은 해물 파스타여서 그럴수도 있긴한데 아직까지는 이 맛을 능가하는 집을 찾이 못했다. 



와인은 별다른 감흥 없이 그냥 화이트 와인 맛이었다. 하우스 와인에서 맛을 기대하면 안되긴하지만 그래도 좀 아쉬웠다. 배가 너무 불러서 디저트는 안먹고 에스프레소 마시고 계산서를 부탁했는데 물값이 너무 비싸서 충격받았다. 가스물 시키니 산펠레그리노 큰 병이 나왔는데 4.5유로였다. 으아아아.........물 한 병이 4.5유로라니....ㅇ_ㅇ !!!!! 이건 진짜 밀라노에서도 많이 고급 레스토랑에 가야 이렇게 나올 것 같은데... 그냥 이태리에서 건너온 것은 물이든, 와인이든 다 비싼 것인가? 사실 난 산 펠레그리노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이게 왜 해외에서도 인기있는지 잘 모르겠던데 (유통망을 잘 뚫었나?), 아무튼 물값이 너무 아까웠다. 이태리에서는 2.5~3유로였던 걸로 기억한다. 다음에는 물 안시킬거야!!! 


물 4.5 / 카프레제 8.5 / 와인 9 / 해물 스파게티 22 / 에스프레소 2잔 4    총 48유로가 나와서 50유로를 내고 2유로는 팁으로 남기고 나왔다. 


(독일은 팁문화가 있다고 알고 있는데 2유로 이렇게 줘도 괜찮은건가? 5%가 채 안되는 금액인데 적게 줬다고 오히려 욕하려나? 팁 안놓고 가면 완전 무례한 손님인가? 궁금하다. 보니까 어떤 곳은 메뉴판에 자기네는 팁 따로 안줘도 된다고 쓰여있는 곳도 있던데 이걸 보면 완전 100% 의무는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밀라노에서도 외식하면 와인 1병, 커피, 물, 전채 1~2, 메인 1~2 먹으면 70-80유로가 보통이었기 때문에 한국 물가로 따지면 엄청 비싸지만 여기 물가로 치면 그리 비싼 것은 아니지만 근래에 했던 외식들 중에서는 가장 비싸게 먹은 저녁이었다. 둘이서 그냥 파스타 먹었는데 7만 5천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에서 해물찜 대 자 시켜도 5만원이 안넘을텐데... 넘으려나?  작년에 한국 가서 오래 있다 와서 그런가 외식비가 새삼 너무 비싸게 느껴졌다... 앞으로 한 달 동안은 꾹 참다가 9월에 휴가가서 엄청 먹어야지. 돈 아껴야하는데 밖에서 계속 사먹네. 사실 그렇게 많이 사먹는 것은 아닌데 내가 수입이 없다보니 좀...........그렇다. 흑 ㅠㅠㅠㅠ 


다음에 간다면 카프레제는 시키지 않을 것이고 파스타 양 좀 적게 달라고 해야겠다. 너무 많다. 남여 상관없이 셋이서 2인분 먹어도 될 듯. 아니면 맥주에 피자 먹어야지 (마셔야지라고 쓸뻔했다. 내가 암만 음식을 흡입하긴 하지만 피자를 마셔야지 라니!!) 


사람들이 많이 오는 걸로 보아하니 나쁜 식당 같지는 않은데 특별히 맛이 있진 않다. 추천하려고 블로그에 쓰는 것은 아니고 그냥 이런 곳도 있다고 알아두라고 쓴다. 지나가다 보게 된다면 ' 아~ 여기가 거기구나! ' 하고 속으로 반갑게 인사라도 하면 굿 ㅋㅋㅋㅋ 아래는 외관 모습. 어두워서 잘 안보이네. 매우 평범하다. 인테리어가 끌리는 그런 곳은 아니다. 








PORTOFINO RISTORANTE & PIZZERIA


Scheffel Str. 28 (Ecke Mecator Str.)

60318 Frankfurt am Main


전화 : 069 / 48986780

영업시간 : 일 - 금 11.30 - 14. 30 & 17.30 - 23.00 / 토요일 17.30 - 23.00

웹사이트 : www.portofino-frankfurt.de

가  는 법 : U5 Muster schule 역에서 도보 5분 이내 / U4 Merian platz 역에서 도보 5분 (구글지도 참조)


* 식사 마치고 Merian platz로 걸어가서 Berger Str. 구경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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