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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드디어! 머리를 잘랐다!! 작년 5월에 결혼식 끝나고 집근처에 거의 10년 단골 미용실에서 파마를 하고 독일에 온 이후로 단 한번도 머리 손질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앞머리만 세 번 정도 집 근처 동유럽 여자들이 하는 미용실 가서 5유로 주고 자른 게 전부다. 그런데 여기 미용실 수준이 말 그대로 그냥 '자르기' 만 하는 정도라서 늘 불만족스러웠다. 사진을 보여줘도 그냥 자기 맘대로 자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워낙에 손재주도 없고 그래서 스스로 자르는 것 보다는 나았지만 진짜 그냥 마지못해 자르고 있었다. 이렇게 앞머리를 겨우겨우 처치하면서 있다가 귀찮아서 아예 그냥 길러보자 하고 코 정도까지 꾹 참았는데 나날이 못생겨지고 이마에 앞머리가 너무 찰싹 달라붙어서 정말 추레해보였다. 암만 머리를 매일 감고 꾸민다고 꾸며봐도 도저히 초췌해서 거울 보기가 너무 짜증이 나서 그냥 한인 미용실에 다녀왔다. 


프랑크푸르트에 한인 미용실이 몇 군데 있는데 나는 에쉬본에 있는 **머리에 다녀왔다. 전화로 예약하니 남자분이 받으셨는데 (아마도 원장님) 조금 불친절해서 좀 당황스러웠다. 예약 가능한 시간 물어봐서 정하고 컷트 가격을 물어봤는데 머리 길이에 따라 다르다고 와서 봐야한다고 하길래 가슴정도까지 오는데 얼마정도 하냐고 다시 물었더니 봐야 안다고 가격은 와서 깎으라고 이러는데 진짜........어이 없었다. 깎으려고 하는게 아니라 대략적인 값을 알고 싶어서 그런거라고 하고 그냥 알았다고 하고 끊었다. 


아니 뭐 누가 싸게 해달랬나.. 누굴 거지로 보나.. 참나.. 얼척 없었지만 그래도 갔다. 어쨌든 머리를 해야하고 집에서 가까우니까. 머리하면서 보니 손님들은 많이 오는 것 같았다. 특히 3, 40대 회사원처럼 보이는 남자들이 많이 왔다. 평일은 아무래도 일하니까 주말에 다들 오는 것 같았다. 보니까 원장님은 직접 손님을 안 받는지 방에서 안나왔고 여자분 2명, 남자분 1명이서 손님 접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 머리 해주신 여자분 1분 빼고 나머지 2분은 다 많이 어려보이시고 아직은 배우는 그런 단계인 것 같았다. 



내 머리는 가슴정도 길이였고 32유로 정도 내야한다는데 29유로에 해주셨고 앞머리 파마 20유로까지 해서 총 49유로 냈다. 파마가 오래되서 머리 끝이 엉키고 갈라져서 다듬었는데 약 8cm 정도 잘랐다. 앞머리는 내가 이마가 넓고 숱이 없어서 앞머리와 옆머리 연결 부분을 좀 잘 만져달라고 했는데 딱히 공들여서 만져주시진 않은 듯.. 앞머리 자른것도 좀 약간 쥐파먹은 느낌........? 별로 가지런하고 깔끔하게 안 자른것 같았는데 파마하니 볼륨이 있어서 꽤 괜찮다. 지금은 흡족한데 파마 풀리면 쫌 이상해질 것 같아서 걱정된다. 


머리에 파마기가 아직 아주 조금은 남아 있어서 전문가가 롤빗으로 살짝살짝 드라이하면서 다듬어주니 괜찮아서 꽤 만족한 기분으로 미용실문을 나섰고 집에 와서도 좋긴 했는데 솔직히 전반적으로 컷트는 그냥 딱 보통 같고 미용사 분은 친절하셨다. 



그리고 서비스 관련해서 적어 보자면, 처음에 미용실에 딱 들어섰을 때 아무도 대꾸를 안해줬다 15초 정도? 입구에서 멀뚱히 서 있었느라 좀 무안했다. 분명히 직원들 중 한두명이 우릴 봤는데 그냥 시선 안마주치고 자기들끼리 대화를 지속했던 것 같다. 여기서 또 쫌 빈정상했다. 그런데 내가 온 뒤에 들어온 손님들한테는 다 바로바로 어서오세요~ 해줘서 이건 내가 좀 타이밍이 안맞았던 것 같기도 하다.



또 하나는 앞머리 파마롤을 말고 기다리는 동안 편하게 책 보라고 받침 쿠션을 갖다주셨는데 여기에 잘린 짧은 머리카락들이 막 붙어 있었다............ 미용실이니 여기저기 머리카락 날리고 그럴 수 있긴 한데 솔직히 좀 보기 좋진 않았다. 테이프로 떼는 거 진짜 얼마 안걸리는데 남의 머리카락 붙은 쿠션이라니..... 쫌 그랬지만 소심해서 뭐라하지도 못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걍 있었다. 대기시간이 그렇게 길지도 않았고.... 



쓰다보니 내가 너무 까다롭고 단점만 지적하는 인간인가 싶은데 그냥 솔직히 느낀점을 썼다. 프랑크푸르트에 한인 미용실이 몇군데 있긴 하지만 다녀온 사람들의 정확하거나 세세한 리뷰가 하나도 없어서 애를 좀 먹었기 때문에 혹시나 나처럼 다른 한인들과 교류하지도 않고 정보 얻을 곳이 오로지 인터넷 밖에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 



불친절한 후기를 쓰긴 했지만 또 갈 의향은 있다.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말 잘 통하는 독일 미용실, 동유럽 미용실, 터키 미용실 등등 가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가격 차이도 별로 없을테고. 게다가 앞머리 비용은 내가 가던 동유럽 미용실하고 똑같다! 


그리고 한인 미용실이 있는게 어디냐 ㅠㅠ 밀라노에서 회사분들 + 그 분 부인분들까지 간다는 중국 미용실에 갔다가 8유로로 값은 쌌지만 머리가 개망해서 진짜 우울하게 보냈었다. 그리고 한번은 휴가가기 전에 이쁘게 하고 간답시고 7월에 집에서 머리하는 일본인한테 자르러 갔다가 땡볕 내리쬐는 거실 커다란 현관거울 앞에 허접한 의자에 앉아서 선풍기 지한테만 트는 미용사한테 땀 뻘뻘 흘리면서 진짜 아주아주 살짝 다듬고 21유로 낸 적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밀라노에도 한인 미용실이 있긴 했는데 별로 좋은 얘기를 못 들어서 안갔었다. 


그래서 내 생애 가장 비싸게 주고 커트를 했지만 (한국과 유럽 물가 차이 때문에 어쩔 수 없긴 하지만) 매달 가는 것도 아니고 약 10개월을 참다 간거고 다음에 미용실 가려면 또 몇개월 있어야 하니까 맨날 머리 부시시하고 지저분한걸로 스트레스 받느니 그냥 49유로 내고 마음 편한 게 백번 낫다. 게다가 여긴 또 석회물이라서 샴푸 좋은 거 비싼거 쓰고 린스, 트리트먼트 암만 해봐야 머릿결은 맨날 개털이다..............



다음에는 다른 미용실에 한번 가보고 싶기도 하다. 값은 아마 비슷할테고 어디가 더 나하고 맞는지 궁금하다. 





* 내가 다녀온 ** 머리 가격  참조 


- 남성 컷트 : 23유로 (샴푸 포함)

- 여성 컷트 : 가슴 기장 32 유로 (샴푸 불포함)

- 앞머리 컷트 : 5유로 

- 앞머리 파마 : 20유로

- 셋팅펌 : 110~120유로부터 시작 (어깨 정도 기장)

- 매직 : 150유로 부터 시작 



+ 지금 미용실 다녀온 지 거의 2주 됐다. 첫 날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는데 점점 하루 이틀 지날수록 그냥 그렇다. 앞머리 파마는 생각보다 너무 빨리 풀려서 당황스럽다. 다녀와서 처음에 후기를 쓸 때는 비싸도 그러려니 감수해야지 싶었는데 지금은 글쎄..  처음 후기 쓸 때는 별 3개 (5개 만점) 라는 느낌으로 썼는데 지금은 별2개만 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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