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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그냥 일기

7월이다

나실이 2015. 7. 1. 23:15

  벌써 7월 1일이다. 2015년도 반이 다 지나갔다. 아직 여름 휴가도 안갔는데 좀 있으면 크리스마스가 올 것 같은 느낌은 뭐지.....? 요즘 프푸 최고 기온이 34도 주말에는 37도가 예상될 정도로 미친듯이 더운데도 불구하고 왜 벌써부터 겨울을 떠올리며 조급해하는걸까. 이게 다 잡생각 때문인 듯. 아무튼 독일은 지금 너무 덥다. 하늘은 구름 한 점없이 참 맑은데 그만큼 햇빛이 엄청나게 내리쬔다. 사람 마음이 간사한게 맨날 흐리고 추울 땐 차라리 더운게 낫다고 막 그랬는데 실제로 더우니 또 싫다;; 



  한국에, 서울에, 서울 근처에 있다 여기로 오니까 시골 온 것 같다. 너무너무 조용하고 사람들도 정말 없다. 확실히 서울이 어마어마하게 대도시다. 지금까지 나는 별로 대도시 체질도 아니고 시골 살아도 괜찮고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프푸에 있다가 서울 가보고 아니라는 걸 느꼈다. 역시 서울이 짱이다 ㅠㅠ 사대문안이 최고인듯.. 볼거리 먹을거리도 많고 그냥 계속 살던 곳이라 그런가 복잡하고 사람에 치이고 그래도 역시 서울이 좋다. 



  프푸 공항에 내려서 차 타고 집에 오는데 마치 별세계 여행 하고 돌아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여기서 다시 친구도 없고 그냥 조용하고 밍숭맹숭(?)한 나날이 다시 시작될거라고 생각을 하니 후 ... 앞으로 어떻게 계속 살지 자신이 좀 없기도 했다. 내가 생각해도 진짜 웃긴듯. 한국에서 올린 게시물에는 계속 ' 아 한국 너무 답 없어. 못 살거 같애 ' 이래놓고 독일 오자마자 다시 또 ' 아 독일에서 못 살거 같애. 외국 시러염. 이방인 즐 ' 이러고 있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런 잡생각을 다 없애려면 일을 해야 하는데 나는 아가리 다이어터 + 아가리 구직자인가보다. 집에 오니 또 만사가 귀찮음.......... 네..... 제가 이렇게 나약한 인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외롭다. 사실 외로우려면 나보다 올빠가 더 외로울텐데.. 한국에서 친구들 실컷 만나고 가족들하고 있다온 내가 뭐가 그리 외로운지 스스로도 이해가 잘 안되지만.... 그동안 계속 혼자 있다가 반짝! 사람들을 만나고 오니 그 여파가 훨씬 더 큰 것 같다. 다시 또 혼자가 되었구나. 같이 청하를 마실 사람이 없구나. 식구들하고 외식하러 갈 일이 없구나 등등. 


  마음이 단단하지 못할 때의 한국행은 어찌보면 독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무튼 큰 리스크가 있는 것 같긴하다. 한국 가서 있는 동안 너무 즐겁고 좋은 만큼 다시 외국으로 왔을 때 너무 허무하다. 스윙이고 뭐고간에 그냥 다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아휴. 남들은 지금 독일을 못 와서 난리인데 난 왜 이럴까. 또 또 땅을 파고들 기세.... 



  그냥 그렇다구요.. 어차피 일기장처럼 쓰는 블로그니까. 



  친구가 예전에 일본에 어학연수 가 있을 때 느꼈던 것이 맛난것도 많고 볼 것도 많고 맛난 술도 많고 다 너무너무 좋은데 문제는 같이 즐길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막 졸라..... 천국인데 나 혼자야!!!?!?!?!?!! 젠장!!!!!!!!!!!! 이런 느낌. 내가 이렇다. 여기 진짜 맥주, 와인 등등 술 넘쳐나고 옆나라 프랑스도 가고 스위스도 가고 유럽 여행도 한국에서 오는 것보다 훨씬 편한데 혼자라고!!!!!!!!!!!!!!!!!!!!!!!!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던 vs 글 중 유명한 게 하나 있다. 김태희인데 무인도에 살기 vs 친구 졸라 많은 비둘기로 살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엔 도대체 이게 뭔 소리야. 이런걸 왜 해 싶었는데 지금은 이해된다. 딱 내 심정이 저렇다. 물론 내가 김태희라는 건 아니고 무인도에 있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그렇게 느껴진다구요.... 겉에서 보기에 모든 조건은 완벽하고 좋은데 혼자 쓸쓸히 있느냐 아니면 도시에서 더러운 비둘기지만 친구들과 함께 행복하게 사느냐...



  7월 첫 글. 독일 와서 처음 쓰는 블로그인데 이렇게 우울한 내용으로 시작하다니.. 역시 난 부정적인 인간이야. 숨길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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