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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구글 로고를 보니 뭔 일이 또 있나 싶어서 클릭해봤다. Pluto 라고 뜨길래 응? 세일러문? ㅋㅋㅋㅋ 독어의 압박으로 인하여 한글로 검색해보니 오늘이 미항공우주국(NASA)의 인류 최초의 명왕성 무인 탐사선 '뉴호라이즌스' 가 명왕성에 근접하는 날이었다. 이게 뭐길래 이렇게 로고까지 만드나 싶었는데 무려 9년 6개월간 태양을 등지고 56억 7천만km 를 날아간 거란다. 




홀로 외롭게 그 머나먼 거리를 날아간 결과물 (사진출처: NASA 홈페이지)



  이게 무려 76만8천km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된 것이고 지금까지 찍은 사진들 중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찍은 것이라고 한다. 와 칠십육만팔천키로미터라니..............감도 안 잡힌다. 서울 - 몬데비데오(우루과이 수도) 거리가 1만9606km, 서울 - 뉴욕 1만1068km 서울 - 파리 8976km 인데 칠십육만킬로미터 ㄷㄷㄷㄷㄷ 서울 뉴욕 왕복을 약 34번 정도 해야 하는 거리이다. 참고로 지구 둘레가 4만km라고 하니 진짜 그야말로 엄청난 거리이다. 


  그나마 이것도 9년 넘게 날아가서 찍은 것이라고 하니 참... 식상한 말이긴 하지만 우주는 정말 넓구나. 나는 진짜 먼지만도 못하구나 싶으면서 막 다시 또 허무해지려고 한다. 그저 놀랍다. 뉴호라이즌스 호가 2006년 1월 19일 지구를 출발하여 한국 시간으로 7월 14일 오후 8시 49분 57초에 명왕성에 가장 가깝게 다가갔다고 한다. 가깝다고 해도 명왕성과의 거리는 1만2천550km 이고 지나치는 속도도 무려 시속 4만9천600km 라고........ 거의 10년을 날아갔는데도 1만키로 떨어져서 스쳐 지나가다니...


  찾아보니 지구 - 명왕성 거리는 가장 가까울 때는 42억 5천만km 이고 멀 때는 75억 5천만km이다. 이 거리가 어느 정도냐면 태양빛이 명왕성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만 평균 5시간 반, 지구와 교신할 때도 전파가 오가는 데 9시간이 소요되는 거리이다. 와 정말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는다. 그런데 더더욱 놀라운 것은, 뉴호라이즌스호가 현재까지 발사된 나사의 우주 탐사선 중 가장 빠른데 이걸 움직이는데 소요되는 에너지가 가정용 전등 100와트 짜리 2개에 소요되는 전력보다도 더 작단다. 먼 거리를 가야하는 만큼 에너지 절약에 맞춰서 설계되어 있다고. 뭐야..무섭다. ㄷㄷ 과학자님들 정말 천재. 학교 다닐 때 수학 미적분, 싸인 코싸인 등등 배워서 다 뭐에 쓰냐고 투덜거렸었는데 이런데 쓰는군요....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을 가장 가까이서 찍은 사진(윗사진)을 보내온 걸 보고 기뻐하는 나사 과학자님들 (사진출처: NASA)


  난 우주 덕후도 아니고 과학 1도 모르는데 사람들이 박수치며 환호하는 이 사진을 보니 괜히 막 감동 받아서 울컥울컥 거린다. 우주선의 설계, 제작, 출발, 명왕성 도달까지 15년이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저 사람들의 심정이 어떨지 상상도 잘 안된다. 마치 자식이 커서 첫월급 타오는 느낌과 비슷할까? 월급 못 타와도 내 새끼 우쭈쭈 할 것 같은데 사진까지 찍어 보내다니 진짜 엉덩이 마구마구 두드려줄듯. 




  뉴호라이즌스의 명왕성 최근접점 도달 카운트다운을 외치고 있는 뉴호라이즌스팀과 관람객(?)들 (사진출처 : NASA)


  이 사진이 더 극적이고 격동적이긴 하나 나는 윗 사진이 좀 더 감동과 환희가 더 느껴진다. 두 사진 모두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응용 물리학 연구소(APL)에서 찍혔다. 그런데 왜 나사에서 관찰 안하고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소 가서 하나 싶어서 찾아보니  이 곳에서 NASA의 뉴호라이즌 임무를 관리하며 페이로드(?? 뭔지 모름)의 운영 및 과학 계획을 수행한다고 한다. 와 미국 대학 짱, 미국 항공 우주국 짱. 성조기 들고 환호할만 하다. 역시 미국이 갑. 그나저나 Applied Physics 가 뭔가 싶어서 '응용물리??' 이랬는데 찾아보니 맞다. 어플라이드 피직스가 응용 물리학이구나. 그렇구나..... 어우 단어 보기만 해도 막 머리가 아파온다. @_@





지구, 명왕성, 명왕성의 위성인 카론 (사진 출처 : NASA 홈페이지)


  명왕성 최근접점을 통과한 뉴호라이즌스호는 앞으로 명왕성의 그림자가 생기는 공간과 명왕성의 위성 중 하나인 카론의 그림자가 생기는 공간을 차례로 거친 뒤 태양계 밖으로 향할 예정이라고 한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카이퍼 벨트로 알려진 소행성들을 탐사한다고 한다. 카이퍼벨트는 수 천개의 소행성들로 이루어진 원반 형태의 띠로 해왕성 근처부터 명왕성 궤도 넘어까지 형성되어 있는데, 명왕성이 이 카이퍼 벨트의 하나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실제 크기가 달보다 작고 질량과 중력도 행성이라 보기에는 마찬가지로 너무 작다는 등의 이유로 국제 천문 연맹은 2006년 8월 24일에(뉴호라이즌스 출발 7개월 후) 태양계 행성 지위를 박탈하였다. 왜소행성으로 강등되면서 소행성번호 134340 을 붙여 주었다. 


  명왕성 오빠........퇴출되었어 ㅠㅠㅠㅠ 지들이 맘대로 넣었다가 다시 빼고 난리야 ㅠㅠ 왕성이 오빠는 그냥 자기 할 일 하면서 조용히 있었을 뿐인데.... 


  나는 뼛속까지 문과인 관계로 이 모든 상황들이 그저 너무나 신비롭고 신기하다. 천문학은 정말 로맨틱한 학문인 것 같다. 망원경을 통해서 볼 수 있긴 하지만 실제로 만져보고 실험하면서 공부할 수가 없이 수학적, 과학적 계산들과 우주선을 쏘아 보내도 몇 년씩이나 가야 겨우 도착하는 그런 미지의 세계를 공부한다니...........!!! 마냥 대단하기만 하다. 그냥 상상이 잘 안된다. 그리고 지난번에 개기일식처럼 몇십년만에, 몇백년만에 오는 우주 이벤트들을 보는 것은 진짜 그야말로 로또인데!!! 환생을 몇 번 거듭해도 못 볼 수도 있는건데...... 와 엄두가 안난다. 나는 그냥 모히토나 쪽쪽 빨아 마시면서 짜져있어야겠다...... 



  아래는 명왕성 오빠의 로맨틱함과 감수성을 잘 표현한 시 한 편. 


 

  그리고 감성과 낭만의 절정! 지식채널 e 에 나온 소년과 행성X 라는 제목의 이야기. 인터넷에는 명왕성 발견자의 근황 이라는 제목으로 돌아다니고 있다.동영상 링크와 인터넷에서 저장한 캡쳐본 둘 다 올린다. (지식채널 e 정말 사랑함♥)











  와..... 진짜 ㅜㅜ 사실 이 캡쳐는 예전에 봤을 땐 그냥 ' 아 그렇구나 ' 이러고 넘어갔다. 그런데 오늘 뉴호라이즌스 소식을 접하고 다시 보니 눈물 나려 한다. 그리고 클라이드 톰보의 유해를 실은 나사 bbb 님들 정말 최고!!!! 너무 멋지다. 암만 봐도 천문학은 낭만적이다. 


  쓰다 보니까 갑자기 영화 콘택트가 생각난다. 이 유명한 영화를 나는 올 해 처음 봤는데 명작이라는 얘기를 하도 듣고 봐서 그런가 큰 감흥은 없었다. 영화가 나온 지 꽤 오래 되기도 했고 그저 조디 포스터 이쁘다 이러면서 봤는데 오늘에서야 드디어 ' 아 명작이 맞구나 ' 싶다. 조디 포스터가 어릴 때부터 우주를 관측하고 연구한 것과(자세한 내용은 스포 될까봐 생략) 클라이드 톰보가 평생을 연구하고 죽어서 뉴호라이즌스호에 실려 명왕성(근처)까지 간 거랑 정말 너무 똑같다. 역시 현셜이 더 영화 같구나. 콘택트 다시 찾아 봐야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태양계 행성 이런 얘기가 나와서 독일에서는 행성들을 어떻게 외우는 지 적는 걸로 포스팅을 마무리 해야겠다. 우리는 예전에 '수금지화목토천해명' 이렇게 외웠는데 독일은 뭐라고 외울까? 


 " Mein Vater Erklärt Mir Jeden Samstag Unsere Neun Planeten "


  문장을 직역해보면 ' 나의 아빠는 매주 토요일마다 우리의 9개 행성을 설명해준다 ' 라는 뜻인데, 문장 뜻으로 외우는 건 아니다. 우리가 수(성)금(성)지(구) 이런 식으로 단어 앞머리를 따서 외운 것처럼 이 문장도 각 단어의 앞머리 알파벳을 따서 행성 이름을 외우는 것이다.


Mein      : M → Mars  화성 

Vater      : V → Venus 금성

Erklärt    : E → Erde 지구

Mir        : M → Merkur 수성 

Jeden    : J → Jupiter 목성

Samstag : S → Saturn 토성 

Unsere   : U → Uranus 천왕성

Neun     : N → Neptunn 해왕성 

Planeten : P → Pluto 명왕성 



 그런데 왜 자꾸 나는 세일러문이 생각나지...... 아무튼 이렇게 외운다고 어학할 때 배웠던 기억이 나는데 그걸 이렇게 써먹네? ㅎㅎ 뭐든 배워놓으면 다 쓸모가 있다. 쓰는 김에 각 행성들 단어의 성도 찾아봤는데 금성과 지구 빼고는 모두 남성이다. 갑자기 그리스 로마 신화가 떠오른다. 이러다가 네버엔딩 명왕성 포스팅이 될 수 있으므로 그냥 여기까지만. 



  어쨌든 오늘 포스팅은 뭔가 굉장히 공부하는 느낌이다. 학구적이야 ㅎㅎ 사실 관련 기사들을 보면서 자꾸 드는 생각이 뉴호라이즌스가 저렇게 9년 6개월을 날아갈 동안 나 새끼는 무엇을 했나 ㅠㅠ 휴.... 이 드넓은 우주에서 쓸모 있는 먼지가 됩시다. 




* 참고 사이트 : 명왕성으로 떠난 뉴호라이즌스호(클릭) / 위키백과 명왕성(클릭)  / 미항공우주국 NASA(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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