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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육아

황달로 고생한 기록

나실이 2021. 12. 1. 04:31

  심각한 질병은 아니지만 초보 엄마 아빠를 애태우게 하는 황달. 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출산 후 3일 입원하고 퇴원시, 이유의 U2 검사를 하였는데 황달이 있다고 하였다. 이 때부터 약 2달에 이르는 황달로 인한 걱정과 고생이 시작 되었다. 

 

  신생아 황달 종류, 원인 등은 인터넷에 찾으면 무수히 많이 나오므로 그냥 생략하고 그동안 병원 가서 피검사 하여 확인한 빌리루빈 수치와 경과 등을 아래 표와 같이 간단히 남겨본다. 

 

날짜 나이 황달 수치 
(빌리루빈)
상황 수유
17.09.2021 3일 측정 안함 퇴원하면서 U2 검사 시 황달 증상이 보인다며 2일 뒤로 약속 잡아줌 모유
19.09.2021 5일 안알려줘서 모름 약속 잡은대로 산모 입원실로 갔으나 수치가 높다하여 Kinderklinik 으로 보냄. 가보니 황달 증세가 심하여 입원하여 광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함 모유, 분유
20.09.2021 6일 20   분유
21.09.2021 7일 15 15면 퇴원하여 집으로 가도 된다고 하여 집으로 옴 분유(병원), 모유
23.09.2021 9일 16.5 수치가 안떨어져서 이틀 뒤로 다시 약속 잡아줌 모유, 병원 다녀온 뒤로는 분유
25.09.2021 11일 13.6 23일 오후부터 25일 오전까지 분유를 먹여서 그런가 수치가 내려감 분유
27.09.2021 13일 11.5 계속 분유를 먹였고 이 정도 수치면 더이상 병원에 안와도 된다고 함. 집에 와서는 다시 모유 먹임.
그러나, 이 날 이후로도 계속 얼굴은 노랗고 눈 흰자위도 살짝 탁하면서 노란빛이 있었음.
분유, 모유
14.10.2021 30일 12.5 얼굴이 다시 많이 노랗게 되어서 헤바메에게 물어보니 소아과에 가보는 게 좋다고 하여 급히 다녀왔고 이상 없다고 함 모유
19.10.2021 36일 13.6 소아과에 U3 검사하러 가서 그동안의 황달 이력 읊어주고 피검사 다시 해보니 수치가 조금 오름. 획스트 Kinderklinik 가보라고 처방전 받음. 모유
25.10.2021

42일 10.7 간 초음파 하였는데 아무 이상 없었음. 다행히 빌리루빈 수치가 내려감 모유
08.11.2021 56일 6 최종 빌리루빈 수치 6. 더이상 병원 안와도 된다고 하였고 원인은 모유였으며, 계속 모유 수유 해도 된다고 함. 모유

 

  마지막에 빌리루빈 수치 6 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어찌나 안심이 되던지... 드디어 끝났구나 싶었다. 아시아 아기들은 황달이 많이 걸린다고 하지만 이유의 경우는 처음에 출산 직후에 너무나 못 먹은 게 원인이 아닌가 싶다. 출생 하고 24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둘째날 분유 20-30미리 겨우 먹었고 셋째날은 60미리 먹었나? 제대로 먹질 못했다. 병원에 있는 동안 간호사와 헤바메한테 물어봐도 태어나고 24시간 동안은 안먹어도 괜찮다고 하고, 아기가 자는데 깨워서 먹여야 하냐고 물어봐도 굳이 일부러 깨울 필요는 없고 자기가 깨서 울면 먹이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물론 중간 중간에 병원에 비치된 압타밀 액상 분유 가져와서 먹이려고 해봤으나 도통 먹지를 않았다. 

 

  획스트 병원의 Kinderklinik 에 처음 갔을 때, 거기에서 하는 말이 아기가 나오면서 힘을 많이 써서 많이 피곤했고 그렇다보니 힘이 없어서 잘 못 먹고 잘 못 먹으니 계속 피곤하고 그러니 또 잘 못 먹고 그래서 황달이 온 것 같다고 했다. 이 얘길 들으니, 그러면 산모 입원실에서 말해준대로 안일하게(?) 먹였으면 안되었구나 싶었다. 

 

  생각해보니까 이제 막 태어났으니 잠을 많이 자는 것이 맞지만 이유는 그보다는 좀 처져서 잠을 잘 때가 많았던 것 같다. 입원실에 있을 때 간호사와 헤바메들은 아기가 잘 안먹는데도 왜 괜찮다고 했는지 이해가 잘 안되었다. 물론 엄마인 내가 아기를 케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나도 초보라서 잘 모르고 그래서 물어본건데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고 생각만큼 먼저 케어해주는 것이 전혀 없었다. 다들 전반적으로 친절하긴 했지만, 내가 먼저 묻기 전에는 먼저 알려주거나 하는 것이 전혀 없었다. 결국에는 내가 너무 공부를 안하고 아기를 낳았나? 하는 생각까지 했다. 

 

  인터넷 여기저기 검색을 정말 많이 했는데, 다들 하는 말은 시간이 한참 지나야 본래의 얼굴색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모든것이 다 지난 지금 생각하면 저 말이 맞다. 어디에 문제가 있지 않는 이상, 기다림이 해결해준다. 하지만 초보 엄마 아빠는 기다릴 여유가 전혀 없고 그저 걱정되서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초반에는 얼굴 뿐 아니라 몸통까지 많이 노랬었고 분유 먹여서 수치가 한번 떨어졌던 때 이후로는, 얼굴이 계속 여전히 노란색이었고 몸통까지 내려오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10월 중순에 다시 황달 수치 검사할 때는 정말 많이 노란색이었다. 딱 보면 바로 티가 났다. 

 

  황달 때문에 이유 본인도 힘들었겠지만, 출산하고 나서 얼마 안되서 병원 갔다오니 진짜 힘들었다. 특히 제대로 앉을 수가 없어서 집에서 작은 쿠션 가져가서 앉고 있었고 예약 시간에 가도 대기가 너무 길어서 계속 앉아서 기다리다 보니 어깨랑 목이 진짜 빠개질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처음에 한번만 같이 갔고 그 이후로는 올빠 혼자서 다녔다. 올빠는 이유 출생날로부터 2주 휴가를 냈었는데, 이 휴가 기간 동안 병원 왔다 갔다 하느라 진을 다 뺐다. 병원에 가서 무한정 대기하고 있는 것이 정말 사람을 힘들게 한다. 여기에다가 독일어의 스트레스가 추가 되었다. 병원만 안다녔어도 올빠가 조금 여유(?)롭게 육아를 했을텐데, 너무 체력을 다 썼다.

 

  나의 경우에는 이유가 광선 치료 받느라 입원했을 때, 걱정은 너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나마 쉴 수 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었고 병원에서 전문가들이 케어 잘 해주겠지 하면서 마음 편히 생각하려고 했다. 왜냐하면 이 때 모유 수유 직수가 안되어서 진짜 괴로웠다. 수유 시간이 다가오는 게 두려웠고 결국은 유축해서 줬었는데 3시간 마다 유축하는 것도 너무 피곤했다. 육아가 이제 막 시작된 시점 + 내가 태어난 이후로 가장 안좋은 몸상태의 콤보로 인하여 정말 뭘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몸이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병원에 가는 횟수 만큼 이유는 피를 뽑혔다. 발 뒤꿈치, 손등, 이마와 정수리 사이 등등 여기저기에서 골고루 피를 뽑았다. 피 뽑는 것을 처음 봤을 땐 진짜 맴찢이었다. 생후 5일째였는데, 첫 시도에서 못 해가지고 다시 찌르고 이유는 막 울고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이 때 부모가 된 심정? 마음?을 처음 느꼈다. 

 

  다른 병에 비하면, 신생아 황달은 정말 별거 아니지만 당시에는 너무 걱정이 되었다. 왜냐하면 먹기도 잘 먹고 대소변도 많이 잘 보는데 도대체 왜 수치가 내려가지 않는건지.... 수치가 조금이라도 내려가야 할텐데, 오히려 더 오르니 걱정도 되고 답답하기도 하고 의사들은 계속 모유 먹여도 된다고 하니 언제 좋아지나 그저 걱정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빌리루빈 수치를 쟀을 때, 획스트 킨더 클리닉에서 말하기를 황달의 원인은 모유라고 했다. 그 전까지는 킨더 클리닉 갈 때마다 물어봐도 ' 모유 때문 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 이렇게 말을 했었다. 우리가 분유를 먹여 본다고 했을 때도 너네가 원하면 그렇게 해도 돼~ 이런 식의 뜻뜨미지근한 반응이었는데 결국 모유 때문이었다. 우리의 추측으로는 이유가 점점 성장하면서 장기도 좀 더 발달이 되고 소화 능력도 좋아져서 모유에 들어 있는 인 성분을 잘 소화하게 되어서 황달 수치가 내려간 게 아닐까 싶다. 

 

  아기가 황달일 때는 발과 몸통 (간이 있는 부분)을 따뜻하게 해주고 햇볕 많이 쐬주라고 하는데, 이 방법들은 사실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물론 아예 안하는 것보다는 나았겠지만 이것들로 인하여 황달이 크게 나아지진 않았다. 

 

  지금은 얼굴색이 당연하지만 완전 정상이다. 언제 그렇게 노란색이었나 싶을 정도다. 당시에는 시간이 지나면 없어진다고 뽀얗게 된다고 하는 얘기들을 정말 안믿었는데, 간에 이상 있거나 다른 심각한 문제가 있는게 아니면 정말 피부색이 건강하게 돌아오더라. 신기하게도. 

 

  앞으로 이유에게 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그저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모든 부모가 바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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