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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그냥 일기

프리미엄 워터??

나실이 2010. 12. 22. 08:02
아기자기한 소품들 구경 좀 하려고 몇 년만에 텐바이텐 들어갔다가 진짜 어이가 없어서 쓴다. 프리미엄 드링크니 워터니 하면서 외국 생수, 음료수를 파는 업체가 있는데 가격이 너무 어이가 없다. 

Acqua Panna 라는 상표명의 생수. 대형 슈퍼마켓에서 1.5리터 * 6 가 4500원 정도이고 생수들 중에서 조금 비싼 가격이지만 맛 있어서 가끔 사먹는다. 그런데 텐바이텐 입점 한국업체가 파는 가격보니 250ml * 3 - 5400 원이다. 헉 이게 말이 되는 가격인가? 그 아래 써놓은 설명이 더 가관이다. 


(사진은 구글검색)


아로마나 향이 너무 강하지 않은 음식과 잘 어울린다.
너무 강하거나 오래 지속되는 듯한 맛은 찌꺼기가 없고 염분이 적은 아쿠아 파나와 잘 어울린다.

기타
가볍고 깨끗한 무탄산 아쿠아 파나는 와인과도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와인리스트에 포함될 수 있다.
부드럽고 벨벳 느낌의 탁월함이 향을 더욱 북돋아줄 뿐만 아니라 어떤 음식,와인과도 아주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가관이다. 제주 삼다수 이런 것처럼 그냥 마시는 물일뿐인데... 이건 마치 ' 제주 삼다수는 돼지 기름 두르 갓 부쳐낸 바삭한 파전과 먹어도 느끼하지 않고  족발에 곁들어도 냄새가 안나며 깔끔하고 시원하며 잘 어울린다 ' ' 막걸리, 소주, 청하 등 어떤 술과도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  이러는 거랑 똑같은거 아닌가? 벨벳느낌의 탁월함은 어떤 물 맛이지? 향을 북돋아줘? 뭐 아쿠아판나 제조업체에서 주는 홍보자료, 제품 소개를 번역한 것이겠지만 그래도 황당하다. 

사람들 리뷰보니 병이 디자인이 이뻐서 인테리어에 좋다는 리뷰가 많고 물 맛있다는 리뷰도 좀 있다. 내가 보기에는 디자인이 이뻐서 사는 것 같다. 슈퍼에서는 병 안팔고 위의 사진 맨 오른쪽의 플라스틱통에 담긴 것만 파는데 레스토랑 가서 시키면 병이 나온다. 레스토랑에서 시키는 물은 거의 다 병에 담겨 나온다. 아무튼간에...이태리에서는 그냥 슈퍼가면 널려있고 한국에 제주 삼다수, 석수 등등 (또 뭐 있나..물상표가 기억이 안나네)이랑 똑같은 상표이다. 

위키피디아에도 나오는거니 어느정도 인지도(?) 있나보다. 토스카나의 Villa Panna 에서이름을 따왔고16세기 메디치가문이 자기네 소유의 토지에서 나는 온천수를 마셨었다고 한다. 주인없는 다른 온천수들은 동물 배설물등으로 인하여 오염되었었다고 한다.
네슬레가 인수하였으며 (산펠레그리노도 네슬레 것) 유럽과 북미지역에 공급을 맡고 있다. 올 해 5월에힐튼 호텔등 전세계 유명 럭셔리 호텔과 계약을 맺었다는데, 아쿠아 판나 물맛이 좋긴한데 그렇게까지 best bottled water 인가? ;; 

아무튼 이런 정보들을 보니 우리나라에서 저 가격에 팔릴만도 하구나. 이태리는 원산지다 보니까 비싸지 않은거고 한발자국이라도 벗어나면 16세기 메디치 가문이 마시던 토스카나 원산지의 고급 이태리 물 !!! 우리나라로 치면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던 이천쌀 이렇게 이해하면 될려나. 


텐바이텐에 이태리 물이 하나가 더 있던데..바로 Ferrarelle . 반 탄산수이다. 탄산이 심하지 않아서 여름에 더울 때 나도 자주 마신다. 로마에 있을 때 이태리애들이 맨날 이거 마셔서 덩달아 마시게 되었다. 점심 먹으러 가던 Bar 에 탄산수는 이거밖에 없었다 ;; 


한국 가격은 330ml * 3 - 8800원이다. 이태리 현지 가격은 1.5 리터 * 6 이 4천~4500원 사이로 아쿠아 판나와 큰 차이는 없다. 이 물도 그냥 '물' 이다. 저 가격에 팔릴만큼 별로 특별한 것 없다. 탄산수라는 점 빼고. 서양은 슈퍼에 물코너 가면 일반 미네랄 워터랑 탄산수 이렇게 두가지로 나뉘어져 있지만 우리나라는 어차피 탄산수 거의 안마시니까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 


프리미엄워터, 하와이 심해에서 끌어올린 해양 심층수, 뭐 북극빙하수, 산소물 등등 요즘은 백화점에 워터바도 생기고 와인 소믈리에처럼 물 추천해주는 사람도 있고 와인 한잔 마시는 것처럼 물 한잔 (200-300ml 한 병 마시는 거겠지) 마시고 그런다는데.....................솔직한 생각은 돈이 남아돌아서 어디 써야될지 몰라서 저러는구나 싶다. 어차피 업체에서도 나같은 사람이 마케팅 대상도 아니고 그 업체 나름 니치 마켓 공략한 것이겠지만 그냥 좀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든다고 해야하나. 이젠 물도 브랜드 따지나, 외제 물이 좋은가, 제주 삼다수로는 안되나... 꼭 워터바, 워터어드바이저?? 이런거 해야하나....아무튼 별로 긍정적인 생각은 안든다. 

유럽이야 물에 석회가 많고 바로 마시기에 안좋다보니 물을 사다먹는게 보편화되고 이런저런 물 상표가 많은 것인데 이걸 무슨 유럽 어쩌구 저쩌구 건강에 좋아요~ 이러면서 과대, 과장광고 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뭐든지 물 건너오면 비싸고 여기에 이태리, 프랑스 등 유럽 국가명이 붙으면 다시 한번 더 배로 뛴다. 이럴 땐 진짜 유럽국가가 부럽다. 자기네들이 열심히 하는 것도 있겠지만(이태리는 별로 그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이것 말고도 국가명 자체가 브랜드 프리미엄이 있으니까... 한국사람들은 열심히 안하나? 야근도 많이 하고 밤새고 주말근무에...엄청 일하잖아. 그런데 이태리 애들 하루 8시간 칼같이 일하고 마데인이탈리 붙이면 끝이다. 우리는 한국산인거 숨기고 마케팅해야 하는데 ㅜㅜ ... 

어쩌다 세계가 유럽중심 (지금은 뭐 미국, 중심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크게 봤을 때) 으로 흐르게 되었을까. 일본, 한국, 중국, 동남아, 아프리카, 남미 등등 사람들이 유럽가서 성 보고 박물관, 미술관, 성당가고 에펠탑보고 뭐보고 뭐보고 파스타 먹고 와인마시고 하면서 와와 거리고 꺅꺅 거리고 어찌됐든간에 동경하지 않나. 서양애들도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가서 여행하고 좋아하긴 하지만 막 문화를 동경하고 이런건 없다고 생각한다. 식민지배하고 뜯어먹고 침략해서 자기네들 배 채웠어 !!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겉으로 뭐 근엄한척 예의있는 척 신사인척 우리는 문화인 냥냥 ~ 이러지만 뒤로는 지들 챙길 거 다 챙긴다. 절대 손해 안보지. 

아 정말 칭기스칸이 유럽을 정복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역사에서 만약이란 것은 없다지만..그래도...!!! 

유럽을 제외한 다른 지역들이 더 미개한 것도 아니었고 더 발전했던 곳들도 많았을텐데... 서양것들이 다 지배해버렸어 -_-;; 나의 이런 생각 위험한가. 독서를 안했더니 내 생각을 제대로 조리있게 쓰지를 못하겠네. 아이고. 

이태리에서 그냥 일반물인데 한국에서 너무 비싸게 파는게 어이없어서 쓴 글인데 이야기가 너무 엄하게 새나갔네;; 왠지 부끄럽고 민망하다. 

아무튼 진짜 선진국 (개인적으로 이태리는 아프리카라는 생각이 들지만;;)에서 태어나는 것도 특권이다. 
이태리 사람들이 제주 삼다수 마시면서 아 너무 좋아요~ ^^ 이러는 날이 빨리 오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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