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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크리스마스 ~ 다들 트리 장식하고 전구 켜고 선물사고 들뜬 분위기~ 그러나 나는 크리스마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 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우리집이 별로 크리스마스를 챙기는 집이 아니었들어서 그런 것 같다. 그냥 피자 시켜먹고 케잌 먹는 날 정도였고 여름에 옆집 친구 따라 한두번 갔던 여름 성경학교 주최 교회에서 내 이름과 주소를 어찌 기억해주고 현관문 우유, 신문 배달 구멍으로 사탕, 초코렛, 연필 등이 들어있던 빨간 부직포 양말 넣어준 기억이 난다. 그 외에 뭐 크리스마스 선물은 없었다. 내 생일 1월 14일, 동생 3일로 차이 얼마 안난다며 우리 부모님은 항상 크리스마스겸 생일 선물을 주었기 때문이다 ㅜㅜ 어릴 때는 이게 너무 싫었다.
아무튼..이런저런 이유들로 크리스마스가 오든 말든~ 캐롤도 별로 안좋아하고 하니 그냥 아무 생각없이 ' 아 젠장 이번에는 주말에 크리스마스야. 평일에 걸려야하는데 !! ' 이러고 앉아 있던 중 ... 구빠의 주도하에 스테이크를 해먹기로 했다. 밖에서 외식하자고 했으나 돈 아깝고 비싸서 거부했다 ㅜㅜ 흑..
슈퍼가서 프랑스산 안심 3덩이 13유로나 주고 사왔다. 그동안 소고기 몇 번 사서 시도해봤으나 쫌만 구워도 너무 질겨지고 도대체 어떻게 요리해야 하는지 몰랐으나 이번에는 요리책과 여러 블로그를 통해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까지 했다 ㅋㅋㅋ 구빠가 하는걸 옆에서 보니까 매우 쉽다.
자 그럼 고기 굽는 법 !! (소스는 실패했기 때문에 생략..)
1. 고기 양념 만들기! (400g 기준)
올리브오일 1-2큰술, 소금 1/2 작은술, (굵은) 후추가루 1/4 작은술, 디종 머스터드 1-2 작은술 을 섞어서 고기 위에 바르고 냉장고에 1-2시간 재워 놓는다. (난 2시간 재웠고 고기 크기에 따라, 본인 취향에 따라 각 재료 양 가감하면 됨)
그냥 소금, 후추만 뿌려서 재워도 되고 아니면 위의 재료들에 레드와인 1/4컵 넣어서 재워도 되고 방법은 다양하다. 본인이 원하는대로!!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나중에 고기 잘 익으라고 고기 위에 칼을 콕콕 찔러서 칼집을 내기도 하더라.
2. 고기 굽기 !
뜨겁게 달군 그릴팬, 일반 후라이팬 등에 올리브 오일 1큰술을 두르고 살짝 센 불에서 고기의 한쪽 면을 3분간 굽다가 뒤집어 2분간 구운 뒤 약한 불에서 2분간 더 굽는다. 그릴팬에 구우면 자국이 나서 더 이쁘고 먹음직스러워보이나 없으면 그냥 후라이팬에 해도 괜찮다. 단, 상태가 좋은 후라이팬!! 안그러면 찍찍 눌어붙고 비싼 고기 아깝다.
3. 고기 굽고 남은 기름에 호박, 당근, 파프리카 등등 곁들임 채소 잘라서 구워도 맛있다. 고기에서 흘러나온 육즙과 냄새가 기름에 남아 있어서 여기에 야채를 구우면 완전 먹음직스럽게 된다.
4. 고기가 좀 두꺼우면 속에는 완전 빨갛게 너무 레어 상태가 되므로 좀 더 익혀 먹고 싶은 사람은 가스렌지 위에 후라이팬 올려놓을 때 오븐 예열 시켜 놓고 막판에 오븐에서 5~10분 자기가 원하는 상태로 익혀주면 된다. 그런데 너무 익히면 질겨서 맛이 없다. 소고기는 살짝 구워야 맛있다. 입에 물었을 때 베어나오는 육즙 ~ ㅜㅜ 이렇게 쓰고나니 무슨 짐승 같다.
나는 220도 오븐에 5분 가량 더 구웠다. 그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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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다시 봐도 완전 맛나 보여 >_< 겉에가 좀 탄듯(?) 싶지만 속에는 빨간 고기살이 숨어 있어요!!!
요렇게 !
꺅꺅 !!! 왜 저리 붉은거야~ 내가 저걸 먹었다니 좀 징그럽기도 하고 .. ㅋㅋㅋ 근데 맛있었다.
우후후후후 스테이크 완전 간단하구나.. 앞으로 밖에서 사먹을 일 없겠다..
단지 집에서 해먹으면 분위기가 좀 덜하지 ㅜㅜ
아..군침 흐른다... 어제 먹으면서 생각난게.. 예전에 로마에 있을 때 괌사람이 한국에서! 놀러온 적이 있었다. 스테이크 먹고 싶다고 해서 고기 사고 와인 부어가며 후라이팬에 막 했는데 둘 다 제대로 할 줄 몰라서 대실패했었다. 그래도 고기굽고 남은 기름 및 와인에 구운 양파 와 마늘은 맛있었다. 괌사람아! 나중에 만나면 내가 스테이크 해줄게!! 완전 쉬워! ㅋㅋㅋ (괌사람은 닉네임이다. 괌에 사는 사람 아님..)
손님 초대용으로도 좋고 집에서 그냥 기분내기 용으로도 좋고 강추 ! 생각보다 정말 쉽다 ㅎㅎㅎ
그동안 맨날 삼겹살, 목살 먹을 때는 고기에 그리 열광하지 않았는데 인턴하면서 좀 괜찮은 레스토랑가서 난생 처음 스테이크를 먹어본 이후!!! 우와 ~ 사람들이 이래서 고기를 먹는구나 ...... 고기추종자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두툼한 스테이크!! 너무 맛있어...
들판에서 평화롭게 풀 뜯어먹는 소를 내가 잡아먹는다니......좀 잔인하고(이렇게 치면 바다속을 힘차게 가르며 다니는 참치를 비롯하여 온갖 해산물도 먹으면 안되겠지) 최근에 만화책 기생수를 다시 본 지라 인간이 이렇게 활개치며 이것저것 다 먹고 마음대로 살아도 되나 싶지만 .......... 나도 인간인데 어떻게 해 !_ !
죽어서 흙으로 돌아가면 그 흙에서 자란 풀을 소가 먹고 하니까 결국 쌤쌤이......라고 억지로 말도 안되게 결론 지을랜다 ;;; 뭔가 좀 나 정신이상자 같다. 그냥 맛있게 먹었으면 됐지 이런 얘기는 왜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