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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먹부림 기록

Gewürztraminer

나실이 2012. 2. 24. 00:17

요즘 와인 마시고 싶으면 화이트 와인을 많이 마시고 있다. 원래 레드 와인을 더 좋아하였으나, 정말 맛있는 Gewürztraminer 와인을 마시고 나니 그 담부턴 무조건 화이트!!!!!! 

Gewürztraminer 는 포도 품종 이름으로 주로 서늘한 지역에서 재배되며, 독일, 알자스 지방, 이태리 북부에서 재배된다. 독일어인데, 이태리식으로 읽으면 게부르츠트라미네르. 냄새가 일단 상큼하면서 과일향이 풍부하고 맛도 가볍고 산뜻해서 무난하게 마시기 좋다. 내가 처음 이 와인을 알 게 된 게, 3년전에 밀라노 왔을 때 구빠한테 디저트 와인이 마시고 싶다고 하니 사온 것이 바로 아래 사진에 있는 와인이다. 




DOMAINE OSTERTAG
VIN D'ALSACE

2006
Gewürztraminer

가격: 35유로 


  밀라노 시내에 고급 식료품점인 PECK 에 있는 지하 와인코너에 가서 점원에게 추천 받아 사온 것으로 알자스 지방 와인이다. 한모금 마셨는데 너무 맛있어서 굉장히 강하게 기억에 남았었다. 그 뒤로 값이 좀 비싸긴 하지만, 기념일이나 아니면 기분 전환하고 싶을 때 한 병 사서 마셨었다. 재작년에 돌로미티 놀러갈 때도 한 병 사서 가져갔었다. 

  그런데 그 뒤로 마실 때마다 처음 마실 때의 그 적당히 달면서 산뜻한 그 맛이 안나는거다. 오히려 씁쓰름한 맛이라고 해야하나 단 맛이 잘 안느껴졌다. 그래도 내 맘 속의 스페셜한 와인이기 때문에 포기 안하고 2월 1일 기념일에 한 병 또 사들고 갔다. 아니 그런데 이번에는 또 너무 달다. 2006년 빈티지였는데, 올 해가 2012년이고 내가 처음 마셨을 때가 2009년, 마지막으로 마셨을 때가 2010년이니... 시간이 지나면서 단맛이 완전 숙성(?) 되어서 진짜 완전한 디저트 와인이 되버렸다. 파스타, 해물하고 같이 마시는데 아 너무 안어울렸다. 파이 종류랑 같이 먹으니 딱 알맞더라. 

너무너무 아쉬웠다. 맨 처음 접했을 때 너무 맛있고 특별하고 새로워서 내내 가슴에 품고 있었는데... 이젠 완전히 다른 와인이 되버렸다. 한편으론 진짜 이렇게 와인 맛이 달라지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하다. 그 뒤로 레드든 화이트든 어떤 와인을 마셔봐도, 이 와인처럼 마음 속에 콕-하고 들어와 박히는 와인은 없었다. 

아무튼 몇 년 동안 마시던 게부르츠트라미너에 실망(?)하던 중, 완전 맛있는 또 다른 게부르츠트라미너를 만났다!!!!!!!!!! 이건 진짜 운명 ㅜㅜ 

 약 3주전 쯤, 친구랑 와인바에 가서 친구는 화이트 와인, 나는 레드를 더 좋아하니 레드와인 한 잔 시켰다. 레드는 그냥저냥 별다를 게 없었는데 우와 화이트 와인이 완전 산뜻하고 냄새도 좋고 너무너무 기분이 좋아지는 와인 이었다. 결국 병째로 주문해서 다 마시고, 나가면서 2병 사서 한 병 나 가지고 한 병 친구 선물로 줬다. 

 그 와인이 바로 이 아래 사진에 있는 와인!!



 
2010
Gewürztraminer

www.wegerhof.it

가격: 15유로 
 

  내가 좋아하는 남티롤 - 알토 아디제 (이태리 북동쪽 알프스 부근) - 지역에서 난 와인!! 
일단 냄새가 굉장히 좋다. 그야말로 aromatico !! 맛도 상쾌하고 너무 달지 않아서 좋다. 여자들이 1000% 좋아할만한 와인, 술 잘 못 마시고 와인 잘 못 마시는 사람에게 강추 100% !!

  리코타 치즈 들어간 라비올리와 24개월 숙성 파르마 햄을 곁들어 마셨는데, 완전 잘 어울렸다. 프로슈토 종류랑 화이트 와인이랑 진짜 최악의 조화인데.. 파르마 햄 자체가 다른 프로슈토 끄루도처럼 냄새가 강하지가 않고 순하고 부드럽다보니 너무너무 맛있었다. 이 날 와인바도 좋았고 음식, 와인도 다 맛있었고 모든 선택이 완벽했다. 간만에 기분이 업된 금요일 밤이었다.

밀라노 시내 판매처 찾아봤는데 못 찾았다. weger 와이너리 연락해서 물어봐야 할 듯. 
 

 모든 Gewürztraminer 가 다 맛있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몇 번 시도해 봤는데 (비록 슈퍼 와인코너긴 하지만 완전 싸구려는 아니었고 그냥 보통 데일리 와인들 중에서) 다 별로였다. 간만에 정말 맛있고 마음에 드는 와인을 발견해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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