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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월은 1일이 딱 월요일이라서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하기 참 좋았던 것 같다. 다이어트만 빼고........... ㅜㅜ 거울을 볼 때마다 우울하지만 맛있는 걸 먹고 마실 때마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식욕, 음주욕을 도대체 왜 자제해야하나 이런 생각하면서 흡입한다. 그러고 다음날 아침에 후회, 저녁에 식욕 대폭발, 아침에 후회...의 반복 ㅠㅠ 나이살이 본격적으로 붙기 전에는 빼야지!!! 라고 백한번째로 다짐해본다....
2. 어쩌다보니 시기가 맞아서 정확히 딱 2년동안 쉬다가 월요일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 오랫만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고 처음이라 긴장하면서 있으니 피로감이 장난 아니다. 아침에 정신없이 나가서 저녁에 오면 지쳐서 대충 해먹고 침대에 눕다보니 집이 난장판이다. 토요일에 밖에 한번 나갔다오고 오늘 겨우겨우 청소하고 잠깐 쉬었는데 벌서 일요일 밤 ㅠㅠ 내일이 월요일이라니 ㅠㅠ 주말이 3일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람 마음이 정말 간사한 것이 일을 안할 때는 너무 지루하고 잉여인간 같아서 싫었는데 막상 회사를 다시 다니니까 출근 이틀만에 ' 아 출근하기 싫다' 이런 생각이 바로 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돈벌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와인도 마시고 여행도 가고 가방도 사고 옷도 사고 하려면 캐쉬가 있어야하니까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내가 지금 딱히 하고 싶은 게 없으니까 일단은 이렇게 온 기회를 그냥 보내자니 아쉽기도 하고 그러니 복세편살 마인드로 임해야지!! 당분간 내 모토는 복세편살 복세편살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3. 돈 얘기가 나온김에 쓰자면, 최근에 이것저것 물건을 많이 샀다. 블루투스 스피커도 사고 그렇게 갖고 싶어하던 스타우브 주물 오벌디쉬랑 APC 하프문 가방도 샀다. 택배를 2주동안 세 번 받았다. 스타우브 주물 오벌 디쉬는 갈레리아 온라인으로 샀는데 20유로 할인 + 10% 할인 쿠폰 콤비로 완전 만족스러운 가격으로 샀다.
그리고 APC 가방은 1년동안 앓이하다가 결국 질렀다. 하프문 가방을 알게 된 게 딱 작년 이맘때인데 그 때 블로그에 가방 너무 이쁘지만 나에게는 사치품이고 그렇게 많은 돈을 주고 살만한 품목이 전혀 아니라고 구구절절 구질구질하게 막 주절거렸었는데 결국 사버렸다. 작년에 봤던 레드 브라운 가방으로 사고 싶었지만 이미 한참 전에 품절이었고 다크브라운으로 겨우 구입했다. 가죽의 부들부들한 느낌과 새 가죽 냄새가 너무 좋다. 그런데 가죽이 부드러운만큼 정말 약해서 2번 메고 나갔는데 스크래치 작렬이다. 자연스럽게 사용감이 드는 걸 원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진 않지만 한번은 땅바닥에 떨어트려서 세로로 확 긁힘이 눈에 띄게 생긴건 정말 가슴 아팠다. 그런데 가방을 사고 나니 옷도 막 다 사고 싶고 이보다 더 비싼 가방도 사고 싶어졌다. (토즈 가방에 꽂혔음) 그치만 백만원 단위로 넘어갈 자신은 없어서 일단 일을 열심히 하고 내가 겨울까지도 잘 다닌다면 그 때 나한테 스스로 선물할까.........? 이런 생각으로 일할 동기를 스스로 열심히 주입 중이다.
4. 수요일인가 목요일인가 아무튼 퇴근하고 집에 가려는데 에스반이 파업이었다!!!!!!!!! 아침에 출근할 때 뭐 전혀 아무런 안내방송도 없었들어서 완전 당황했다. 일단은 에스반 역에 내려갔는데 RMV 앱에서 시간표 검색하면 오후 6~9시 파업이라서 안다닌다고 나오는 것과는 반대로 역 안내 방송은 계속 우리집 가는 에스반이 20분 늦게 온다고 방송이 나왔다. 그래서 일단 20분은 기다려 볼 생각으로 계속 앉아 있었다. 그런데 옆에 아저씨가 말을 걸어서 나의 짧은 독일어와 아저씨의 짧은 영어를 섞어가면서 대화를 나눴는데 둘 다 집 방향이 같아서 아저씨가 나보고 같이 택시 타고 가자고 했다. 그런데 나는 올빠한테 이미 여차하면 나 데리러 와야될지도 모른다고 얘기를 했었기 때문에, 아저씨한테 남편이 온다고 얘기하니 그럼 자기도 좀 같이 데려가달라고 하길래 얼떨결에 수락해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올빠가 시내에 나오는 김에 저녁 먹고 가려던 계획이 수정되어서 생판 남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지 40년은 족히 넘은 아저씨(할아버지?)와 같이 30분 정도 같이 올빠를 기다렸다. 기다리는데 아저씨가 막 포도도 먹으라고 두세주먹 손에 쥐어주고 올빠가 차 막힌다고 해서 오래 기다려야되는 줄 알고 역 안으로 다시 내려가서 커피도 마셨다. 아저씨가 사줬는데 커피값이 3,8유로였는데 5유로 내고 나머지를 다 팁으로 줘서 깜놀했다. 그런데 커피가 나온지 1분도 안되서 올빠가 전화가 와서는 거의 다 왔다고 하는 바람에 직원한테 테이크아웃 해야하니 종이컵 달라고해서 커피잔에서 옮겨 담고 허둥지둥 무슨 시트콤 찍는 것 같았다 ㅋㅋㅋㅋㅋ
차 타고 오면서 그냥 뭐 독일 좋냐 어떻냐 서로 물어보고 아저씨는 우리한테 여기 얼마나 더 있을거냐 묻고 그랬다. 내가 나는 그냥저냥 잘 모르겠는데 남편은 계속 있고 싶어한다 이러니 오래 사는 건 별로라면서 여기는 NO LIFE~!! 라고 해서 나랑 올빠랑 충격 받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여기가 노 라이프라니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하긴 외국에 사는 건 쉽지 않긴 하지 그래도 노라이프는 조금 이해할 수 없긴 했지만ㄴ 아프가니스탄은 지금은 전쟁으로 인해서 살기 힘든 곳이 되어버렸지만 예전에는 정말 아름답고 좋은 곳이었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봤던 기억이 났다.
아무튼 아저씨를 무사히 내려줬는데 우리한테 자기는 오늘 운이 좋았다면서 좋은 일이 많이 있길 바란다고 웃으며 손 흔들고 헤어졌다. 사실 아저씨의 외모는 별로 호감상이 아니어서(남말할 처지는 못되지만)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텐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랬는지 모르겠지만 마음은 조금 뿌듯했다. 그동안 내가 여행하면서 받았던 낯선 이의 친절을 되갚은 느낌이었다. 예전에 소렌토에서 포지타노로 갈 때 버스 잘못 타서 중간에 이상한데 내려서 언제 올 지 모르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어떤 부부가 공짜로 태워줬던 일, 뮌헨에 밤에 도착해서 지하철역에서 숙소까지 가는 길을 몰라서 지나가던 독일 아저씨한테 물어봤는데 그 아저씨는 영어를 못하고 우린 독일어를 못했지만 말없이 우리를 자기 차에 태워서 숙소 바로 앞에 내려줬던 일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초중딩 때 내가 아주 좋아했던 책이 '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 시리즈였는데 여기서 봤던 수많은 훈훈한 이야기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있다. ' 때론 너의 인생에서 정신나간 엉뚱한 친절을 베풀어라 ' 이런 제목의 이야기인데 하도 오래전에 봐서 자세한 기억은 안나지만 어떤 남자가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면서 자기 뒤에 차 3~4대의 요금을 내줬고 이 남자의 친절을 받은 사람들은 또 다른 전혀 모르는 사람한테 친절을 베풀고 그 사람들이 또 베풀고 이렇게 나비효과처럼 퍼져나갔다는 내용이었다. 당시에 보면서 나도 꼭 이런 일을 해봐야지 싶어서 이 글의 제목을 다이어리에 적어 놓고 내 좌우명처럼 삼았던 적도 있었는데 드디어 실행했다. 운전은 올빠가 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로써 프랑크푸르트 생활 강제 에피소드 1개 생성했다. 그런데 그 아저씨 나한테 커피도 사주고 포도도 주고 나는 그 아저씨 집에 내려다줬는데 서로 이름도 안물어봤다. 물어볼 생각도 못했는데 묻는 게 더 이상한가? 아저씨 직업은 택시기사인데 만약에 내가 다음에 택시를 탔는데 운전기사로 이 아저씨를 만난다면 그 때 물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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