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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그냥 일기

10월 첫 잡담

나실이 2014. 10. 5. 05:18

블로그에 마지막으로 끄적거린게 거의 한 달 전이구나 ㅠㅠ 아 진짜 그동안 너무 피곤에 쩔어 있어서 도저히 노트북을 켤 수가 없었다. 진짜 태어나서 이렇게 피곤했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 고 3 때 보다 더 힘들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진짜 기력이 쇠한 느낌이었다. 어찌보면 겨우(?) 이 정도만으로도 이렇게 나가 떨어지다니.. 그동안 내가 정말 편하게 살아왔나 싶기도 한데 아무튼 너무너무 힘들었다. 온 몸의 기가 쪽쪽 빨린다는 게 이런거구나.. 처음 느꼈다. 몇 십년 동안 일하신 부모님이 새삼 다시 존경스러워졌다 ㅠㅠ 


어제가 독일 통일 기념일로 공휴일이어서 금, 토, 일 무려 3일을 쉴 수 있는 주말이긴 하지만 내 마음은 별로 편치가 못하다. 일단 타의(?)에 의해서 목요일에 마무리 되지 못한 일을 금요일에 늦잠도 못자고 일어나서 계속 확인하면서 메일을 썼다. 생각보다는 일이 잘 끝나고 회사일 봐야할 게 한 두개 더 남아 있긴 했지만 일요일로 미루고 나름 평온하게 토요일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오후쯤에 갑자기 확 짜증이 치솟는 일이 발생했다. 아 진짜 앞으로 내가 잘 견딜 수 있을까.. 한국에 있는 친구한테 보이스톡 구걸해가지고 한시간동안 하소연하면서 겨우 맘을 다잡고 있었는데 말짱 도루묵이 되어버렸다. 안그래도 월요일 오는 거 싫었는데 정말 더더더더더더더더더 싫어졌다.



다들 이렇게 일이 많고 힘든데 참으면서 다니는 걸까. 난 왜 이렇게 참을성이 없을까. 회사 나 혼자 다니는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인건지..내가 문제인건지.. 나는 지금까지 회사 다녀본 중에서 이번 한 달만큼 이렇게 열심히 일해본 적도 없는 것 같은데 얼마나 더 해야하는 건지. 진짜 점심도 도시락 10분만에 대충 먹고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일하고 있고 집에 와서도 늦게까지 보고 있다. 아무리 처음이라 미숙하다지만 이쯤 되면, 이건 업무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게 문제가 아니라 일이 지나치게 많은거 아닌가? 한 사람한테 적절한 양을 주고 일을 잘하네 못하네 따져야지 한뭉텅이 던져 놓고서는 남들도 다 그렇게 했다, 나도 다 한거다 그러니 너도 해라 이거는 난 받아들일 수 없다. 전임자들이 주말에도 나오고 집에서 새벽까지 매일 같이 보면서 했다는데 난 그렇게 하기 싫은데??? 그럼 내가 관두는 수 밖에 없는 건가. 한국회사는 정말 다 이런 것인가. 현지 회사 못 간 능력 없는 나를 탓해야하나. 



생기를 회사에 다 뺏기는 느낌.. 다들 이렇게 힘들게 회사 다니면서 살고 있구나. 돈 버는 거, 세상 사는 거 쉽지 않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왜 이렇게 내 멘탈은 약한걸까 판 젤라틴보다 더 약한 것 같다. 하루살이가 앉아도 부서져버릴 정도같다. 예전에 회사 다닐 때도 생각해보면 친구들 중에서 항상 나만 징징거렸던 것 같다. 다들 스트레스 받아도 그럭저럭 잘만 다니는데 늘 나만 이건 이래서 어떻고 저건 저래서 어떻고 못 다니겠다는 이유가 왜 그리도 많았는지. 직무 및 업무에 대해 큰 고민 없이 그냥 자리가 나면 취업해서 그런 것인가. 한번은 친구가 회사에서 자아실현 할 생각 말라고 한 얘기를 듣고 충격도 받았었다. 그동안 직장에 대해 갖고 있던 내 가치관이 완전 산산히 박살났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냥 복세편살 모드로 살려고 노력하는데 수양이 부족해서 그런가 잘 안된다. 



아 지금이 금요일 밤 10시 17분이었으면 좋겠다. 내일 일요일이 오는 게 너무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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