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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먹부림 기록

근래에 마신 것들

나실이 2014. 12. 23. 07:12



맥주 마시다가 추워서 글뤼바인 데웠다.



  인스타에도 썼지만 밖에서 한 잔에 2~3유로에 파는 글뤼바인이 슈퍼에선 한 병에 2~3유로다 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사서 집에서 마셨다. 그러나 술은 밖에서 마셔야 분위기가 있고 분위기 맛이 최소 50%라서 집에서 마시니 좀 별로였고 너무 달아서 많이 마시지도 못했다. 그래서 저 한 병 사고 그 뒤로는 안샀다. 사실 Bio 붙어 있어서 사봤는데 (나는 주로 설탕, 밀가루처럼 한번 사면 1년가량;; 오래 쓰고 값이 크게 안비싼 물품들은 bio로 가끔 산다) 솔직히 비오나 그냥 글뤼바인이나 설탕 들어가고 달달한 건 매한가지.... 


  사진에 보이는 저 컵은 작년에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 갔다가 산건데 (2013/12/27 -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 방문) 깔끔하고 예뻐서 1년 내내 애용하고 있다. 여기저기 동네마다 크리마스 마켓 다니면서 컵 사모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뭐든 수집하고 싶어하는 병이 있다) 



레베 슈퍼에서 7.99유로에 파는 이 와인이 네이버에 쳐보니 8만 5천원...... 





  요즘 연말이라 그런가 레베 와인 코너에 프랑스 와인들이 새로 약 20종류 가량 들어왔다. 그 중 두 가지를 그냥 돈 버릴 각오 하고 마셔봤는데 꽤 괜찮아서 블로그에 올린다. 먼저 Chateau Clement Saint-Jean (샤토 클레멍 생장) 와인. 브루주아 크리 등급의 보르도 메독 지역 와인이다. 사실 난 그냥 메독 지역 와인이라는 것 + 저기 붙어 있는 금딱지 + 2011 빈티지 이 세가지 점을 참고하여 골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뭐 프랑스 와인을 전문 취미로 하여 마시는 애호가들은 쳐다도 안볼 빈티지지만 슈퍼에서 맛난 와인 발견하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개중에 가장 오래된 빈티지로 고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렇게 어디서 상 받았는 게 적혀 있으면 값이 좀 싸거나 라벨이 별로 안이쁘더라도 그냥 산다. 


  이 와인은 따다가 손톱 자르고 피가 계속 나는 바람에 혼자 괜히 또 빡쳐가지고 내팽개쳐놨다가 하루가 지나서 마셨는데 아무런 기대없이 그냥 마셔서 그런가 생각보다 꽤 맛있었다. 나는 원래 과실향이 많이 나는 레드 와인을 좋아하지 않는데 코르크 따고 나서 하루 동안 숙성이 진행되서 그런지 부담없이 마시기 딱 좋았다. 아마 따자마자 바로 마셨으면 너무 가벼워서 별로였을 것 같다. 8유로인데 이렇게 맛있는 프랑스 레드 와인이 있다니!! 의외였다. 


  맛있어서 구글 검색을 해보니 와인 잡지에서 83점 정도 준 와인이었고 적절한 시음시기는 어떤 와인 평가 잡지는 2015년부터 마시라 하고 또 다른 잡지에서는 2014~2016년 사이가 좋다고 해서 좀 의아하긴 했지만 이제 곧 2015년이니까 뭐 내년에 열심히 마시면 되지 ㅋㅋㅋ 몇 병 좀 사놔야겠다. 





  샤또클레멍생장 와인을 맛있게 마시고 나니 저 금딱지에 대한 신뢰도가 아주 높아져서 고른 와인이다. Chateau de SEGURE 가격은 6.99유로 정도였고 이 와인은 향이 너무 좋았다. 코르크 따자마자 바로 와인잔에 따랐는데 내가 좋아하는 축축한(?) 레드와인 향이 확 풍겨져 나와서 놀라웠다. 탄닌도 적당해서 바로 마시기 굉장히 좋았다. 하지만 향기가 오래 지속되지는 못하고 금방 사라졌지만 7유로에 이런 맛이라니!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것도 몇 병 사다놓을 예정. 



  어느 지역에서 만들어진건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프랑스 남쪽에 위치한 Laguedoc-Roussillon 이라는 주에 속한 Fitou 라는 동네이에서 만들었다. (아래 지도 참조)


연한 분홍색으로 표시된 곳이 Languedoc-Roussillon 지역



페르피냥 위에 위치한 Fitou



  품종은 Carignan - Grenache - Syrah 세 가지 품종이 블렌딩 되었는데 프랑스 남쪽 Laguedoc-Roussillon 지역과 스페인 북동쪽 카탈루냐 지방에서 주로 이와 같은 조합으로 와인을 만든다고 한다. 첫번째와 두번째 품종은 스페인에서는 각각 Cariñena, Garnacha 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 세가지 품종의 블렌딩 조합이 내는 맛은 아래 참조 바람(출처: 와인리서처닷컴) 보아하니 시라로 마무리를 하는 듯. 


The three components of the blend (CarignanGrenache and Syrah) combine to make typically bright, lively, fruit-driven wines with moderate body and structure. A great deal depends on the viticultural and winemaking decisions of course.

Carignan - Grenache - Syrah
Carignan, Grenache and Syrah

Carignan contributes tannins, acidity and vibrant color to the mix, while Grenache delivers its trademark bright berry-fruit flavors and high potential alcohol. Syrah – a generally better-rounded variety – serves to stabilize things a little, filling in the gaps with flavors of bramble fruits, cherries and sweet spices, and its natural balance of sugars, acids and tannins.

Carignan is usually the minor member in this blend, and will rarely make up more than 30% of the blend. Winemakers usually prefer to focus on alluring Grenache and serious Syrah to establish a an attractive balance of flavor and structure.






  Fitou 와인은 지역 이름이 곧 와인 명칭인데 이웃에 위치한 Corbieres (정식 명칭: Villesèque-des-Corbières) 마을에서 만드는 와인(rustic, 허브향, 풀향, 가죽향, 미디엄 보디, 적당한 탄닌)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두 지역 모두 같은 포도 품종들을 사용하고 남쪽 꼬흐비에흐 마을과 피뚜 마을간에 떼루아도 아주 유사하다길래 지도에서 찾아보니 피뚜 거의 바로 위에 위치하고 있다. 와인리서처닷컴에 있는 설명에 따르면 이 두 마을간의 거리는 전통과 자부심의 거리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약 피뚜마을더러 '너네 이제 꼬흐비에흐 마을 지역에 속해서 여기 이름으로 와인 만들어!' 이랬다면 피뚜 지역 와인 양조자들이 아주 강하게 항의했을거라고 쓰여있다 ㅋㅋㅋ 두 마을 사람들이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왠지 귀엽다 ㅋㅋ 


* 와인 용어에서 rustics 의 의미는 우아함이나 정교함이 없는 와인, 숙성이 더 필요한 영한 레드 와인, 무겁고 거칠기만 한 와인을 묘사할 때 쓰인다고 함


Fitou    Corbieres


                          Fitou 마을 문장                                              Villesèque-des-Corbières 마을 문장



   피뚜 와인에서 피뚜 와인에서 주력으로 사용되는 포도 품종은 Carignan 과 Grenache 이며, 둘이 합쳐서 최소 60%가 블렌딩 되어야 한다고 한다. 나머지는 일반적으로 Mourvedre 와 Syrah 품종이 들어가며 각각 최소 10% 이상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시라 품종은 보다 높고 시원한 지역에서 Carignan과 블렌딩이 되며, Mourvedre 는 바다 근처에 가까운 지역에서 주로 선호한다고 한다. 


  원래 이렇게 세세하게 적으려던 것은 아니지만 어떤 와인인지 궁금해서 찾다보니 자료들을 그대로 놔두기도 아쉽고 나중에 다시 찾아볼 때 편의를 위해서 그냥 다 썼다. 이렇게 공부아닌 공부를 해보니 프랑스도 이태리처럼 보르도, 부르고뉴처럼 완전완전 유명한 지역이 아니고 비싸지 않아도 맛있고 매력있는 와인이 있구나 싶다. 전세계적인 와인 생산 국가라서 어찌보면 무식한 소리이긴 하지만 그동안 와닿지가 않았었다. 


  와 그런데 별거 아닌데 일단 내가 이해해야하고 한국어로 옮기고 막 하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린다. 와인맛은 매끄럽게 해석할 자신이 없어서 그냥 복사 붙여넣기 했는데도 ㅠㅠ  올빠가 괜히 막 레포트 수준으로 ㅋㅋㅋㅋㅋㅋ자료 찾고 시간 오래 들여서 쓰는게 아니구나.... 



  그리고 저 금딱지를 수여한 프랑스 와인 업체(?)는 Gilbert & Gaillard (클릭시 사이트로 이동)라는 곳이다. 이 업체 정보는 좀 찾다가 말았는데 사이트 가보니 영어, 독어, 이태리어, 불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 일본어 그리고 무려 중국어까지 총 9개 언어로 와인 가이드북 발행 및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와 장난 아니네. 한국어가 추가 되는 날도 오려나. 일본이야 뭐 워낙에 프랑스 와인 좋아하고 중국은 새롭게 떠오르는 와인 소비 시장이다보니 들어가 있는게 크게 놀랍진 않은데 러시아어랑 포르투갈어까지 있다니! 아무튼 당분간 여기에서 매긴 평점 위주로 와인을 마셔볼까 싶다. 





  나와 올빠가 좋아하는 토스카나 와인. Scansano 지역의 Morellino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다. (이태리 와인 얼마나 쉬워? 친절하게 라벨에 품종과 지역 다 표기 ㅋㅋㅋ) 지쳐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맛있다. 




  유명 와인 와이너리 Ricasoli 의 와인. 올빠가 알아보고 사온건데 자세한 내용은 난 모른다 ㅋㅋㅋㅋㅋㅋ 이것도 맛있었다. 위에서 segure 와인에 너무 힘을 써가지고 다른 와인은 찾아볼 여력이 없다. 





  토요일에 올빠가 회사분들 선물 준다고 산 와인들. 맨 왼쪽 와인은  세일 중이길래 오랫만에 Barbera d'Alba 마시고 싶어서 샀다. 그 옆으로 Greco di Tufo 화이트 와인, EL VINCULO 스페인 레드 와인, Pomino 이태리 화이트 와인이다. 저 스페인 와인이 나오는 와이너리 와인들 다 괜찮다. 라벨과 글씨 폰트가 독특해서 알아보기 매우 쉽다. 스페인답게 탄닌 높고 입에 짝짝 붙고 좀 거칠면서 무거운 그런 와인맛이다. 덜 다듬어진맛? ㅋㅋㅋㅋㅋ 내가 비싼 고급 스페인 와인을 안마셔봐서 잘 모르겠지만 대개 스페인 와인은 좀 투박하면서도 정감있고 편하게 마시기 좋은 것 같다. 진한걸 좋아하는 한국사람 입맛에 잘 맞을듯. 그런데 맛이 강하다보니 매일 마시기에는 좀 버겁다. 


  와인은 구경해보니 종류는 갈레리아가 더 다양했지만 우리가 좋아하고 마셔본 와인들은 다 칼슈타트에 있어서 칼슈타트에서 구입했다. 안마셔본 와인을 줄 수는 없으니까. 아 그리고 칼슈타트에서 와인 시음도 했는데 직원분이 우리보고 어디에서 왔냐길래 한국이라고 하니 자기 딸이 일본에서 공부하는데 남자친구가 한국사람이라고 ㅋㅋㅋㅋ 말 걸어주니 참 고맙긴한데 뭐라고 대꾸해야할지 난감해서 그냥 ' 아 정말 우연이네요! (우리가 한국인인데 마침 당신 딸의 남친이 한국인인게!)' 이러고 말았다 ㅋㅋㅋㅋㅋ그 분도 뭐 딱히 대단한 반응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니고 그냥 생각나서 한 말이긴 하지만 뭔가 좀 대화를 더 할수도 있었는데 내가 너무 화술이 부족했나 싶기도 하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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