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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먹부림 기록

rucola

나실이 2009. 10. 1. 23:09


루꼴라..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안티파스토로 몇 번 먹었었다. 올리브 오일 조금에 발사믹에 절여져서-_- 나왔던 루꼴라..
그 때는 그냥 쓰기만하고 완전 풀 뜯어먹는 초식동물이 된 기분이었다. 그냥 '루꼴라' 라는 이름이 특이하고 그래서 ' 나 루꼴라 먹었어 ' 이러면 좀 있어보일까봐 스스로 뿌듯해하면서 마지못해 먹었었다.

그러다가 지난주 토요일 루치아나네 집에서 열린 파티에..접시에 루꼴라가 깔려 있었고 그 위에 올리브, 페타 치즈, 올리브 유 몇 스푼이 뿌려져 있었다. 거의 1년 반만에 루꼴라를 먹어보는 거였는데.. '우왓...!' 뭔가 살짝 씁쓰름하면서도 신선한 것이 굉장히 새로웠다. 아니..루꼴라가 이렇게 맛있었단 말이야?

아까 슈퍼가서 장 보는데.. 페페론치노와 루꼴라가 안보이길래..그냥 포기하고 갈까 하다가 슈퍼 나와서 과일, 야채가게로 갔다. 일단 페페론치노를 고른 다음 뭐 또 없나~ 구경해야지 하는 맘으로 돌아보는데..오옷..루꼴라 !!!!!! ' 이거도 주세요 !' 하면서 한움큼 같이 샀다. 루꼴라 한움큼(그래도 양 좀 많음 혼자 먹기에는) 0.56 페페론치노 1단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역시나 두둑히해서 한 묶음.. 1유로.. 총 1,56유로!! 우와 싸다!! 특히 페페론치노 - 전에 슈퍼에서 파는거 봤을 땐.. 콩알만큼 있어서 2,30유로 이랬던 거 같은데.. 앞으로 이런 가게들 이용해주겠어~ 슈퍼가 다 좋은 게 아니라구 ~

흐뭇한 마음으로 집에 와서 아까 낮에 먹다 남은..모짜렐라 부팔라, 토마토 접시에 루꼴라 먹기 좋게 손으로 잘 찢어서 얹고 올리브유 좀더 뿌리고 발사믹도 듬뿍해서 먹으니....으~ 좋은거 !! 천국이 따로 없다. 루꼴라의 그.. 쓰면서도 새큼하고 싱싱하고 신선한 맛 !! 건강해지는 느낌이 마구마구 난다. 찾아보니 비타민 씨와 철이 많이 함유되어 있단다.

거기에다가 빵도 같이 잘라서 쓱쓱 올리브유 찍어 먹으니 ..아아아아............너무너무 맛있다. 이탈리아 빵은 신기한게 겉은 정말 딱딱한데 속은 말랑말랑하니 촉촉하다. 아무튼..결론은 맛있다는거 !!

아.. 돈도 아껴야하고 집에 그냥저냥 끼니 때울거리고 있고 해서 이번주 장 안보려고..오늘 가서 봐온건데 ... 또 장보러 가고 싶다.
장보는거 너무 재미있어 ㅠ_ㅠ

루꼴라, 모짜렐라부팔라, 토마토, 올리브유, 발사믹, 허브(바질, 오레가노), 빵 해서 전채를 먹고 토르텔리니 (치즈랑 사과,배 갈은거 들은거) 먹으니 정말 정말 맛있다. 행복해 >_< ~

이탈리아...허브, 채소들 정말 싸고 싱싱하다. 사람 속을 느끼하게 만들지 않고 상큼하고 가뿐하고 신선한 느낌이 들게 만들어주는 재료들이 참 많다. 진짜 축복받은 나라다. 삼면이 바다라서 해산물도 풍부하지, 고기들도 잘 뛰놀지, 염소도 많고 해서 치즈도 풍부하고, 포도도 잘 나고 올리브도 쑥쑥 나고 레몬에 오렌지에 포도, 사과 기타 등등..없는 게 없다 !! 부족한게 뭐니? 응?응?

나중에 한국가서 고대로 해먹으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 ㅠㅠ  그리고 생각해보니 좀 또라이 같은 게..여기서는 한국음식 해먹는다고 돈 많이 깨지고 한국 가서는 이탈리아 음식 해먹는다고 돈 또 많이 깨지고.. 그냥 여기서는 얌전히 이탈리아 음식만 먹자~ 쟁여놓은 당면과 만두는 외국애들 왔을 때만! 푸는거다!! 어차피 한국에서 잡채 별로 먹지도 않았고 어디 불고기나 기타 등등에 당면 들어 있어도 미끌미끌거려서 잘 건져먹지도 못하고 사방에 튀고 별로 안좋아했었잖아? 후후후훗 .. 치즈 종류별로 다 먹어보고 하는거다+_+!!!

아.....과연 살 뺄 수 있을런지..

그리고 오늘 감자칩도 같이 사왔는데..이탈리아에 와서 프링글스, 감자칩, 소세지(이탈리아식 햄, 소세지 말고) 등..이딴(?) 것들 고를 때마다 참 바보된 기분이다. ' 아니, 이 자식아.여기가 어디라고 그런 인스턴트 암덩어리들을 고르고 있어 ?!!!! ' 이러면서 누군가가 내 머릿속에서 소리를 빽- 지르는 것 같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꿋꿋이 잘 사지만.....; 한편으로는 죄책감도 좀 든다. '이봐! 넌 지금 무려 이탈리아에 있는 거라고 ! 도대체 니가 어디 있는지 아는거야 ? '이런 마음 속의 외침이 들려온다.

영국, 독일을 포함하여 북유럽 사람들이 왜 이탈리아에 열광하는지 다시 한번 더 느꼈다. 비단 태양 때문만은 아니다. 신선하고 싱싱하고 값싼 야채, 치즈, 과일, 해산물... 원재료의 맛을 고스란히 살린 음식들.. 티비에서 요리 프로 자주 하고 이탈리아인들이 왜 그렇게도 먹거리에 열광하는지 알겠다. 이런 나라에서 살면..당연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잖아!  그리고 안먹고 마른 사람들..그거 죄짓는거다. 평생 이렇게 먹고 살 수 있다면 살 쪄도 좋다고.. 거부하는 건 죄야, 죄..!

이 좋은 이태리를 놔두고 영국의 테스코, 세인즈버리, 막스앤스펜서를 그리워했다니...이건 병신도 아니고 그야말로 볍신이다.-_-

슈퍼가서 괜히 비싼 거 기웃기웃 거리지 말고 싼 거 잘 골라서 잘 먹자 ! 여기는 감동인게..싼거 사도 다 맛있다. ㅠ_ㅠ 나중에 한국가면 진짜 감당 안될테니 여기서 실컷~!!

그런 고로.......내일도 열심히 먹겠습니다 !!
하하하하하 ;;;;;;;;;;

살찌는 소리가 마구마구 들리는구나, 아..잣 사는 거 깜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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