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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먹은 이야기


1. 도미

예전에 생선구이 먹어보자고 올렸던 글에 나오는 바로 그 생선! 

2011/05/21 - [주절주절/먹은 얘기] - 이태리에서 생선구이를 먹어봅세


메연씨가 사진 나오는 줄 알고 5초간 기다렸으나 사진은 없었던 그 포스팅 ㅎㅎ 바로 요기 사진이 있음 ↓


7월에 한국 가기 전에 손님 초대 한다고 도미 포 떠져 있는 거 1팩에 3마리 들은 거 2팩이나 구입했었다. 그 날 메뉴는 전채는 뭐 늘상 먹는 발사믹 올리브오일 샐러드고 쁘리모는 새우크림보드카 파스타, 세꼰도는 생선과 감자로 야심차게 준비했었지. 그러나 눈치보다 6시 15분 20분쯤 칼퇴아닌 칼퇴를 하고 집에 빨리 와야 7시 10분쯤 되는데...혼자 비좁은 주방에서 파스타 크림소스 만들고 냉동 새우 쪄서 껍질 벗기고 면 삶고 감자 잘라서 오븐에 미리 넣어 굽고 생선 마리네이드해서 냉장고 놔두고 중간 중간 설거지 한번씩 해주고.... 이 모든걸 한 시간만에 하기는 매우 힘들었다. 

원래 8시 약속이었는데 30분 늦춰서 손님들 오고 음식 먹기 시작한것은 9시..........두둥!! 난 빨리빨리 더 늦지 않게 하느라 하도 발을 동동거리고 맘이 불안했들어서 음식이 제대로 들어가지도 않았고 맛도 잘 못 느끼고 와인도 제대로 못 마셨다. 그리고 완전 어이없었던 것은.......오븐에 넣어놓은 감자와 냉장고에 마리네이드 해놓은 생선을 완전 새카맣게 잊고 있었다. 뭐야 결국 새우크림소스보드카 파스타 1시간 동안 만든거야? ㅜㅜ 

결국 생선 6마리는 고스란히 남았고 구빠는 하루 뒤에 한국 가고 나 혼자 3-4일동안 생선 6마리 먹어 치웠다. 저 사진은 남아 있는 생선과 감자를 한꺼번에 처치하면서 찍은 사진. 사진만 봐도 버터 냄새가 올라오는 것 같다. 

저 때 이후로 도미 안구워 먹고 있다. 한 2개월 뒤에나 먹을 듯. 

아 감자는 귀찮아서 대충 싹만 제거하고 껍질도 안벗기고 그냥 잘라서 로즈마리 잎사귀 몇 개 뜯어 넣고 허브맛 솔트, 올리브오일, 집에 뒹구는 허브 잘게 빻아 놓은것들(오레가노, 파슬리 등등)에 샤워 한번 시켜서 오븐에 구웠다. 중간에 한번 뒤적뒤적해주고 그냥 계속 놔두면 된다. 200도에서 대략 25분-30분 정도 구우면 된다. 진짜 간단함.......유럽 애들이 괜히 맨날 감자 구워 먹는 게 아니야. 완전 간편해!!


2. 대구

구빠가 뽀르또네에서 먹었던 생선 튀김을 해준다고 했다. (뽀르또네는 밀라노 외곽 동네에 있는 식당인데 완전 맛있고 값도 정말 싸고 와인 종류도 많고 분위기도 좋고 그야말로 최고! 점심에 가면 세꼰도 8~10유로, 쁘리모 5~7유로 정도. 와인 한 잔에 3-4유로 인데 진짜 많이 따라준다. 직원들도 친절하다. 특히 지배인삘 나는 아저씨 메뉴 설명, 와인 설명 다 완전 잘 해준다. 내가 차만 있었어도.....지인들이 밀라노 왔을 때 여기 데려갔다 ㅜㅜ 

아무튼 뽀르또네의 생선 튀김을 재현해보았다. 원래 pesce spada (황새치??)로 해야하는데 슈퍼가보니 trancio  (3번 연어 사진처럼 한 조각으로 잘라 놓은 것) 만 있고 1번 도미 처럼 포가 떠져 있는 게 없어서 그냥 대구를 샀다. 노르딕 대구!! 3마리에 6유로였나. 

허브맛솔트 대충 뿌리고 밀가루 - 계란 - 빵가루 순으로 튀김옷을 입혀 튀겼다. (밀가루, 계란, 빵가루 묻히는 순서 확실히 알았음. 맨날 헷갈렸었는데) 오오 모양 그럴듯하고 튀김 냄새 좋다. 맨첨에 튀긴거 무슨 맛인가 먹어보려고 포크랑 나이프 갖다 댔는데 앗.........살이 너무 약하다. 죄다 부서졌음. 그래도 맛있었다. 



튀긴 생선 위에 루꼴라랑 올리브, 후추에 한번 버무려준 방울 토마토로 옷을 입혀준다. (실제로 메뉴 이름에 vestita (dressed) 라고 적혀 있다고 함) 레몬 뿌려서 먹으니 맛있다!!! 튀기는 게 좀 번거롭지만 손님 왔을 때 가볍게(?) 내놓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3. 연어

이태리 슈퍼는 일요일에 문을 닫는다. 그런데 왠일로 에쎄룽가(이태리 북부 슈퍼마켓 체인. 할인 제일 많이 하고 포인트 적립해서 받을 수 있는 물건 종류도 많고 진열품 종류도 다양하고 이래저래 내가 볼 때 가장 낫다고 생각되는 슈퍼체인 ㅎㅎㅎ) 가 9월 중순까지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것이 아닌가!!  일욜에 심심해서 슈퍼 한번 가줬다. 사람이 아무도 없어.........ㅋㅋ 한가해서 좋았다. 

생선 코너에 보니 모든 생선이 거의 다 반값!! 50% 스티커가 떡하니 붙여져 있었다. 오징어 몸통을 링처럼 잘라놓은 팩도 50프로! 원래 8유로(완전 비쌈 ㅜㅜㅜ)인데 반값에 혹하여 하나 사서 냉동실에 넣어 놨다. 나중에 오삼불고기 이런거 해먹으려고. 연어도 반값이었는데 trancio (아래 사진처럼 한조각, 스테이크 모양으로 잘라놓은 것)랑 filetto (연어살 가로로 잘라 놓은 것) 가 있었다. 트란쵸가 왠지 뭔가 있어 보여 구입했다. ㅋㅋ

집에 와서 올리브유 + 허브맛 솔트 섞어서 연어에  앞뒤로 바르고 딜(허브)도 뜯어서 올려 놓고 냉장고에 1시간 놔뒀다. 오븐에 놔둘까 하다가 지난번에 오븐 한번 돌렸다가 집안에 열이 안식어 너무 더워서 혼났던 기억 때문에 그냥 후라이팬에 구웠다. 

요즘 사용이 좀 뜸한 내 사랑 그릴팬에 호박, 노란 파프리카도 구워 주웠다. (아래 사진은 어제 해먹은거 아니고 남은 한덩이 오늘 저녁에 먹은 것임) 연어에 간장 뿌려서도 먹고 타르타르 소스 찍어서도 먹고 맛있었음 !!



연어 그냥 굽기만 했을 뿐인데 비주얼은 정말 좋다. 왠지 있어보여 ㅋㅋㅋㅋㅋㅋㅋ 연어위에 풀때기가 딜 이다. 연어랑 딜이 잘 어울린다고 요리책에 나와 있는데 난 너무 많이 넣어서 그런지 나중에는 연어 냄새 + 딜 냄새에 좀 괴로웠다. 그리고 쿠킹호일 덮고 했는데도 온 집안에 연어 냄새. 손 계속 씻어도 손가락에서 계속 연어냄새 나서 괴로웠다. 

그리고 루꼴라는 연어랑 안어울린다. 귀찮아서 오일, 발사믹 안두르고 쌩으로 씹어먹었더니 너무 씁쓰름.......
오른쪽에 파프리카들은 올리브오일과 식초에 절인 것처럼 새콤하니 맛있다. 너무 덥거나 뭐 먹고 싶은데 먹을 게 없거나 심심할 때 냉장고에서 꺼내 먹으면 시원하고 새콤새콤해서 너무 좋다. 막 퍼먹게 된다.

아무튼 어제도 연어 먹고 오늘도 연어 먹고 당분간 연어 먹을 일 없겠다. 내년 4월? 5월? 되야 먹을 듯 ㅋㅋㅋㅋ



4. 도미 2

사진이 없다. 굵은 소금에 도미를 구워 먹었다. 도미는 비늘 손질하고 안에 내장 빼내고 한 다음에 키친타월이나 면보로 겉에 물기 제거한다. 도미 안에 레몬, 마늘, 로즈마리 이런 허브들 넣어준다. 오븐용 넓적한 그릇에 굵은 소금을 1cm 가량 깐다. 그 위에 도미 놓고 굵은 소금으로 덮는다. 완전 수북히 덮여야 한다. 굵은 소금 산 거 몇 그람이었는지 까먹었는데 ㅜㅜ 아무튼 새거 사서 다 썼다. 그리고 생선 하나에 그릇 하나 해줘야한다. 그냥 두마리 같이 놔두고 했는데 이러면 안된다고 함. 근데 걍 해도 상관은 없다 ㅋㅋ

오븐에서 200도 정도에서 40분-45분(생선 500g 기준) 정도 구워준다. 다 구워지면 얼른 생선을 소금더미에서 구출하여 소금 털어내고 껍질과 살을 잘 분리해서 접시에 놓고 먹으면 된다. 소금이 생선에 달라붙어서 잘 안떨어지는데...아마 첨에 할 때 겉에 생선 물기제거를 안해서 그런 것 같다. 소금에 완전 뒤덮여 있어서 짤거 같은데 소금들만 잘떼어내고 먹으면 괜찮다. 그리고 냄새가 하나도 안난다. 신기함. 

단지....이렇게 쓰고난 소금들은 고대로 버려야 한다는 게 아깝다. ㅜㅜ 소금 완전 펑펑 쓰는거 아니야..사가지고 생선 뒤덮어서 오븐에 굽는데 한번 쓰고 다 버려......... 진짜 아까움. 소금 재활용법 이런 것 좀 찾아봐야할듯 ;;

암튼 색다른 요리법을 시도하고 싶은 사람은 해보길 ㅎㅎ 아마 한국 요리채널(올리브티비 이런데)에서 이거 방송했던 것 같다. 기억이 가물가물....... 다음에 또 하게 되면 그 땐 사진 찍어 올리겠음 !!    



* 후.......사진 보정해서 올리고 글 쓰는데 45분이나 걸렸음. 간만에 참으로 정성들여 쓴 일기네 ㅎㅎ 먹는 얘기라 그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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