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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 동물원에 다녀왔다. 약 3시간 반 동안 구경을 마치고 나서 어디 가서 밥을 먹을까... 베르거 슈트라쎄를 갈까 하다가 서양 브런치 스타일은 별로 땡기지가 않아서 결국은 또 !!! 푸켓 타이 임비쓰에 갔다. 날씨가 좋아서 이젠 밖에 앉아서 먹을 수 있었다. 





내가 시킨 돼지고기 국수!

저 뒤에 꽂힌 튀김이 맛있다. 저 튀김만 한 접시 먹고 싶다. 맛있게 먹긴 했는데 여기 푸켓 타이 임비쓰는 국수 종류는 양이 적다. 볶음면, 볶음밥은 산처럼 막 쌓아서 주는데 국수는 양이 그 반 밖에 안되는 것 같다. 







일요일에는 올빠가 터키식 아침을 차려줬다. 전에 이스탄불 베벡에 가서 점심 먹을 때 옆 테이블들을 보니 후라이팬 같은 그릇 올려놓고 각종 치즈, 토마토, 오이 늘어놓고 먹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바로 아침이었다! 터키어로 Kahvalti !! 지난달에 올빠는 또! 터키 출장을 갔었는데 이 터키식 아침 (브런치)를 먹고 와서는 맛있었다고 해준 것이다. 뭐 나도 호텔에 있으면서 맨날 먹었었는데 그게 터키식 아침인지는 몰랐었다! 치즈, 햄, 빵 이런거 먹으니까 그냥 서양식 아침인 줄 알았다. 


차이도 준비하고 나름 세팅해놓고 먹었다. 노트북 때문에 무슨 자취생 식탁 같다....... 그치만 맛있었으니 됐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나는 원래 쌩토마토, 오이는 아주 가끔 샐러드에 넣을 때 빼고는 거의 안먹는데 요즘 식욕 대폭발 주간인지 (1년 내내 폭발 주간인데 요즘은 특히 大폭발!!!) 이런 쌩 채소들도 너무 맛있다.............. 양상추도 아삭아삭하니 맛있고 심지어 단맛까지 느껴질 정도다......문제는 식욕 대폭발이 채소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평소에 먹던 것 + 채소 까지라는 거......... 


그리고 빵은 터키빵을 준비 못해서 식빵으로 대체했다. 우리 동네에 몇 군데 있는 터키 빵집, 슈퍼들을 다 돌았는데 피데랑 터키 바게뜨 같은 것만 팔고 에크멕이나 아침에 먹는 빵들을 팔지 않는다. 어떤 터키 빵집은 가게 밖에 사진은 붙여놨으면서 그 빵 달라고 하니 없다고... ㅜㅜ 그리고 터키에서는 카이막이라는 치즈에 꿀을 섞어서 빵에 발라 먹기도 하고 그러는데 이 치즈도 돌아다니다가 한 가게에서 겨우 찾았다. 그런데 이미 꿀이 섞인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샀는데 올빠는 안 섞인 것이 더 낫다고 했다. 오늘 우리반 터키 여자한테 물어보니까 우리 동네 터키 빵집하고 슈퍼에 다 판다고 그러는데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지 ㅠㅠ 






이것은 menemen 이라고 터키식 스크램블드 에그라고 보면 된다. 양파, 고추, 껍질 벗겨 자른 토마토를 볶고 10분간 놔두다가 계란 풀어서 넣으면 된다. 올빠가 유투브에서 어떤 미국 꼬맹이 여자애가 요리하는 동영상 보고 따라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은 부추전! 정구지 찌짐!!!!!! 아 사진 보기만 해도 꼬소한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이것도 올빠가 해줬다 ㅋㅋㅋㅋㅋ 부추 향긋한 냄새 + 오징어 냄새가 합쳐져서 진짜 온 집안에 꼬소하고 바삭바삭한 부침개 냄새가 진동을 했다. 새벽에 자다 깼는데 부침개 냄새가 계속 나서 킁킁거리다가 다시 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추만 넣어서 부쳐도 맛있는데 오징어를 넣어야 완성이 된다. 냄새가 다르다. 앞으로 모든 부침개와 볶음에는 다 오징어를 꼭 넣어야지. 다듬는 거 엄청 귀찮고 조금 비싸긴 하지만 베이비 오징어는 그나마 조금 싸니까.. 


아 진짜 너무 맛있었다. 정구지 찌짐... 올빠 부모님과 우리 아빠 모두 경상도 출신이셔서 둘 다 경상도식 정구지 찌짐을 좋아한다. 시골 할머니가 부쳐주시던 정구지 찌짐이 그립다. 부추를 길게 가지런하고 나란히 팬에 올리고 그 위에 반죽을 살짝 얹어서 크게 부치는데 진짜 맛있다. 부추가 입안 한가득 씹힌다. 명절 때마다 배추전과 부추전이 있었는데 항상 부추전이 인기가 더 좋았다. 아 갑자기 시골에서 막 동네 질부들 다 모이고 친척들 모이고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음식 준비하는거 도와주고 이러던거 생각난다. 지금은 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신지도 10년이 넘었고 다른 시골 어르신들도 많이 돌아가시고 그나마 남아있던 중년층 분들은 도시로 떠나고 해서 동네가 엄청 썰렁해져서 예전같은 명절 분위기는 없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댁이 동네에서 가장 큰집, 종가집이어서 항상 우리집에서 제일 먼저 차례를 지내고 그 다음집들 쭈욱 돌았었다. 사람들이 많이 오니 자리가 없어서 막 마당 여기저기에 돗자리 깔고 그냥 바닥에서 엉거주춤 서서 절 하기도 하고 그랬었다. 



오랫만에 부추전을 먹으니 막 어릴 때 시골에서 지냈던 기억들이 살아나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생각나는 게 이것이 바로 소울푸드!! 원래 소울푸드 이런 말 왠지 오글거리고 딱히 그렇게 추억이 쌓인 음식도 없어서 한번도 써본 적도 없고 꺼려졌었는데 이 부추전은 도무지 소울푸드 말고 다른 이름을 붙힐 수가 없다. 






요즘 빠져있는 태국 라면 ! 이 태국라면들도 식욕 대폭발에 단단히 한 몫 하고 있다. 중국 슈퍼에 갈 때마다 항상 그냥 보기만 했는데 한번은 태국 친구 유핀이 이 태국 라면 두 개랑 피쉬볼(동그랗고 하얀 어묵으로 맨 위에 국수 사진에 보면 라임옆에 있음)을 사는 걸 봤었다. 그 뒤로 슈퍼 갈 때마다 나도 사볼까 말까 사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제일 무난하 것으로 보이는 새우맛 똠얌 라면 (맨 앞줄 가운데)을 어제 처음 먹어봤다. 유핀을 따라서 피쉬볼도 사서 같이 넣어서 끓였는데 오!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육개장 컵라면 맛하고 비슷하다. 이국적인 향신료나 고수냄새 이런것도 많이 안났다. 한국 라면에 비하면 좀  MSG 맛이 좀 덜 느껴지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약에 한국 라면, 음식을 찾을 수 없다면 대체품으로 아주 훌륭하다. 문제는 양이 너무 적다. 라면이 손바닥만하다. 두 개는 먹어야 될 듯. 


그리고 두번째줄 왼쪽 미고랭도 맛있다. 미고랭이 인도네시아 볶음면이라는데 이거 먹으러 인도네시아에 가고 싶어질 정도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건강한 맛은 아니고 그냥 짭짤한 볶음면 맛인데 계란 후라이 노른자 반숙으로 해서 터트려서 면에 비벼 먹으니 대박 !!!!!!! 아 진짜 나는 무슨 이런 인스턴트 라면을 먹으면서도 이렇게 감탄을 하고 있는지.................... 


mama 새우맛 똠얌 라면하고 미고랭 이렇게 두 개를 시험삼아 샀던건데 둘 다 너무 맛있어서 오늘 수업 끝나서 바로 중국 슈퍼로 달려가서 저렇게 한가득 사왔다 ㅋㅋㅋㅋㅋㅋ 미고랭 레시피를 찾아보니 케찹 마니스랑 삼발 트라시가 필요하다길래 슈퍼 갔을 때 찾아보니 있었다. 그치만 사서 몇 번이나 해먹는다고 그냥 인스턴트로 먹자 싶어서 안샀다. 


오늘 점심은 둘째줄 가운데에 있는 마마 새우 크림 똠얌 점보팩을 먹었는데 윽.. 크림이 들어가서 별로였다. 뭐가 싸구려 불량식품 주황색 가루 비타민 풀어놓은 맛이 살짝 났다. 앞으로 크림 들어간 것은 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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