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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그냥 일기

3월 잡담 2

나실이 2015. 3. 21. 21:29





  2주전쯤 해가 완전히 넘어가기 직전의 서늘한 남색이 좋아서 찍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나의 아이폰 4s 카메라는 시망 오브 시망이라서 사진이 너무 조악하다. 


  아 카메라 사고 싶다. 작년에 리코 GRD4 환불 이후로 계속 카메라를 미친듯이 찾아 헤맸다. 파나소닉 LX100, 캐논 G7X, 후지필름 X100T 등등. 여느 전자제품과 마찬가지로 카메라도 개미지옥인 것이 어느 모델이건간에 한두가지 아쉬운 점은 있기 마련이고 아 이왕 사는거 좀 더 쓸까? 하면서 예산을 만원, 이만원 조금씩 늘리다보면 어느새 초기 예산의 몇 배가 되는 모델을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상위모델의 유혹을 물리치며 폭풍 검색한 끝에 소니 rx100 m3 를 사기로 드디어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문제는 가격. 한국에서는 출시가 100만원에서 현재 최저가 72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졌으나 독일 최저가는 무려 670유로다. 전자제품은 왜 늘 유럽이 더 비싼건지 ㅠㅠ (부가세 때문이겠지?) 그래서 여름에 한국 가서 사려고 미뤄두고 있는데 또 하나의 문제가 두둥. 그건 바로 유로 폭락!!!! 한국가면 쓰는 돈이 꽤 되는데 손해를 꽤 많이 보는 한국행이 될 것 같다. 아무튼 유로가 내려가서 한국가서 사는 게 별로 이득도 없게 되었다. 환전하는 데 돈이 더 들듯? 


  그래서 그냥 독일에서 사고 싶은데 지금 내가 수입이 없다보니 막 이렇게 뭘 사기가 상당히 망설여진다. 생활 필수품도 아니여서 더더욱. 그치만 한편으로는 맨날 카메라 없이 여행가다 보니까 제대로 남는 사진도 없어서 늘 아쉽다. (펜탁스 k100d super 는 처박아놓은지 오래ㅠㅠ. 건전지 사느라 지갑이 너무 얇아지고 카메라 센서 청소 및 렌즈 청소를 맡겨야하는데 이 비용이 또 100유로 이상 들어서 그냥 모셔놓고만 있다. 한국은 서비스 센터 가면 무료로 해주거나 유료라고 쳐도 훨씬 싸던데 ㅠㅠ) 


  아무튼 그래서 일리 까페 머신과 마찬가지로 늘 앓이만 하고 있다. 





  네버엔딩 꽃사진 1.  라넌큘러스 산 지 2주가 지났는데 여전히 너무 예쁘다. 끝부분에 보라색 무늬가 있는 모습이 새초롬하니 매력적이다. 활짝 피었는데도 안시들고 오래 가고 있다. 계속 힘내줘!! 라넌이들아!! 





  네버엔딩 꽃사진 2





 네버엔딩 꽃사진 3. 마치 골판지로 만든 것 같다. 연한 살구색 라넌큘러스가 의외로 매력있다. 연분홍은 그야말로 소녀소녀하다면 살구색은 차분하고 분위기 있는 고운 아가씨 느낌. 어릴 때는 20대 되면 자동으로 저렇게 아가씨가 되는 줄 알았는데 한번도 되보지 못한 채 30대가 되었다. 흑. 갑자기 너무 슬퍼진다. 





  최근에 지른 책들. 부디 장식용으로 그친 이전 책들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텐데....과연.... SizilienCosta Brava 는 여행 잡지 비슷한건데 동네 기차역에 있는 키오스크에서 3유로 할인해서 팔길래 사진 구경하려고 샀다. 


  이거 보니까 시칠리아 다시 너무 가고 싶다. 나와 올빠의 마음의 고향. 누가 나에게 이태리 어디 가면 좋은지 추천해달라고 하면 단연코 시.칠.리.아 다. 바다와 섬이라는 특징은 사르데냐도 갖고 있고 여기도 물론 너무너무 좋지만 이태리 + 시칠리아 특유의 촌스러움 곱빼기, 시골스러움, 억셈, 억척스러움, 아랍 스페인 노르만 왕조 등 여러 문화의 뒤섞임, 깐놀리를 비롯한 디저트들, 풍부한 해산물과 과일, 야채 등등 매력이 넘쳐난다. 


  그렇다, 우리는 시칠리아는 무조건 좋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그리고 바실리카타, 칼라브리아, 풀리아, 캄파니아 이런 남부도 너무 좋다. 이탈리아의 진정한 매력은 나폴리 이남 지역에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이건 순전히 여행자의 입장에서 그런 것이고 살기에는 아주 팍팍함)   


  아무튼 둘이서 계속 시칠리아 돌림 노래를 부르며 부활절 휴가로 갈까 하고 비행기를 알아봤으나 경유 14시간 막 이래서 포기하고 한국을 봄에 가게 된다면 9월에 시칠리아 갈까? 이러면서 논의 중이다. 아무래도 시칠리아에 집을 사야지 안되겠다. (로또 열심힣 ㅐ야지)


  왼쪽 앞에 빨간 테두리안에 남녀가 있는 책은 How to be german in 50 easy ways 라는 제목으로 영국인이 독일 살면서 겪은 독일 문화에 대해 쓴 책이다. 한쪽은 독일어, 한쪽은 영어로 되있어서 외국어 공부에도 좋다. 갱님 블로그에서 보고 보고 사야지 사야지 한 게 벌써 1년 반이다. 술 한 잔에 7,8 유로 주고 마시는 건 아주 거리낌없으면서 책 한 권 9유로 지불하는 것은 왜 이렇게 지갑이 안열리던지. 항상 서점 갈 때마다 들었다 놨다를 5번 이상 반복하다가 결국은 이베이에서 말만 중고지 새거나 다름없는 책을 5유로 주고 샀다. 


→  갱님 블로그 책소개 보러가기 (클릭) 



  중간에 아줌마가 콜로세움 앞에서 스파게티를 아주 휘몰아치고 있는 표지의 책은 Why Italians love to talk about food 라는 제목으로 이태리에서 20년 이상 거주한 러시아 여자가 이태리 음식 문화에 관련해서 쓴 것이다. 이 여자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러시아어로 번역한 사람인데 항상 이태리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무슨 주제로 얘기를 하건간에 결론은 항상 음식 얘기로 끝이 나고 그 어떤 주제보다도 더 열성적이 된다며 도대체 왜 이런지 의문을 가진 것에서 출발하여 책까지 쓰게 된 것이다. 


  이탈리아의 각 주별로 음식의 특징을 다루고 있는데 이 책 하나만 있으면 전세계 어딜가든 이탈리아 음식 먹을 때는 문제 없을 듯. 책 한권으로 이탈리아 식문화 전문가가 될 수 있다. 한가지 단점이 표지가 너무 구리다는 것. 진짜 조악하고 허접하다. 이건 한번 바뀐 표지이고 예전것은 그냥 무난하던데 왜 이렇게 바꿨는지 정말 이해 안된다. 책 사려다가도 표지가 너무 별로여서 책까지 질 떨어져보인다. (표지보고 안살뻔 했음) 겉에 다른 걸로 씌워놓고 싶다. 진짜 생각 없이 이태리+음식이니까 그냥 콜로세움이랑 파스타 이미지 갖다 넣었다. 너무 심하게 1차원적이다. 유치원생들한테 맡겨도 이보다는 잘 만들듯. 


  나는 이 책을 올빠가 즐겨 듣던 팟캐스트 ' 걸신이라 불러다오' 에서 걸신 강헌 선생이 추천해줘서 알게 되었다. 한국에는 ' 왜 이탈리아 사람들은 음식 이야기를 좋아할까 ' 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와 있다. 나는 여기서 한국어 책을 구할 수 없어서 영문으로 샀는데 이제 겨우 움베르토 에코의 추천사 2페이지만 읽었을 뿐인데 답답하다. 의미파악은 되지만 모국어로 읽을 때 만큼의 정확성과 속시원함이 없다. 외국어로 책을 읽으면 그 외국어의 사고 체계대로 보는 재미와 즐거움도 있고 이런 것 때문에 외국어 배우는 게 즐겁고 삶의 지평을 넓여주기도 하고 번역본을 읽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기쁨과 희열이 분명 있다. 하지만 이것도 한두번이지 계속 되다보면 고구마 10개 먹고 목막힌 느낌이다. 내용 다 이해되고 무슨 소리인지 알겠는데 그래도 답답해! 


  맨 오른쪽의 Flow 는 한국의 Paper 와 비슷한 느낌의 감성 잡지이다. 2개월에 한번씩 나오는데 맨날 사서 장식만 한다. 잡지 분위기가 좋기도 하지만 일상적인 글의 독일어 쓰임과 표현을 알고 싶어서 샀는데 맨날 사진과 일러스트만 보고 넘긴다;; 








2015.03.20 독일 구글 로고 (춘분, 슈퍼문, 개기일식을 표현)


 

  어제는 개기일식날이었다. 전혀 몰랐는데 구글 로고가 위와 같이 나오길래 예뻐서 클릭해봤더니, Sonnenfinsternis 라고 나왔다. 뭔가 싶었는데 독일어로 일식이었다. 개기일식은 totale Sonnenfinsternis 라고 하더라. 문제는 내가 이걸 오후에 알았다는 사실. 일식은 독일 시간으로 오전 9시 45분 ~ 11시 사이에 진행 되었는데 나는 이 때 김치 겉절이 만드느라 바빴다. 흑. 


  아 어쩐지 배추 사고 부추사고 장보고 집에 10시쯤 왔는데 하늘이 갑자기 좀 어두워지길래 나는 그냥 독일 날씨야 뭐 워낙 별로니까 ' 아 뭐야 또 흐려지네 쯧쯧 ' 이러고 말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일식이었다! 사실 일식 못봐도 뭐 크게 아쉽진 않은데 문제는 저녁 때, 올빠한테 오늘 일식이었던거 아냐고 물으니 안다면서 자기는 회사에서 셀로판지까지 대가면서 봤다는 것이다!!!!!!!!!!!!!!!!!뭐야!!!!!!혼자 보고!!!!!!! 이런건 공유 해줘야지........... 내가 막 광분해서 난리치니까 나는 이런거 잘 챙겨 봤을거 같아서 굳이 얘기안했다며 자기는 정말 처음 본거라면서 사진 찍은거 막 보여줬다.......... 나도 사진 말고 실제로 보고 싶다고. 일식은 이미 지나갔으닌 슈퍼문이라도 보려고 구름 잔뜩 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흑.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거랑은 다르긴 하지만 올빠 혼자 봤다니 왜 막 부럽고 나는 못본게 너무너무 아쉬운 느낌이 드는걸까. 다음 개기 일식 검색해보니, 독일에서 보려면 2081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이 때까지 살 수 있겠니? 100세 넘어야 하는데. 물론 이번 일식도 달이 태양을 완전히 다 가리는 개기일식은 우리 엄마가 가장 가고 싶어하는 여행지인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와 덴마크 페로 제도에서만 관측 가능했다고 한다. 이 두 지역은 몇 년전부터 이미 숙박시설 다 예약된 상태였고 텐트 치고 보던 여행자는 북극곰한테 부상 당했다고;;;; 


  아무튼 갑자기 또 일식에 꽂혀서 막 21세기 일식 목록 막 검색해보고 그랬다. 이와 동시에 막 천문학이 너무나 로맨틱한 학문으로도 느껴지기도 했다. 이런 우주현상은 일부러 만들수도 없는거라서 아무리 내가 천문학자여도 평생 동안 단 한번도 못보는 현상들도 있을텐데. 어떤 기분일까 싶기도 하고 뭐 그렇다. 


  덕분에 일식이라는 독일어 단어는 확실히 알았다. 성은 여성. Die Sonnenfinsternis. (이게 왜 여성인지 모르겠다. 독일어 명사의 성과 복수 규칙은 무규칙의 규칙 같다. 지들 맘대로임) 

 






2015.03.21 한국 구글 로고 (춘분 표현)


 어제자 독일 구글 로고 찾다가 본건데 달 대신에 꽃 한송이가 벌이 들어갔다. 너무 귀엽고 화사하다. 



2015.02.26 브라질 로고 (조제 마우로 데 바스콘셀로스 탄생 95주년)


  작가의 대표작인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로고로 만든 것이다. 제제. 뽀르뚜가 아저씨는 생각만해도 눈물난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내가 초딩 3학년? 4학년? 때부터 책꽂이에 꽂혀 있었는데 그 때 봤을 땐 재미가 정말 하나도 없었다. 뭐야 라임 오렌지 나무? 밍기뉴? 이거 나무 말하는거 맞아? 아닌가? 살아 있는 동물인가? 뭐야 이상해 이게 뭔소리야 이러면서 이해가 안되 읽다 말았었다. 이건 어린 왕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중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끝까지 읽었는데 그냥 그랬다. 이게 왜 유명한건지 싶었다. 그리고 대학생 때 새벽에 잠이 안와서 다시 봤는데 폭풍 눈물, 콧물 다 쏟았다. 책 읽는데 눈시울이 그렇게 뜨거워진 건 처음이었다. 나의 인생 책 중 한 권이 되었다. 작가 정말 천재인듯. 어떻게 이런 책을 쓸 수가 있는지. 



   아 어떻게 마무리 해야하지.... 구글 로고 볼 수 있는 주소 남기고 끝내야겠다;;; https://www.google.com/doodles/ 여기로 가면 전세계 모든 구글 로고를 다 볼 수 있다. 귀여워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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