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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그냥 일기

2017년 week 43

나실이 2017. 10. 30. 05:16

  밀린 얘기들이 엄청 많지만 그냥 가장 최근에 찍은 사진들부터 올려본다. 가끔 내 블로그 글들을 쭉 정주행 하는데 (남의 일기 훔쳐 보는 느낌으로 내 블로그도 훔쳐본다 ㅋㅋㅋㅋㅋ 예전에 뭐하고 살았는지) 업데이트 한 지 하도 오래 되었다보니 맨날 똑같은 거 보기가 지겨워서 새로 사진 좀 올려야지 올려야지 하면서 미루다가 드디어!! 글쓰기를 눌렀다. 



  안그래도 출근하기 싫은 월요일 아침인데 타고 있던 버스가 사고 나서 회사에 15분 지각했다. 원래 버스 정류장 있던 곳이 공사로 길을 막아놔서 임시 정류장을 사용 중인데 문제는 버스가 우회전을 하기에 굉장히 좁았다. 작은 사거리였는데 각 귀퉁이마다 다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결국 기사님은 주차 되있던 차 옆면을 아주 크게 '드르륵' 소리르 내며 긁으셨다. 내려서 보니 버스도 저렇게 뒷부분이 부서졌다.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마침 바로 앞에 있던 초등학교에서 등교지도 비스무리하게 하고 있던 경찰들 4,5명이 바로 달려와서 경찰이 목격자였다..... 사고처리 금방 됐겠지. 다음날 보니까 주차된 차들 다 치웠더라. 진작에 좀 주차금지 해놓을 것이지.. 




  두둥!!! 지난주에 MTZ 을 갔는데 크리스피 크림 광고가 주차장 전면에 정말 크게 붙어 있길래 매장이 들어온 줄 알고 아주 신나했으나.........자세히 보니 담주 월욜 (23.10) 부터 04.11 까지 pop up store 가 열린다고 광고하는 거였다. 왜 하필 월요일부터하니..주말부터 해주지. 그래서 주말 내내 기다렸다가 월요일에 올빠한테 사오라고 재촉해서 영접한 크리스피 크림 ㅠㅠ


  사실 한국에 있을 땐 진짜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ㅋㅋㅋㅋ 도넛츠 별로 안좋아하기도 했고 처음에 한국에 매장 냈을 때 다들 워낙 난리였어서 그래봤자 도넛인데 왜 그러지? 싶었고 줄서서 먹는 걸 크게 좋아하진 않아서 그냥 누가 사오면 먹는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 그렇게 먹어보고선 맛있어서 살짝 감탄했었다 ;;; ㅋㅋ) 그러나 계속 미국 브랜드 체인 내지는 글로벌 브랜드 체인의 불모지인 이태리, 독일에 살게 되면서 이런 체인점들이 어찌나 그립던지 ㅠㅠ 


   간만에 오리지널 먹으니까 설탕 절인 맛이 어찌나 맛있던지. 그래 바로 이 맛이지. 미국맛 ㅠㅠ 역시 미국이 좋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커피랑 먹으니 앉은 자리에서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요거는 도너츠 모양이 너무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알록달록하고 고와서 찍었다. 




  시나몬번 이라는 도너츠인데 맛있다. 설탕+시나몬의 조화는 옳다. 한 입 베어물면 설탕 단맛이 아주 그냥 맛있다. 아 먹고 싶다. 올빠한테 또 사오라고 해야지. 이번주 토요일까지만 매장이 있으니까.. 왠지 정식 매장 내기 전에 팝업스토어로 간 보는 느낌인데 제발 들어왔으면. 


  독일이 자국 브랜드 보호가 강한건지 뭔지 외국 브랜드들 들어와 있는 게 진짜 없다. 세포라도 계속 없다가 이제서야 겨우 갈레리아 백화점 내에 매장 내는걸로 들어왔는데 좀 아쉽다. 단독 매장 여는 그 날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특히 음식 브랜드들이 그런 것 같다. 바로 옆나라 프랑스의 유명한 빵집 체인인 생폴이 단 한군데도 없다. 다른 나라에는 다 있는데 바로 옆 나라인 독일에는 없어!!!!!!! 여기 빵 진짜 맛있는데 왜 매장이 안생길까. 그러고보니 라뒤레도 없는 것 같고 또 뭐가 있을까. 아무튼 없는 게 많다. 


  한편으로는 이런 체인점들이 없는 게 그 나라나 도시 만의 느낌을 간직해서 좋기는 하다. 한국만 봐도 오만군데에 분야를 막론하고 온갖 체인들이 다 들어와서 천편일률적인 모습이 지겹긴 지겹다. 그리고 예를 들어 내가 포르투갈 작은 마을에 갔는데 거기에 막 스벅, 던킷 도넛 이런거 있으면 ' 엇? 여기에도 있네? ' 하고 반갑긴 하겠지만 어디서든 갈 수 있는 곳들을 여행가서까지 봐야하나 싶기도 하고 현지 고유의 특색을 가진 가게들을 가고 싶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여기저기에 스벅 매장이 생기는 게 완전 별로다. 개인적으로 스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그런데 독일에선 여기만큼 편하게 종업원들 터치 및 눈치 없이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이 없긴 해서 가끔 간다) 왠지 스벅이 있으면 별로 여행 온 것처럼 잘 안느껴지기도 하고 모든 곳이 다 똑같이 보인다. 물론 각국 매장들마다 특색 있는 곳도 많아서 일부러 찾아가고 그러는 것도 잘 알지만 스벅이 있으면 그 곳의 매력이 반감되어 느껴진다. 여기까지 글로벌 브랜드의 손길이 미쳤구나 싶어서 씁쓸한 맘에 더 그런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거주자 입장에서는 여러 브랜드들이 다양하게 들어오면 선택권도 늘어나서 좋은 것도 사실이라서.... 나라는 인간은 오늘도 이렇게 모순적이다. 


  결론은 크리스피 크림 매장이 꼭 좀 들어왔으면.... 




  '오늘 점심 뭐 먹지?' 인생 최대 고민. 저녁 뭐 먹지는 두 번째로 최대 고민. 점심이 순위가 높은 이유는 회사 근처에 먹을 곳이 더럽게 없기 때문에. 진짜 졸라 지겹다. 저녁은 해먹기가 귀찮아서 고민인건데 점심은 돈은 돈대로 쓰는데 식당들이 맛이 별로다. 근데 양은 또 많아서 맨날 남길 때가 많다.  한 끼에 7-8유로 정도 하는데 유난히 맛 없는 것 먹으면 진짜 너무 아깝다. 도시락 매일 싸서 다니고 싶지만 이건 또 이거대로 너무 귀찮아서 결국은 그냥 근처 식당 3-4개로 돌려막기 하는데 하루는 너무 지겨워서 한인 식당에서 시켜 먹었다. 


  내가 시킨 건 돈까스+카레였는데 배달 오는 거리가 있다 보니 돈까스가 좀 딱딱하게 말라 있었다. 그럭저럭 먹을만하긴 했다. 저게 8유로인가 9유로였는데 내가 직접 돈까스 만들고 튀기는 수고로움, 번거로움, 귀차니즘을 고려하면 가격은 괜찮은 듯 하다. 카레는 사진에 안찍혔는데 오뚜키 약간 매운맛 카레 같았다. 


  회사 동료는 떡볶이+순대+만두 세트 12유로 먹었는데 이건 좀 너무 비싼 것 같았다. 순대 한 개 먹어봤는데 냄새가 너무 많이 나고 별로였다.  




  요즘 하는 게임 중 하나. Nekosushi. 일본놈들 귀여운건 진짜 귀신가이 잘 만든다. 넘어질듯 말듯 신기하게 쌓여서 캡쳐했다. 이 게임은 현질도 안되서 (그렇다고 게임에 현질을 하는 타입은 전혀 아님 ㅋㅋㅋ) 고양이 초밥 종류를 다양하게 모으려면 무조건 높게 많이 쌓는 수 밖에 없다. 근데 10개 쌓아야 10원 겨우 주고 새로운 초밥은 천원, 이천원이어서......돈 모으는게 너무 힘들다. 


  그리고 50개, 100개, 200개, 1000개 쌓을 때마다 새로운 초밥을 하나씩 주는데 너무 힘들다.......50개 겨우 쌓아서 받았는데 100개 이상부터는 꿈도 못 꿀 듯. .




앞머리 자르고 집에 가는데 하늘이 너무 예뻤다. 노을 덕후. 프랑크푸르트 노을은 진짜 아름답다. 특히 가을 노을이 제일 멋지다. 운이 좋게도 요즘 며칠 동안 노을이 예쁜 날이 많았다. 맨날 보고 또 보고 또 봐도 너무 좋다. 





에스반 타려고 기차역 들어가는데 악..역시 너무 이뻐 ㅠㅠ 

아까보다는 시야가 좀 더 트여서 붉은 하늘도 더 많이 보이고 너무 예뻐서 또 막 찍었다. 

노을 지는 하늘을 볼 때마다 뭔가 신비롭거나 멋진 일이 일어날 거 만 같아서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한편으로는 노을이 저렇게 아름다운데,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내가 좀 아쉽고 안타깝다.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은데!!!




한 주의 마무리는 역시 술. 지난번에 네덜란드 가서 사온 맥주들 중 3병을 마셨다. 

첫번째로 마신게 이거인데 라들러스러운 느낌이었다. 가볍고 부드러워서 맛있었다. 

맥주 3병 마시고 취기가 올라서 금요일 밤인데!! 10시에 자버렸다...........젠장 




회사 동료가 고기 얘기 하는 거 듣고 스테이크가 먹고 싶어져서 블록 하우스에 갔다. 진짜 오랫만에 먹는 스테이크 ㅜㅜ Tenderloin 먹었는데 가장 비싼 메뉴였어서 그런가 정말 맛있었다. 집에서 낼 수 없는 향과 맛. 

올빠는 rib eye 먹었는데 내 메뉴가 더 맛있었다! 보통은 올빠가 시킨 게 더 맛있는데 ㅋㅋㅋ 내가 이김 ㅋㅋ




  사진은 왜 이렇게 맛이 없게 나왔지.... 원래 같이 나오는 빵, 감자 잘 안먹는데 어제는 레드 와인 두 잔 시켜가며 다 먹었다. 버터도 고기에 듬뿍 듬뿍 발라 먹었다. 지방은 옳다. 옳아. 




  사이드로 시킨 야채 구이. 역시 남이 해줘야 더 맛있다. 사실 이건 집에서 해도 맛에 큰 차이는 없긴한데 저렇게 약간 탄자국 내면서 구우면 후라이팬이 빨리 상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탄 거 먹으면 건강에도 안좋을텐데..그치만 그을려가며 구워야 맛있어서 결국은 탄자국 나게 구움 ㅋㅋ


  블록 하우스는 이번이 두번째로 가 본건데, 생각보다 덜 비싸고 음식 맛도 보통이고 오픈 시간도 중간에 브레이크 없이 점심 ~ 자정까지 열고 무엇보다 소덱소 티켓을 받아서 앞으로 자주 갈 것 같다. 매장도 스카이라인 플라자, Boerne platz 에도 생겨서 접근성도 좋다. 




  커피는 밖에 나와서 illy 까페로 가서 마셨다. 카페인에 영향을 받진 않지만 위에 덜 부담이 가지 않을까 싶어서 디카페인으로.. 


  요즘 소화가 너무 안된다. 항상 목이 꽉 막힌 느낌이고 답답하다. 역류성 식도염인듯.. 커피, 술 하면 안되다는데 힘들다. 30대 되니 소화 능력이 확실히 떨어진다. 네네 이게 다 운동 부족 때문이죠.... 솔루션은 이미 알고 있다. 이놈의 귀차니즘...




  오늘, 일요일인데 무려 7시에 잠이 깼다. 어제 레드 와인 두 잔 마시고 역시나 또 취기가 올라서 집에 와서 10시에 자버렸다. 주말 밤을 전부 다 10시에 자버렸어........... 후. 


  창 밖을 보니 태풍 온거 마냥 비바람이 아주 심하게 몰아치고 있어서 찍었는데 사진상으로는 아주 평온해 보인다. 지금 사는 집의 좋은 점 중 하나가 부엌이랑 옷방 쪽 앞에는 건물이 없고 뚫려 있어서 시야가 덜 답답하고 바람도 아주 잘 분다. 그리고 나름 벚꽃 나무도 심어져 있어서 봄에는 창문 바로 앞에 벚꽃도 보인다. 


  그리고 요즘은 사진에 보이는 저 나무의 색깔 변화를 관찰하는 재미가 있다. 3주 전 쯤부터 아주 조금 조금씩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변하고 있다. 여름에는 초록빛이 가득하고 가을에는 단풍이 졌다가 겨울에는 앙상해진다. 그러다가 봄이 되면 또 싹이 조금씩 나면서 연두빛으로 변한다. 창문 앞에 있는 나무들을 보면서 마치 내 마당에 있는 것 마냥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이로써 이번 일주일 치 끄적끄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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