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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먹부림 기록

초보 베이킹

나실이 2022. 2. 9. 18:23

  아기와 집에 감금 생활 하다보니 너무 지겹고 답답해서 베이킹을 시작하게 되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할 지는 모르겠지만 12월 말 부터 시작해서 대략 많으면 일주일에 1번씩 만들고 있다. 

 

1. 바나나 브레드

 

 

 

  처음으로 시도한 베이킹. 원래 바나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바나나 브레드도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프랑크푸르트 시내 까페에서 파는 바나나 브레드가 너무 맛있었고 한번은 회사 동료가 바나나 브레드를 구워 왔는데 진짜 인생 맛이라고 할 정도로 너무너무 맛있었다. 그래서 첫 베이킹으로 바나나 브레드를 해봤다.

 

  어떤 레시피 보고 했는지 기억이 안난다. 대충 컵으로 계량해서 구웠는데 좀 빡빡했지만 담백하고 맛있었다. 꽤 만족스럽게 먹었는데 두번째로 구운 게 훨씬 맛있어서 이건 실패작(?)으로 남았다. 

 

 

 

  두번째 베이킹이자 두번째 바나나 브레드. 하다앳홈 레시피를 보고 따라 했다. 바나나 2개 대신 3개 넣고 오븐에 굽는 시간도 내 맘대로;;; 레시피대로 구우니 덜 익어서 그냥 중간 중간 계속 확인하면서 더 구워줬다. 

 

  이 바나나 브레드가 진짜 존맛탱이었다!!!!!! 포슬포슬 촉촉하고 부드럽고 바나나향 물씬 나고 첫번째 보단 좀 달았지만 진짜 맛있었다. 더이상 까페에 바나나 브레드 먹으러 안가도 될 정도!! 계량 없이 그냥 대충 했는데 진짜 대대대성공!!! 그래서 자신감을 갖고 ' 계량 안하고도 이렇게 맛있게 했는데 저울 사서 정확하게 하면 더 성공하겠지? ' 싶어서 몇 년을 미루고 미루던 계량 스푼과 요리용 저울을 구입했다. 아 베이킹 틀도 샀다. 원형, 직사각, 머핀틀 이렇게 3개 세트. 

 

  그리고 야심차게 3차 바나나 브레드 시도를 하였으나 실패........... (귀찮아서 사진도 안찍음ㅋㅋ) 맛있게 잘 먹었지만 첫번째로 구웠을 때보다 좀 더 빡빡하게 되었다....그리고 겉부분은 너무 바삭 ㅠㅠ... 아니 도대체 왜 틀도 사고 저울로 재면서했는데 실패한거죠? 아무래도 오븐에 굽는 시간과 온도가 문제같다. 꼬치 테스트 했는데 계속 묻어 나와서 계속 더 구웠는데 너무 오버쿡 되어버렸다... 그리고 반죽양에 비해서 바나나를 너무 많이 넣었다. 

 

 

2. 에그 타르트 

 

 

  에그타르트 너무 좋아하는데 포르투갈 갈 수도 없고 ㅋㅋㅋ 레베에서 파는 냉동이 있지만 그냥 저냥이고 슈퍼에서 파는 파이 반죽으로 만드는 진짜 간단한 레시피를 보고 따라해봤다. 진짜 쉽고 너무 쉬운데 반해 맛은 정말 에그 타르트 그 자체여서 또 해먹었다. 계피가루 톡톡 뿌려서 에스프레소와 같이 먹으면 여기가 바로 포르투갈!! 

 

  그런데 일주일 사이에 두 번 해먹으니 조금 질려서 쉬는 중. 특히 굽는 동안 집안에 버터 냄새가 진동을 해서 느끼하다. 그치만 언제든 해먹을 수 있게 냉장고에 파이 반죽과 생크림 항시 구비하고 있다. 

 

 

3. 쿠흔

 

 

 

  독일 유투브 보고 따라한 쿠흔. 그냥 전부 다 넣고 섞어서 구우면 끝인 아주 간단한 레시피. 설탕 양이 어마어마하게 하길래 좀 줄여서 했더니 덜 달아서 그런가 맛은 그냥 저냥 그랬다. 결국 슈가 파우더 엄청 뿌려서 약간 억지로 다 먹었다. 

 

독일 레시피라 그런가 독일맛이 났다. ㅋㅋㅋㅋㅋ 독일 빵집이나 슈퍼에서 사먹는 쿠흔 맛이 나서 신기했다. 이렇게 만드는거구나 ㅋㅋ 

 

 

4. 얼그레이 바스크 치즈 케잌

 

 

  너도 나도 굽는다는 바치케. 나는 하다앳홈 얼그레이 바치게 레시피 보고 따라했다. 이 레시피의 포인트는 생크림을 데워서 얼그레이 찻잎 넣고 우린 다음에 사용 하는 것. 이렇게 우린다고 향이 날까 싶었는데 우와 정말 나더라 ㅋㅋㅋ 하긴 찻잎 20g 이나 넣고 우린다. 이 20g 을 실제로 넣어 보면 양이 굉장히 많다. 진짜 이만큼 넣는게 맞나 싶어서 레시피 몇 번이나 다시 봤다. 

 

  이것도 역시 오븐에 계속 구워댔다. 레시피에는 200도 30분, 180도 10분인데, 시간이 다 되어가도 색깔이 너무 안나와서 부랴부랴 다른 레시피 찾아보니 240도 이렇게 고온에 굽더라. 그래서 나도 온도 더 높이고 색 나올 때까지 계속 구웠다. 사진상으로 너무 새까맣게 연탄 처럼 나온느데, 실제로는 저렇게 까맣게 타지 않았다. 

 

  바치케 베이킹의 가장 힘든 점은 기다림! 오븐에서 꺼낸 후 완전히 식히고 그 다음에 또 냉장고에 넣어서 5시간 이상 놔둬야하는 고난의 기다림... 오후 6시쯤 만들기 시작해서 밤까지 실온에서 식힌 후, 자기 전에 냉장고에 넣어 놓고 잤다.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먹음 ㅋㅋㅋ 첫 한입 먹는 순간 맛있는데 너무 달았다. 그런데 의외로 단 걸 별로 안좋아하는 올빠가 자기는 안달다고 이래서 내가 이상한가 싶었다. 아무튼 3일 동안 너무나 맛있게 잘 먹었다. 얼그레이향이 은은하면서도 강하게 나고 촉촉 부들부들.

 

  다만 치즈케잌은 진짜 생크림, 크림치즈, 설탕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구나...이 칼로리 다 어쩔... 만드는 과정 보면 진짜 저절로 포크를 놓게 된다. 

 

 

5. 레몬 케이크

 

 

  이것도 하다앳홈 레시피. 올리브 오일을 쓰길래 올리브 오일 특유의 향이 날까봐 걱정했는데 아니었다. 레시피에는 그 향을 즐기는 것이라고 하였으나 이런 디저트 빵 종류랑 올리브 오일향의 조합은 난 반댈세;;; 그리고 마지막에도 올리브 오일을 발라주라고 했으나 나는 꿀을 전자렌지에 녹여서 발라 주었다. 

 

  오븐에서 구워 지는 동안, 그리고 오븐에서 빼서 식히는 동안에는 레몬향이 많이 났지만 막상 먹으니까 너무너무 약했다. 직접 만들지 않았으면 레몬 들어간 지도 몰랐을 듯... 레몬즙은 직접 짰지만 레몬 제스트를 직접 안하고 시판 가루 레몬 제스트를 써서 그런가... 두 봉지 반이나 넣었는데도 레몬맛이 거의 안나서 아쉬웠다. 

 

  케이크는 포슬포슬하고 크게 안달아서 아침 대용, 오후 3-4시쯤 차, 커피와 먹기 딱이었다. 그리고 약간 스펀지처럼 살짝 폭신폭신했다. 손으로 눌렀다가 떼면 쿠션 만지는 것처럼 퐁퐁 부피감이 느껴졌다. 

 

  다만 이것 역시 오븐에 몇 도로 얼마나 구워야 하는 지가 너무 어렵다. 그리고 중간이 잘 부풀어 올랐는데 꼬치 테스트 하느라 찔러 봐서 그런가 식히는 동안 주저 앉았다. 아무튼 내 오븐 성능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성공적인 베이킹으로 가는 길인듯. 하다앳홈 레시피 보다 좀 더 고온에 오래 구워야 하는 건 맞는데 얼마나 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그냥 꼬치 테스트만 계속 하면서 굽고 있다. 

 

  그리고 시트 굽고 휘핑크림 쳐서 생크림 바르고 막 이런건 너무 고난이도라 못하고 있고 그냥 반죽 한데 넣고 다 섞어서 굽는 것만 시도하고 있다. 물론 이렇게만 해도 주방 난장판 되지만, 일단 오븐에 넣고 구우면 끝이고 그 동안 정리하고 치우면 된다. 오븐에 넣기 전 20분 정도의 과정만 아기님이 잘 협조해주면 된다 ㅋㅋㅋ 보통 아침에 아기가 기분이 좋고 혼자 오랜 시간 잘 노는 편이라서 오전에 한다. 

 

  아무튼 요즘은 이렇게 달달한 빵을 구워서 커피, 홍차랑 함께 홀짝이며 마시는 게 낙이다. 다음에는 뭘 구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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