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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 달만에 블로그에 끄적거린다. 요 며칠간 로그인은 꼬박꼬박 했었지만.. 휴가 사진과 그만 밀린 포스트의 압박으로 걍 창만 계속 켜놓고 있었다 ;; (나혼자 블로그에 올려야지 하고 맘속에 담아놓고 아무도 강요안하고 모르는데 혼자 포스트 밀린다고 스트레스 받음....푸하하하 사서 고생한다) 


독일어 4단계 과정이 이번주부터 시작했다. 반 사람들은 거의 그대로이고 말많은 말괄량이 브라질 여자애도 그대로 옆에서 나한테 계속 물어보며 귀찮게 했던 에리트리아 아줌마랑 나랑 동갑인 모로코 여자도 그대로다. 그치만! 이번에는 다행히도 내 옆자리가 아니어서 좀 살 것 같다. (자리는 그냥 마음대로 앉는데 다들 첫날 앉았던 자리에 계속 앉아서 처음에 자리 잡는 게 중요하다)  


에리트리아 아줌마가 좀 엉뚱하기도 하고 눈치도 잘 없고 이해력도 살짝 부족하고 좀 답답하다고 70% 쯤 생각을 했었는데 100%로 확신시켜주는 아주아주아주 작은 일이 있었다. 이번주 월요일 수업 첫 날에 이 아줌마가 좀 늦게 왔다. 교실 책상들은 ㄷ 자로 배치가 되어 있는데 칠판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앉는 자리는 이미 사람들이 다 차서 옆에 길쭉한 사이드에 앉아야했다. 그런데 사이드로 안가고 의자 하나를 끌고 오더니 정면으로 마주보는데 앉으려고 하길래 사람들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저기 사이드에 자리 있다고 계속 했는데 자기는 사이드에 앉으면 잘 안보인다고 바디 랭귀지를 하면서 자리가 없는데!!!! 사람들한테 옆으로 가라고 손짓을 하면서 낑겨 앉으려고 하는거다!!! 그런데 칠판이 정면으로 보이는 자리는 4명만 앉을 수 있고 남는 공간이 전혀전혀전혀전혀 없다. 결국 한 명이 일어나서 다른 자리에 앉고 이 에리트리아 아줌마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와 진짜 어찌나 황당하던지....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좀 어이없어 하는 듯 했다. 


나도 정면 자리에 앉는데, 으아 앞으로 절대 내 옆에 못 앉게 해야지.. 그래서 태국 아줌마를 내 옆에 앉히고 있다 ㅋㅋㅋㅋㅋㅋ


진짜 내가 잘난 척을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고 나도 독일어 잘 못하고 공부 열심히 안하지만 에리트리아 아줌마랑 모로코 여자는 좀 심하다. 특히 에리트리아 아줌마!!!!!! 수업시간에 책에 연습 문제 푸는데 늘 보기가 주어져있다. 예를 들면 'It's cold / I wear my winter jacket  -> It's cold, therefore  I wear my winter jacket '  이렇게 한 문장으로 합치는 문제다.  문장이랑 therefore는 이미 주어져 있으므로 어떤 단어를 써야하나 생각할 필요도 없고 그냥 두 문장 사이에 콤마 찍고 therefore 넣어주면 끝이다. 이건 외국어를 잘하고 못하고랑 상관없이 '눈치' 와 '센스' 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이 아줌마는 이걸 못한다. 나한테 계속 물어보고 내가 푸는 걸 계속 본다. 처음에는 나도 설명해주려고 노력했지만 이게 한 달 내내 계속 되다보니 짜증이 났다. 주어진 보기랑 똑같이 하면 되잖아..........이걸 왜 못하냐고.....  그리고 내가 설명해주다가 선생님이 얘기하는거 놓친적도 몇 번 있어서 더더욱 짜증났었다. 


모로코 여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항상 선생님이 설명한 거 한번에 못 알아듣는다. 그리고 나한테 계속 확인하려 한다. 그리고 스펠링 철자를 진짜 심하게 틀린다. 첨삭해주는 선생님이 존경스러울 정도다. 제출용말고 그냥 작문할 때 보면 독일어 말고 아랍어로 적을 때도 많다. Ich trinke wasser  (물을 마신다) 이걸 한글로 이히 트링케 바써  이렇게 쓴다 ;; 


지난달에 내가 이 두 명 사이에 앉았들어서........양 옆에서 둘이 이러니까 진짜 미칠 것 같았다. 두 명이 동시에 내 책 보고서 고대로 베껴쓴 적도 여러번 있었다. 덕분에 나는 사이에 완전 낑겨가지고 자리 좁았었다. 둘 다 수업을 제대로 나오면 모르겠는데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빠지면서 저러니까 더 싫었다. 잘 모르면 수업 꼬박꼬박 나와야할거 아니야.......... 안그래도 못하는데 빠지니까 더 못하잖아 !!! 

자기들 돈 안내고 들어서 그런지 자주 빠진다. (모로코 여자는 수업료 무료, 에리트리아 아줌마는 3분의1만 냄) 


완전 남 뒷담화만 썼네. 난 왜 이렇게 맘에 안드는 게 많을까.. 성격 왜 이래 진짜..  계속 하다보니 VHS 수업은 그냥저냥 처음만큼 나쁘다고 생각되진 않은데 학생들 수준은 좀 많이 낮은 것 같다. 어찌하다보니 지금 독일어 코스 듣는게 외국에서 어학교(어학원)을 세번째 다니는 것인데 이번이 제일 낮다. 다들 동기부여가 안되서 그런가..(독일어가 절실하고 절박하게 필요한 사람들이 없음) 독일어도 괴테 어학원 이런데나 대학부설 가면 잘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 많겠지.  



나도 열심히 안해서 이렇게 막 남들 못한다고 쓰기 좀 찔리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남한테 피해(?)는 안주니까. 아무튼 이번에 4단계하고 5,6단계까지 마치고 나면 B1 독일어 중급 시험을 치게 되는데 통과할 수 있겠지............?  열심히 해야지. 그런데 독일어는 참 정이 가려다가도 잘 안가고.. 수업시간에는 선생님이 천천히 말하고 쉬운 단어, 맨날 쓰는 단어만 써서 잘 알아들어서 자신감이 좀 생기지만 티비 틀거나 지하철 타면 옆사람들이 하는 말 진짜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발음, 억양 다 똑같이 못 따라하겠어 ㅠㅠ 비슷하게도 못하겠다. 

너무나도 거대한 벽이 느껴져서 의욕 상실된다. 



한국어, 영어, 이태리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여기에 독일어까지 어설프게 추가되고 있으니 네 언어 다 시망의 길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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