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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그냥 일기

부정적인 인간

나실이 2015. 1. 20. 17:38

  그건 바로 나................ 내가 부정적인 인간인거 매우 잘 인지하고 있긴 하지만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올린 사진 보고 오늘 아침에 더욱 더 1000000000000% 확고하게 알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 셔터를 올리고 밖을 보니 헉...................눈이 왔다. 오늘 화,금, 토요일마다 서는 동네 장에 꽃 사러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날씨 확인하자마자 바로 욕부터 나왔다. 왜 눈 오고 난리야. 젠장할 %$)@%@&)^%!!! (귀차니즘 쩌는 집순이라서 눈, 비오면 집 밖에 나가기 싫어짐) 




  일단 사진을 한 장 찍고 짜증나는 심정을 인스타그램에 토로하고자 앱을 켰다. 아 그런데 나처럼 똑같이 프랑크푸르트에 눈온걸 찍어서 올린 사람이 있네???? 그치만 그 내용은 심히 달랐다. 





  슈가 코팅이라니............!!! 어찌 이런 생각을?! 눈와서 짜증난다고 욕하는 나와는 달리 ㅠㅠ 설탕 뿌려 놓은 것 같다고 창의성 돋고 긍정적이게 쓰다니..... 이 사람은 프랑크푸르트 사진, 비행기 사진들을 주로 올리는데 마음에 들어서 팔로잉한 지 한 달쯤 되었다. 그런데 사진 올린 거 보면 사진 보다는 그 밑에 적은 말들이 더 마음에 들 때가 많다. 그래서 멘트 때문에 사진이 더 예뻐 보인다. 나는 항상 일차원적으로 ' 이쁘다, 맛있다, 멋있다 ' 이렇게 밖에 못 적어서 유치원생 일기 같아 보이고 ㅠㅠ  


  모든 것들이 이름을 어떻게 붙이느냐, 어떤 글귀를 적느냐에 따라 굉장히 새롭게 보이기도 하고 진부해보이기도 하는데 (마르셀 뒤샹의 샘 처럼) 가끔 보면 이런 재주들을 타고난 사람이 있는 것 같다.  후천적인 노력으로 이런 능력치를 가지게 될 수도 있긴 하지만 나는 항상 어설프게 따라해보다가 망한다.



  그리고 내가 처음부터 눈 오는 걸 싫어한 것은 아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좋아했다. 그런데 올빠가 차를 구입한 이후로는 눈이 너무 싫어졌다. 차고나 지하주차장이 없어서 눈 오면 다 얼고 치워줘야하고 귀찮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차가 망가질까봐 걱정된다. 그런데 이 사람도 똑같이 차고가 없는데도 슈가코팅 됐다고 하는데!! 나는 욕만 하고 있고 ㅠㅠ 그리고 한국에 우리 부모님도 그냥 야외 주차장 밖에 없는데!! 나는 왜 이렇게 우리만 차고도 없고 지하주차장도 없는 것 같은지 ㅜㅜ 항상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점만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스스로 불평 불만이 많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랬기 때문에 이제는 제발 고쳐야 하는 점인데 잘 안된다. 


 아무튼 오늘은 아침부터 진짜 충격 받음. 세상을 보는 관점, 시각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인스타 사진은 결국 안올렸다. 충격으로 못 올리겠다. 



+ 피카소가 괜히 ' 나는 어린이처럼 그리는 법을 알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 라고 한 게 아니야... 역시 거장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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