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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먹부림 기록

요리 욕구

나실이 2011. 2. 20. 08:10

이번주는 열심히 해먹었다. 떡볶이, 어묵탕, 김밥까지 !! 

묵탕은생각보다 매우 쉽더라. 멸치 넣고 육수 내고 대파 넣고 파 쫑종 썰어넣고 간장 (국간장, 국시장국 등등) 넣고 끓이다가 한번 데쳐놓은 어묵 넣으면 땡이다. 무 안넣고 그외 다른 특별한 거 안넣어도 어묵 자체의 짭짤하고 기름기 있는 맛으로도 충분하다. 생각보다 간단해서 이틀연속 해먹었더니 좀 질려서 남은 어묵 냉동실에 방치해놓고 있다. 

밥은 시금치를 무친김에 꼬마 김밥에 넣어서 먹어보겠다고 마음 먹고 레시피 찾아서 해보았다. 김에 참기름 바르고 소금 뿌려 구워놓고 (김 내가 직접 구운거 처음인데 우와 완전 맛있다 사먹는 김맛 난다 ㅋㅋ 하긴 맛없게 하기도 힘들듯-_-;;) 당근 볶고 소세지도 삶아서 자르고 계란 지단도 부치고 준비 끝! 김 잘라서 밥에 참기름, 소금 양념해서 김밥발 위에 올려놓고 싸는데 엇...... 생각보다 잘 안말아지고 엄청 귀찮다. 한 사람이 좀 배부르게 먹으면 적어도 10개는 말아야하는데  어느 세월에 하나하나 김 놓고 밥 올리고 재료 올려서 말아 ㅜㅜ 승질나서 그냥 일반 김밥으로 변경! 

아 근데 다 말고 나중에 자르려는데 엇..김이 다 찢어지고 난리도 아니다. 그래서 그냥 통으로 들고 입으로 우걱우걱 잘라 먹음-_-;; 엄마들 김밥 마는거 보면 진짜 간단해보이는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네. 그리고 단무지가 없으니 느끼하다. 아삭아삭한 단무지의 소중함을 알게 됨 ㅜㅜ 당근, 밥, 시금치에 다 참기름이 들어가서 얘네들이 한데 모아지니까 음 ... 김치가 너무 간절했지만 그런 고급 음식이 집에 있을리가 없다 ㅜㅜ 


금치 무치는 거 처음 해봤는데 완전 쉽다. 그냥 데쳐서 물기 짜고 마늘 다진거랑 간장, 참기름 넣고 조물조물 하면 땡 ~ 그런데 시금치 금방 풀이 죽으므로 아주 살짝 (10초) 데쳤는데도 물기 짜면서 다 으스러져서 너무 맥아리가 없다. (시금치 물기 손으로 꼭 짜는데 무슨 장난치는 거 같다. 지점토, 찰흙 주무르는 느낌) 원래 이런가? 엄마가 시금치 좀 빨갛게 무쳐준 적 있는데 그 때 시금치들은 팔팔했는데? ;;; 네이버와 엄마 지식인 필요. 

오늘은 간만에 된장국을 끓이고 막판에 시금치 넣어 봤다. 우와 시금치만 넣었는데도 한결 더 맛있어졌다. 감자, 호박, 양파의 조합만으로는 뭔가 부족했는데 시금치가 채워줬다. 부추든, 시금치든, 배추든 이런 야채가 더 들어가줘야 맛있구나. 작은 깨달음 ㅎㅎㅎ 다음에는 배추 넣고 해봐야지. 슈퍼에 cavolo cinese (중국 양배추) 라고 해서 배추 판다. 구글에 쳐보니 배추사진 잔뜩 나오네. 

그저께 레 먹었는데 토마토 페이스트를 조금 짜서 넣어봤는데 너무 적게 넣어서 그랬나 별로 맛의 차이를 못 느꼈다. 좀더 진한 맛이 났던거 같기도 하고. 아 그리고 월계수잎 있었는데 넣을걸 뒤늦게 생각났다. 다음에 넣어야지 

아주 간단한 것이라도 계속 해먹다보니 조금씩 만드는 시간도 줄어들고 익숙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진짜 부엌 난장판에 시간도 무지 오래 걸렸는데, 이렇게 점점 주부의 길을 ㅜㅜ 자취하게 되니 느는 건 식욕과 요리 욕구뿐...  

난 아직 초보라서 열심히 해도 어딘가 좀 부족한 맛이 난다. 엄마가 해준 맛이나 밖에서 먹었던 맛, 내가 그동안 먹어왔던 맛을 기억하고 한가지 요리여도 레시피 여러개 찾아서 보고 머리속으로 시뮬레이션 해보고 만들어 보는데......아 뭔가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닌데.. 내 머릿속의 맛은 이게 아니야 !! 하고 소리치는 경우가 많다. 남들은 맛있다고 - 진짜 맛있는건지 아니면 열심히 애썼으니 위로 해주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 잘 먹지만 나 혼자 만족 못해서 맛없게 먹을 때가 많다. 그간 내가 별로 까다롭지 않은 미각의 소유자이고 아무거나 잘 먹는다고 생각했었지만 음 생각보다는 아주 조금 까다로운 인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그 날까지 열심히 정진해야지 !!! 왠지 스스로 뿌듯하네. 먹고 살려면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이왕 먹는 거 맛있게 먹으면 더 좋으니까!! 

그리고 소스 종류별로 다 갖추고 싶고 널찍한 아일랜드 주방 갖고 싶고 주방기구, 냄비, 후라이팬 종류별로 사고 싶고 '주방 용품' 이라는 지름신 카테고리가 추가 되었다. 아주 그냥 요리사 되겠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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