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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먹부림 기록

Zio Pesce

나실이 2011. 2. 20. 07:27

어제 한 달만에 외식을 했다. 지나간 기념일, 발렌타인, 기분전환 등등을 겸한 외식 ! 어디 갈까 밀라노 맛집 책에서 고르다가 전부터 가고 싶었던 해물 식당 - Zio Pesce 에 가기로 했다. 

7시 30분에 문 여는데 우리가 거의 두번째 손님이었다. 한 8시 반은 되야 식당 안이 어느 정도 꽉 차더라. 이태리 사람들 진짜 늦게 먹는다. 9시, 10시에 오는 손님도 상당히 많다. 한국에서는 2차, 3차 갈 시간인데;; 아무튼.. 내가 골라서 온 ' 생선 삼촌 ' 식당 !! (Zio - 삼촌, Pesce - 물고기, 생선) 




들어가면 여기저기 칠판에 오늘 구입한 해물 리스트, 추천 메뉴 등등이 쓰여 있다. 내부 인테리어는 약간 미국식? 이탈리아에서 보기 쉽지 않은 인테리어이다. 여기저기 선반에 테니스 라켓, 오토바이 헬멧 등등 소품이 가득 얹어져 있고 테이블과 의자는 나무에 테이블보는 체크무늬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는 매우 흔하지만 ;; 여기는 오스테리아건 트라토리아, 리스토란테건 가보면 죄다 조금 고리타분하고 지루하게 해놓은 곳이 많다. 뭐 좋게 말하면 빈티지, 앤틱스럽고 할머니 할아버지네 가서 먹는 기분이겠지만 나는 영 ~ 익숙치 않다. 그저 낡은 느낌밖에 안든다;;  간만에 이렇게 아기자기(?) 하고 외국식(이태리식 말고) 으로 해 놓은 곳 오니 좋다. 



테이블 모습 살짝~ 


자리 잡고 앉으니 얇은 바게뜨 같은 빵 위에 멸치(alici) 를 올리브유랑 기타 재료, 허브에 마리네이드해서 얹은 것을 웰컴푸드로 주면서 와인 메뉴, 날생선(생굴, 생연어, 새우 등등) 메뉴, 기본(전채, primo, secondo) 메뉴 이렇게 3가지를 갖다준다. 웰컴푸드.. 생멸치인데 냄새 전혀 안나고 올리브유 냄새도 좋고 쑤욱~ 잘 넘어간다. 맛있다. ㅜㅜ 

 뭐 할까 고민하다가 fritti alici e zucchine (멸치와 호박 튀김), tiepido gamberi, patate e polpo (감자, 새우, 문어 삶아서 마리네이드 한 것, tiepido 는 미지근하다는 뜻 ) 를 전채요리로 시켰다. 그리고 농어(orata) 를 감자랑 요리한 것 (filetto di orata crostata con patate ? 정확히 메뉴명이 기억 안남..), polpo croccante (crispy octopus ? 바삭한 문어? ;;) 를 메인으로 주문했다. 와인은 vini del mese (이 달의 와인) 이라고 해서 원래 가격에서 2-3유로 정도 할인해준다. malvasia frizzante 랑 토스카나 와인, vernaccia 품종 와인, 그리고 두 가지가 더 있었다. 나는 Falanghina Guardiolo DOC 2010 시켰다. 

직원이 와서 와인 따주면서 시음해보는데.. 나는 이 순간이 진짜 제일 어색하다. 와인이 상했는지 안상했는지 확인하는건데 내가 그런걸 알 턱이 있나..진짜 심하게 맛이 가지 않는 한;; 항상 와인서빙하고 괜히 잔 한두번 돌리고 한모금 마시고 어색하게  웃으며 ^^;; buono (좋아요) 이러고 끝 ㅋㅋ 항상 내가 어색해하며 웃다보니옆에 있는 직원들도 맨날 같이 웃는다 :) 

와인 완전 탁월한 선택이었다 ㅎㅎ 살짝 단맛도 나고 떫지 않고 상큼하고 개운하니 맛있었다. 술술~ 완전 잘 넘어간다. 한국으로 한두병 사가고 싶다. 어디서 파나.. 

사람이 별로 없어서그런지 전채요리가 금방 나왔다. 멸치 튀김 입에 넣었는데 우와!!!!!!!!! 지금까지 먹어본 생선 튀김 중 제일 맛있어 ㅜㅜ 

      (구글검색 사진) 
으~ 튀김튀김~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 같다 ㅜㅜ 

튀김옷 진짜 얇고 완전 바삭바삭하다. 냄새 전혀 안나. 멸치도 살이 통통하고 그저 맛있다. 호박도 진짜 맛있음. 살짝 짭짤하니 계속 손이 간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렇게 튀길 수 있는거지? 
와인이랑 먹어도 맛난데 차가운 맥주랑 같이 먹어도 맛있을 듯. 완전 만족스러웠다. 같이 나온 tipiedo 는 맛있긴 했지만 별로 특별한 건 없었다. 그냥 새우, 감자, 문어 삶아서 올리브 살짝 두르고 파슬리 가루 뿌렸다. 새우, 문어 다 통통 ㅎㅎ 


메인요리 등장 ! 내가 시킨 농어는 감자를 길다랗게 가늘게 잘라서 팬에 깔고 그 위에 농어를 올려놓고 구운거였다. 바삭한 감자랑 담백한 농어랑 같이 냠냠.. 찍어먹는 소스가 칠리소스 비슷한 것이었는데 이거 말고 간장에 와사비 살짝 풀어서 찍어 먹으면 대박 맛있었을듯..... 이태리 사람들 일식 좋아하는데 salsa di soia - 간장 - 추가하면 어떠냐고 제안해볼까 ㅋㅋㅋ 

구빠는 polpo croccante -바삭한 문어- 였는데 진짜 문어 다리 일정부분 뚝 잘라서 샐러드랑 같이 나왔다. 찍어먹는 소스는 초록색 잎 채소를 잘게 자르고 빻아서 올리브유에 버무린 것이었는데 무슨 녹즙 주스 느낌이 났다 ;; 건강해지는 느낌 하하;  문어 맛있긴 했지만 전채요리에서 이미 문어를 먹었던지라 조금 질린 느낌이 들었다. 

옆에 다른 테이블 보니 날생선? 날해물? 을 전채로 많이 시키더라. 바로 아래처럼 !  




우왕 맛나보여.. 이게 1인용인지 2인용인지 잘 모르겠지만 인당 24유로 정도이다. 으~ 비싸네 한국에서 횟집가면 배터지게 먹겠구만 여기는 유럽이니까 -_-;; 아무튼 맛나 보인다 ㅜㅜ 나도 이걸 시킬까 하다가 음 외국에서 날해물은 안먹어본지라 불안해서 안시켰는데 다음에는 꼭 먹어볼테다! 아 파리 갔을 때 숙소 근처에 해물전문 레스토랑 있었는데 비싸서 안간거 후회된다. 언제 또 가본다고.. 

아무튼 전채요리, 메인 배부르게 먹고 후식까지 시켰다. 원래 비싸서 후식 잘 안시키는데 그냥 질러질러~ 내가 안내니까 ㅋㅋ 후식 좀 비쌌다. 무려 4.8 유로 ㅜㅜ 구빠는 아이스크림 나는 크림과 딸기를 곁들인 밀푀유를 시켰다. 밀푀유 완전 맛있어. 배터지는데도 쳐묵쳐묵 크림까지 죄다 싹싹 먹었다. 

아 밖에서 와인 마시니 꼭 분위기 좋은 고급 레스토랑 가지 않아도 분위기 나고 기분 전환도 많이 되고 좋다. 너무 집에만 처박혀 있었어.......회사가 시골에 있다보니 이렇게 날잡고 밖에 나오지 않으면 계속 시골 회사 - 시외곽 집만 끊임없이 왕복한다. 간만에 나가니 좀 오바해서 살아있는 기분? ㅋㅋㅋ 한국에 있을 때 꼬박꼬박 외식하고 맛집 찾아 다니고 이런 스타일 전혀 아니었고 외식이 뭐 별게 아니구 그냥 쇼핑몰 푸드코트에서 밥 먹거나 하다못해 김밥천국 가서 김밥 먹고 포장마차에서 김떡순 먹어도 문제 없었지만 여기는 참... 사정이 그렇지 않다. 

그냥 아무때나 집 밖에서 뭐 먹을 수 있는 게 없다. 테이크아웃 피자 아니면 케밥집 (그나마 케밥집은 일반 주택가 구석구석까지 있지 않다), 중국집 정도? 한국처럼 찜, 탕, 구이, 중국집, 치킨 이런거 먹을 수가 없다. 여기는 어딜 가든 기본으로 자리세랑 물값 (1인당 6천원 정도)을 내야하고 스파게티 하나만 딱 시켜서 먹을 수도 없고 1인당 2개는 시켜야해서 부담스럽다. 돈도 많이 들고. 한국이 아무리 물가가 올랐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싸다. 

아 쓰다보니 또 한국찬양 얘기로.. 그런데 이건 진짜 유럽사는 사람이라면 다 공감할거다. 일본은 편의점에 도시락도 팔고 뭐 덮밥집, 라면집, 초밥집, 까페 넘쳐나고 중국이나 다른 동남아도 편하게 외식할 곳 널렸지만 유럽은..........특히 이태리는...........시망 ㅜㅜ 그리고 한국 사람 입맛에 밖에서 파스타 사먹는 건 좀 돈 아깝다. 처음에야 맛있는데 계속 있다보면 왠지 좀 ;; 그렇다보니 뭐 특별한 날 아니면 마음 먹지 않으면 밖에서 잘 안사먹게 된다. 맛있긴한데 돈에 비해 만족이 안되구 자꾸 한국 생각나서 ㅜㅜ 

어제 내가 간 곳 zio pesce 도 사람들 평 보면 저렴한 값에 신선한 해물을 즐길 수 있다는 평이 많고 가격도 밀라노에서는 저렴한 편이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비쌌다. 멸치튀김 만팔천원이다 ;; 이런식으로 따지면 죄다 집에서 해먹어야하지만 말이다. 

아 또 엄청 길게 썼네. 아무튼 밀라노에 놀러오는 사람, 사는 사람 모두에게 강추. 모든 메뉴 테이크아웃 된다. 여름에 멸치튀김 테이크 아웃 해가면 좋을 듯 (새우튀김, 오징어 튀김도 판다) 꺅 생각만해도 신난다 >_< 


내가 먹은 메뉴 대략적인 가격 정보 

- tiepido polpo, patate e gamberi, 문어, 감자, 새우 삶아서 올리브유 마리네이드 : 11유로
- fritti alici e zucchine, 멸치랑 호박 튀김 : 10.50 유로
- polpo croccante: 바삭한 문어랑 샐러드 야채 : 15.80 유로
- filetto di orata croccante con patate: 농어 요리 : 15.80 유로
- Falanghina Guardiolo DOC 750ml : 화이트와인 17.50 유로
- coperto, 자리세: 1인당 2.30 유로
- 물 750 ml: 2.500 유로  

총 88유로 정도 나왔다. 

음식점 정보

- 영업 시간: 저녁 7시 반  ~ 밤 12시 
- 가격: 와인 제외하고 1인당 메뉴 2개 시킬 경우 30~35 유로, 와인 포함하면 40~45유로가 최소 금액
- 미리 얘기하면 take out 가능, 와인 집에 가져가고 싶으면 15% 할인 가격으로 구매 가능, 고양이 키우는 사람    의 경우 얘기하면 cat bag 받아서 자기가 주문한 음식 싸갈 수 있음 
- 영어메뉴 따로 준비되어 있어서 이태리어 못해도 문제 없음
- 인터넷 홈페이지: www.ziopesce.it
- 주소

Zio Pesce Maffei (내가 다녀온 곳)

Via Andrea Maffei, 12
20135 Milano (P.ta Romana)
tel. 02.49.79.49.67


Zio Pesce Navigli

Via Cicco Simonetta, 8
20123 Milano (navigli)
tel. 02.58.10.91.45


나빌리오 지점은 사람이 많아서 예약 필수일 듯.. 대체로 문 여는 시간에 가면 어느 음식점이든 예약할 필요 없다. 이태리 사람들 다 늦게 먹어서 8시 반 정도 되야 슬슬 사람들이 자리를 채운다. 그 이후 시간대는 예약 필수다. 나는 7시 반에 가서 다 먹고 나오니 9시였는데 이 때 예약안하고 온 사람들 10시까지 기다려야 했다

* 사진은 다 구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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