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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안 조이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칼라 컬슨 (넥서스BOOKS,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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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왔을 때 서점에서 흘깃 표지만 봤었다.

뭔가 빈티지스럽고 유럽풍의 멋과 소박함이 물씬 드러나고 대충 손으로 후르륵- 넘겨봤을 때

기타 다른 기행문, 여행 에세이와는 굉장히 달라보였다. 당장에 읽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다 읽고 나면 이탈리아에 너무너무 가보고 싶어질까봐, 그 사람들이 경험한 걸 나는 못해서 아쉬워하거나, 분해(?)할까봐 그냥 제자리에 놔뒀었다.

 

그 뒤로 친구가 읽더니 굉장히 좋다고 마구마구 늘어놓을 때도 ' 아..그래? 알았어 ~ ' 이러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잊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무슨 복이 터졌는지 무려 6개월동안 이탈리아에 가게됐다. 학교 도서관에서 로마, 이탈리아 관련 책들을 막 찾던 중..눈에 들어온 '이탈리안 조이'. 이 때다 싶어서 당장 빌렸다.

 

아 정말이지 지금 보길 잘했다. 앞으로 언제 또 외국, 유럽, 이탈리아에 나갈 지 알 수 없었던.. 뭘 해야할지 몰라 불안해했던 그 때 보았다면 아마도 당장 패닉에 빠졌을걸..

 

호주에서 잘 나가던 커리어 우먼이 이탈리아에 와서 사진 작가로 변신하며 프란체스코와 사랑에 빠지고 이탈리아와 사랑에 빠진 이야기..

 

거창하고 장황하게 이탈리아의 수많은 유적과 박물관에 대해서 늘어놓지 않는다. 그냥 아주아주 평범한 일상을 적은 일기를 훔쳐보는 기분이다.

 

카테고리도 굉장히 색다르다. 이탈리아인, 시장, 가족, 여행 등등..(잘 생각이 안난다 ㅠ_ㅠ)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것들로 나눴다. 그렇다고 또 이탈리아 사람들은 어쩌고 저쩌고 그들의 일상 문화는 어쩌고 저쩌고 그런 식으로 적지도 않았다.

 

그냥 자기가 오늘 만난 사람들, 마주친 건물들, 거리들, 커피 한 잔, 브리오슈 한 개 등등..

순간순간의 기분들과 생각들을 적어놓았다.

 

친근한 사진들도 굉장히 좋다. 사실 유럽에 가면 아무나 다 찍을 수 있는 그런 사진이지만..

비싼 카메라로 멋드러지게 찍은 풍경사진, 성당 사진 보다 훨씬 더 정감있고 좋다.

 

사진을 보면서 ' 우와 -  ' 하는 감탄과 부러움... 한편으로는 ' 나도 저렇게 찍을 수 있으려나? ' 하는 조금의 거리감이 아니라 ... ' 아 나도 이런 사진 찍었었는데..나도 이런거 많이 봤었는데.. ' 하면서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부러운 건..... !

어떻게 그렇게 이탈리아 사람들과 바에서, 까페에서, 거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친구가 되고 단골이 되고 한거지? 2년 넘게 있으면 그런 에피소드들 쯤이야 우스운걸까? 그래 난 고작 3개월 가량 밖에 안있었잖아.......그리고 그 중 2개월은 콧대가 참 높으신 senesi 틈에 있었잖아..라고 열심히 위로해본다.

ㅠ_ㅠ

 

이 책은.... 이탈리아에 한번도 안 가본 사람이 보면 그리 큰 감흥은 없을 것이다. 다른 여행 에세이와는 전혀 다르게 이탈리아라는 나라에 대하여 기본적인 소개나 그들의 문화나 습관을 친절히 설명해주지 않으니까...

 

하지만  단 1달이라도 이탈리아에 체류해 본 사람이라면..(여행은 좀 부족함;) 많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고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글들을 써내려가고 이탈리아를 사랑하는 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질투도 날 걸? 나는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하는;;;

 

아, 그리고 이탈리아 체류 경험이 없어도 바쁜 일상에 지쳐서 내가 지금 도대체 뭘 하는걸까..

어딘가로 훌쩍 가버릴까..싶은 사람들은 조심하길!

 

읽고 나면 당장 짐 싸고 비행기표 끊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테니까...

 

 

아무튼 그냥  짧게 쓰자면 -

 

이탈리아에 대한 사랑을 오롯히..그야말로 오롯히 느낄 수 있다. 

 

다행이다. 곧 가게되서 ^^ 이번에는 정말 열심히 열심히 부대끼다 올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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