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책, 영화, 글

Mangia, Prega, Ama

나실이 2010. 10. 17. 22:32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감독 라이언 머피 (2010 / 미국)
출연 줄리아 로버츠,하비에르 바르뎀
상세보기

작년 가을 끝무렵에 여기 온 뒤로 처음으로 영화관 갔다. 매번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도 귀차니즘과 더불어 이태리어 더빙을 별로 않좋아하는지라 영화보러 안갔었다. 여기는 왜 그렇게도 더빙을 해대는지..이태리 더빙이 유명하다는데 영..난 별로다. 영화배우와 이태리어 더빙 배우의 목소리가 너무 안맞아서 깨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역시나...더빙이 영화의 매력을 좀 망쳤다. 우선 Eat ! 줄리아 로버츠가 이태리에 와서 이태리어를 배우고 레스토랑가서 음식 주문하고 뭐 이렇게 그녀가 이태리어를 말하는 걸 보고 하는게 이 영화의 여러 재미들 중 하나였을텐데...이태리어 더빙이다보니 이런 재미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이태리어를 이제 막 배우는 사람이 이태리어를 막 유창하게 해... 도대체 왜 더빙을 하는거니 ㅠㅠ 

그리고 하비에르 바르뎀 역의 성우..목소리가 너무 느끼했다. 영화 속에서 하비에르 바르뎀은 털털하고 그냥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인상이었는데 목소리는 무슨....;;; 온갖 분위기 다잡는 느끼한 목소리... 

뭐 이런 기타 잡담은 그만하고 영화내용을 보자면 뉴욕에서 행복하게 잘 살던 사람이 불현듯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디? 등등 심적으로 고민하고 방황하고 불안해하다가..그래 떠나자! 내가 하고 싶은거 하는거야 하면서 쓩- 이태리로 날아와서 현지사람들 만나고 그 다음에는 인도가서 기도하고 명상하고 심적 안정을 찾고 발리로 날아가서 멋진 사랑까지 캐치!!!! 

너무 뻔하다. 너무 뻔해.. 소설은 안읽어봐서 모르겠지만 영화만 보자면 그냥 모든 게 다 너무 뻔했다. 그리고 줄리아 로버츠가 그 역을 맡아서 그런가..극중 캐릭터에게 별로 크게 공감이 안갔다. 줄리아 로버츠가 저렇게 하니까~ 멋져 보이는거야~ 이런 생각만 계속 들었달까....;;; 그리고 영화에서 인도, 인도네시아를 표현하는 방식이..서양인..그들만의 인도, 인도네시아, 동양이랄까.. 서양영화 그 중에서 특히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 동양에 대한 이미지는 어쩜 그리 똑같은지.... 그리고 뉴욕에 있던 인도네시아에 있던 자기들끼리 파티하고 놀고 뭐하고 놀고 장소만 다를 뿐 그 내용물은 똑같다. 

암튼 이래저래 그냥 그랬다. 내가 너무 기대를 많이 했나..아니면 이태리어 못알아들어서 영화 이해 못할까봐 막 긴장하고 봐서 그런가...다만 이태리..로마는 역시 아름답더라. 허름한 건물과 촌스러운 사람들? ㅎㅎㅎ 이 영화를 보고 또 전세계인이 이태리에 대한 로망, 사랑을 키우겠지..... 실제로 와서는 영화와는 달리 실망하고 가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한국에서 이 영화를 혼자 보러가는 여자들이 많다는데..... 가서 보고나면 더 허무해지지않을까? 회사일은 여전히 지겹고 나는 여기서 뭐하고 있는걸까..기타 등등 여러 잡생각은 많이 드는데 난 줄리아 로버츠도 아니고 모아놓은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저렇게 훌쩍 떠날 수도 없는데... 등등의 생각이 들지 않을까. 아니면 대리만족하고 오려나. 

너무 환상을 보여주는 영화다. 현실적으로 공감이 너무 안돼. 이건 마치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이렇게 끝나버리는 옛날옛적 동화책의 현대판 같다. 그리고 발리 할아버지... 서양영화에는 왜 이런 할아버지역의 사람이 꼭 나오는걸까? 나와서 별거 아닌 시답잖은 말 해주고 그러면 주인공은 처음에는 이해 못하다가 나중에는 아! 하면서 깨닫고 뭐 이런...동양에 가면 그런 사람들이 꼭 있어야만한다!! 이런 강박관념이라도 있는건지.... 

내가 인간이 부정적이라 그런건지 불만으로 가득찬 얘기밖에 안나오네-_-;;; 주변 친구들은 재밌게 봤다더라. 그냥 기대없이 심심풀이 킬링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은 듯 하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