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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때 맨날 먹는 거 말고 좀 새로운 것을 먹고 싶었다. 최근에 줄리아 차일드의 '뵈프 부르기뇽' 레시피를 우연히 봤는데 시간만 오래 걸리지 생각보다 너무 쉬워 보여서 따라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며칠전부터 계속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며 벼르고 벼르다가 드디어 오늘!!!(12/24) 만들었다!!!




결과는?? 시망시망 캐시망..... 아 진짜 재료 손질부터 중간에 나오는 설거지 계속하면서 주방에 2시간은 서 있었는데 ㅋㅋㅋㅋ

실패 원인 분석!!!

1. 나는 제대로 만든 뵈프 부르기뇽을 먹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뵈프 부르기뇽 자체를 한번도 안먹어봤다.......)

아니 먹어 보지도 않은 걸 만든다니... 이게 말이 돼?? 성공하는 게 더 이상하지... 라고 스스로 위로해본다 ㅠㅠ


2. 사실 나는 이런 고기 스튜 종류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레드와인 넣은 것은 더더욱!!

고기 냄새도 많이 나고 그래서 잘 못 먹는다. 그런데 내가 참고한 네이버 블로그에 올라온 줄리아 차일드 뵈프 부르기뇽 레시피들을 보면 다들 막 고기가 푹 익어서 완전 부드럽고 녹는다면서 밥 위에 얹어 먹어도 되고 파스타 삶아서 같이 먹어도 좋다고 최고라고 막 하길래 시도해 본것이었다. 아 그런데 역시나 내 입맛에는 안 맞는것 같다. 


3시간 익혔는데도 소고기만의 퍽퍽함(?)과 냄새(?)능 여전했다. (정사각형으로 잘려진 굴라쉬용 고기 사용함) 레드와인이 고기 냄새를 전혀 못 잡아줬다. 그리고 레드와인이 음식에 들어있다보니 뵈프 부르기뇽 먹으면서 같이 마시는 다른 레드 와인이 너무 안넘어갔다. 목막히는 느낌?


3. 와인과 육수를 너무 넣었나?

오븐에 3시간이나 놔뒀는데 국물이 걸죽한 느낌이 하나도 없이 너무 물이다. 레시피 보면 와인 3컵, 육수 2~3 컵이라길래 각각 3컵, 2컵씩 내용물이 적당히 잠기게 넣었는데 올빠는 너무 많이 넣은 것 같다고 했다.


4. 비프 육수 대신 닭육수 사용 & 부르고뉴 피노누아 말고 그냥 다른 프랑스 와인 사용

소고기 육수를 사와야하는데 맨날 닭, 야채 육수 쓰는게 버릇되서 닭육수를 사와버렸다. 그냥 썼는데 소고기 육수를 했으면 맛이 좀더 진했으려나? 어땠을지 궁금하다.

레시피에는 풀바디영(full body young red wine) 와인 쓰라고 되어 있지만 부르기뇽이라는 이름 답게 정석은 부르기뇽 지방에서 난 피노누아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제 동네 슈퍼에서 장 볼때 와인코너를 암만 뒤져도 부르고뉴 지방 와인은 없었고 피노누아는 오스트리아, 독일산만 있어서 그냥 프랑스 다른 지방 레드와인을 샀다.


5. 너무 높은 기대치 !!

아 요리 시작하기 며칠 전부터 정말정말 기대했었다. 그리고 프랑스 요리를 처음 해보는 것이어서 더더욱 맛이 너무 궁금했다. 


음 또 다른 원인이 뭐가 있으려나.. 사실 요리를 하면서는 아주 즐거웠다. 샬롯 양파랑 양송이 잘라서 오일, 버터, 육수에 소테(기름에 튀기듯 단시간에 볶아내는 조리법) 방법으로 후라이팬 흔들면서 막 요리하는데 괜히 막 레스토랑 셰프된 느낌도 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사람들이 이래서 요리를 배우는구나 싶기도 하고 막 설레이고 그랬는데 ㅠㅠ 

크리스마스 이브에 겨우 한 접시 먹고 ㅋㅋㅋ 다음날 저녁으로 남은 것 또 먹었는데 하루 지나니 그나마 좀 나았다. 나는 꿀 뿌려서 찍어먹고 올빠는 고추장.....에 찍어 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브날 11시쯤 늦게 일어나서 집근처에 쇼핑센터 잠깐 나갔다 집에 오니 3시가 거의 다 되서 부랴부랴 급하게 홍합, 새우 파스타를 점심으로 해먹었는데 아 진짜 진짜 진짜 맛있었다. 

그저께 볶음우동할 때 바베떼(Bavette, 좀 납작한 면. 페투치네보다는 너비가 좁음)면으로 했었는데 오랫만에 이 면을 먹어서 그런가 씹는 맛도 좋고 면에 고루고루 소스도 잘 묻어서 아주 맛있게 먹었들어서 어제도 바베떼(Bavette) 면으로 해먹었다. 어쩜 이렇게 면이 탱글탱글하고 소스가 쏙쏙 배었는지 소스랑 궁합이 아주 좋았다. 앞으로 세일하면 스파게티말고 바베떼를 사서 쟁여야겠다. 


팬에 올리브유 두르고 다진 마늘(마늘 새로 까기 귀찮아서 그냥 마늘 다져 놓은 것 사용), 페페론치노 넣고 냉동실에 얼려놨던 홍합 육수+ 홍합 이랑 냉동 새우 넣고 토마토 페이스트 1~2 숟갈 넣고 생파슬리 또는 말린 파슬리 가루 넣고 면 삶아질 때까지 불 위에 올려 놓는다. 면 삶을 때는 소금 1 숟가락 꼭 넣어주고 다 삶아지면 육수 만든 팬에 넣고 뒤적뒤적 섞어준다. 한번 맛 봐서 좀 싱겁다 싶으면 토마토 페이스트를 조금 더 넣어주고 막판에 올리브유 슬쩍 한번 더 둘러서 뒤적뒤적 해주면 끝! 

(나는 레시피 찾아 볼 때 사진 없으면 안보면서 정작 나는 맨날 사진도 없고 설명도 간결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또 자세한 것도 아니고 그냥 두루뭉실하게 올려서 조금 찔린다. 그치만 내 블로그 보고 따라 만드는 사람 없을테니 ㅋㅋㅋㅋㅋ그냥 나중에 내가 다시 볼 용도로 남긴다) 




이것도 최근에 먹었던 파스타로 지난번에 시칠리아 휴가가서 사왔던 식량 중 일부를 처음으로 개시했다. Busiate 라는 면(소공녀에 나오는 이라이자 머리모양 처럼 돌돌 말린 면으로 시칠리아 서쪽지역 파스타면. 트라파니 근처 지역 식당들 가면 파스타는 거의 다 이 Busiate 로 나옴) 과 Pesto alla Trapanese (시칠리아 서쪽 지역 파스타 소스로 아몬드, 토마토, 바질, 마늘, 후추, 페코리노 치즈, 올리브 오일을 섞어서 만듦.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ㅋㅋㅋㅋㅋ 거의 99.9% Busiate 면과 같이 먹음. 윗사진은 좀 뻘겋게 찍혔는데 실제 색깔은 아주 연한 주황색, 귤색과 비슷함) 를 먹었다. 


맛이 없진 않았지만 마르코네 어머니께서 직접 만드신 소스보다는 맛이 없었다. 뭐 당연한 얘기지만 말이다. 아무튼 맛은 좀 떨어졌지만 그래도 시칠리아에서 가져온 음식 먹고 있으니 휴가 때가 떠오르면서 다시 시칠리아 가고 싶어졌다 ㅠㅠ 시칠리아를 부르는 맛........!!! 이라고 내가 울부짖으니 올빠가 옆에서 비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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