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바르셀로나는 다른 유럽 대도시에 비해서 호텔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좋은 곳에서 묵어볼까도 싶었는데 그 돈 아껴서 먹고 마시는 것에 올인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부킹 닷컴에서 평 좋고 가격도 적절한 2성급 호텔에 묵었다. 


  Hotel Acta Antibes 라는 곳이고 지하철 2호선(L2) Monumental 역 근처에 있다. 더블 베드룸 1박에 50유로 정도 내고 묵었고 조식은 따로 8-9유로 정도인데 후기가 다 별로여서 안사먹었다. 원래 조식 포함 아니면 호텔에서 따로 돈 주고 안사먹는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한 정거장 전이고 성당까지 걸어서 10분 정도면 도착한다. 그리고 주변에 빵집, 리들 슈퍼, 바스크 지방 음식 식당(문 계속 닫아서 우리는 못 감 ㅠㅠ)도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아 그런데 람블라스 거리 쪽 다니려면 지하철 갈아타야해서 이건 좀 귀찮았다. 


  나는 다시 가도 이 호텔에 묵고 싶을 정도로 값도 싸고 괜찮았는데 청결함에 특히 예민한 사람에겐 비추한다. 화장실이 조금 낡았고 청소를 아주아주 구석까지 하진 않는 듯 했다. (물론 내가 우리집 청소 하는 것보다는 깨끗함) 그리고 어떤 한국인이 부킹 닷컴에남긴 후기 중에 잘 때 추웠다고 해서 걱정 했는데 방 온도 올리니까 난방 잘 되서 따뜻하게 잘 묵었다. 특히 침대가 넓고 매트리스가 안낡아서 좋았다. 보통 저가 호텔에 가면 매트리스가 다 꺼져서 앉으면 출렁거리고 뒤척이면서 잘 못 자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호텔에선 아주 꿀잠 잤다. 그런데 이건 매트리스 효과 + 따뜻함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독일하고는 일단 온도 차이가 ㅋㅋㅋ 그리고 우리집이 좀 춥다 ㅠㅠ 그렇다보니 좋은 호텔 아니었는데도 자고 일어나니 완전 개운하고 가뿐!!! 독일에서는 항상 찌뿌둥하게 일어난다. 역시 날씨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음. 





  호텔 방 창문으로 보이는 모습. 그리고 창문이 특이하게도 이중창이었다! 유럽에서 이중창 처음 봤다!!!!! 나중에 유럽에서 내가 집 짓거나 창문 샷시 할 때 참고하려고 사진도 찍었다 ㅋㅋㅋ 





  호텔 근처에 있던 빵집. 여기서 맨날 아침 먹었다. 크로아상과 카푸치노. 커피도 맛있고 빵도 맛있다. 특히 커피 정말 괜찮았다. 보니까 Bracafe  라고 잔에도 적혀 있고 그래서 브라질 커피인가? 싶어서 검색해보니 스페인 브랜드였고 카탈루냐 광장 근처 시내에 Bracafe 라고 커피숍이 있어서 여기에 찾아 가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다음날까지 24~26일 계속 영업하고 일요일에도 영업을 한 놀라운 빵집... 유럽에서는 빵집 장사가 많이 고된 일 같다. 한국도 그렇긴 하지만 유럽은 공휴일, 주말에 다들 칼같이 쉬는데 빵집은 계속 문을 열고 새벽 같이 나와야 한다. 물론 이태리는 일요일에 문 닫았었다가 (이게 무려 법으로 지정 되어 있었음!!!!!) 지금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관련 규정이 바뀌어서 이젠 문을 열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일요일에 문 다 닫는 독일에서도 빵집은 오전에는 문 여는 곳이 많다. 





  안에 들어서면 별 거 없다. 어찌 보면 좀 허름해보이기도. 그냥 동네 빵집이고 주민들이 밥 먹으면서 먹는 빵 사러 오는 곳이라 세련되고 쉬크하고 이런건 없다. 4박 5일 동안 매일 같이 가면서 보니까 아침에 동네 할아버지들이 와서 신문 보면서 카푸치노에 크로아상 하나 하면서 아침 먹고 가고 주말 오전에는 늦은 아침을 먹느라 바게뜨 같은 빵 사러 사람들이 많이 왔다. 






  카푸치노. 생각보다 비쌌다. 1잔에 1.8 유로 정도였다. Cafe con leche (coffee with milk) 는 1.3 정도로 더 쌌는데 똑같이 우유 들어가는데 도대체 뭔 차이인가 싶었는데 카푸치노는 우유 스팀을 해서 거품 내주고 까페 꼰 레체는 그냥 우유 부어준다. 



  

미니 크로아상 





  감성샷 ㅋㅋㅋㅋ





  안에 햄이 들어있던 크로아상스러운(?) 빵 






  한번은 호텔 들어가는 길에 쌀쌀해서 핫 초콜렛 먹었다. 진짜 진한 맛이었다. 양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는데 스스로 너무 과소평가했다. 금방 흡입 완료 ㅋㅋㅋ






  에스프레쏘! 크레마 !!! 


  우리 동네에도 이런 빵집이 있었으면....ㅠㅠ 





  빵집 한 켠 냉장고에서 음료수들을 파는데 cacaolat (스페인 초코우유 브랜드) 이 있길래 귀여워서 찍었다. 






  바르셀로나 떠나기 전날 El Xampaynet 이랑 맥주집 가서 과음해서 좀 괴로웠는데 올빠가 나가서 초코우유 사온거 먹고 회복했다 ㅋㅋㅋ 오른쪽의 플라스틱 통은 씻어서 집에 가져왔다. 


 


    도착한 날이 크리스마스 이브였는데 낮에는 Ciudad Condal 가서 먹고 저녁에는 숙소 근처에서 먹기로 하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바스크 식당이 한 곳 있었다. 평도 괜찮아서 여기 갔는데 문 닫아서 ㅠㅠ Noel 어쩌고 하는 식당에 갔는데 겉에서 보기엔 분위기가 괜찮아 보였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좀 허접한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식탁보가 정말 지저분했다. 바꿔 달라고 말해도 계속 안바꿔주고 메뉴판을 줬는데 평소 메뉴가 적혀 있는 한 장짜리 종이를 이면지로 활용해서 그 뒷면에 써놨더라. 코스 요리가 25유로인가 35유로였다. 처음에는 코스 메뉴만 받는 줄 모르고 평소 메뉴 적힌 쪽에서 음식 하나만 시키니까 무조건 코스만 된다고... 


  왠만하면 그냥 먹었겠지만 더러운 식탁보에서 마음이 팍 상한 나와 크리스마스라고 돈 벌어보겠다는 마인드가 마음에 안드는 올빠는 그냥 거절하고 나와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우리 말고 3,4팀이 더 있었는데 다 외국인 관광객이었고 우리처럼 다른 곳이 다 문 닫아서 어쩔 수 없이 온 것 같았다. 우리가 코스 말고 다른건 안되냐고 물었을 때 뒤쪽에 있던 사람이 자기들끼리 ' There's no option' 이렇게 말한걸 들었다고 했다. 


  아무튼 그 식당은 정말 최악이었다. 그간 유럽에서 가 본 식당들 중 가장 별로였다. 그런데 다다음날 지나가면서 보니 점심 때 사람들이 많아서 의아했다. 맛이야 있을지몰라도 빵 부스러기 떨어져 있는 식탁보에 손님 앉히고 바꿔줄 생각이 전혀 없는 서비스 마인드를 보니 정이 뚝 떨어졌다. 진짜 욕 나왔다. 


  서론이 길었는데 아무튼 그래서 그 식당을 나와서 간 곳이 위 사진에 보이는 타파스 바다. 냉동 식품 요리해주고 술 종류도 적고 그래서 일부러 갈 필요는 전혀 없는 곳이고 그냥 동네 사람들이 와서 한 잔씩 하고 가는 곳이다. 


  남자 아저씨 2명이 같이 일하던데 이태리 사람 같다고 술 마시면서 계속 생각했는데 며칠 지나서 위에 쓴 빵집에 빵 사러 오면서 이태리어로 전화 통화하는 걸 봤다. ㅋㅋㅋ 이태리 사람 맞구나!! 라고 맞혔다고 혼자 좋아했다 ㅋㅋㅋ 





  뭔지 모르겠다. 소고기 요리? 그냥 앞에 진열대에서 보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맛있었다. 






  약간 어묵스럽다. 밀가루랑 햄 또는 새우 등등 각 재료를 섞어서 빵가루 묻혀 튀긴 것이다. 솔직히 그냥 그랬지만 먹을 게 이거 밖에 없었다 ㅠㅠ 여기서 각각 와인이랑 맥주 한 잔인가 두 잔씩 먹고 나왔다. 다 해서 25유로를 냈는데 영수증을 보니 우리가 시킨 것보다 적게 받은 거 같기도한데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어서 그냥 돈 내고 나왔다. 설마 덜 받진 않았겠지. 





  요기는 La bona pinta (The good pint) 라는 맥주집인데 빵집 옆에 있다. 지나가면서 보기만 하다가 떠나기 전날 El Xampaynet 에서 그렇게 마셔놓고 술이 모자라다며 ㅋㅋㅋ 호텔 근처에서 편하게 마시자며 오른 흥을 더 업 시키기 위하여 갔다. 들어가면 한 켠에 이렇게 세계 여러 지역의 병맥주들이 책꽂이에 꽂힌 책 마냥 곱게 모셔져 있다. 





   수제 생맥주는 이렇게 4종류가 있다. 난 뭘 시켰는 지 기억이 안난다.... 맥주 시키면 땅콩 이런거 작게 한주먹 준다. 겁나 열심히 주워 먹었다. 






  여기서 맥주를 두 잔씩 마셨던 것 같다. 그러고 호텔에 가서 완전 뻗었다. 미안해 올빠..... 


  이 맥주집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떠나기 전날에서야 간 게 너무 아쉬웠다. 그리고 이 맥주집 옆에 하몽 팔고 치즈 팔고 하는 집이 있었는데 여기도 좋아 보였다. 


  

  카탈루냐 광장이나 람블라스 거리 근처에 묵으면 관광 포인트 구경하러 다니고 쇼핑하고 이러기에는 좋지만 현지인들이 실제로 편하게 막 가는 집들을 가기는 힘들다. 일단 현지인 거주 구역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안다고해도 거기에 딱히 구경거리가 있지 않는 이상 일부러 가기도 뭐하니까. 그러나 교통면에서는 조금 불편하거나 시내 중심가가 아닌 곳에 묵으면 딱히 노력하지 않아도 이렇게 동네 주민들이 가는 곳을 발견할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나는 숙소 고를 때, 돈도 돈이지만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일부러 주거지역 근처로 잡는 편이다. 


  여러모로 이번 바르셀로나 여행은 다 만족스러웠다. 숙소 내가 정했는데 굉장히 뿌듯했다 ㅋㅋㅋ 급마무리 ㅋㅋ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