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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그 외

파리 잡담 1

나실이 2015. 9. 22. 22:33

  더 늦으면 블로그에 못 올리고 지나갈 것 같아서 파리 포스팅이 좀 지겹긴하지만 그냥 고고. 




  교통비를 아껴서 먹고 마시고 쇼핑하는데 쓰기 위하여 갈 때는 버스를 타고 갔다. Flixbus 25유로 주고 구매. 7시간 반 걸리는 다이렉트 버스로 했는데 중간에 독일, 프랑스 국경 휴게소에서 운전기사 교대하느라 잠깐 쉬고 프랑스 들어와서 고속버스 정류장 같은 곳 가서 또 20분 정도 쉬고 파리 들어오자마자 차가 미친듯이 1시간이나 밀려서 결국 총 9시간 정도 걸렸다. 


  독일 장거리 버스 검색은 https://www.busliniensuche.de   에서 하면 된다. 검색 결과에 기차도 같이 나와서 편하다. 내가 탄 Flixbus 는 좌석 간격이 넓고 발받침도 있고 창가쪽 자리에는 콘센트도 꽂을 수 있어서 편하고 좋았으나 Wifi 가 연결만 되고 정작 인터넷은 계속 먹통이었다. 나만 이런건지 남들도 이런건지는 잘 모르겠다. 


  또 탈 의향은 있긴한데 9시간 이내 + 직행으로만 탈거다. 연착이 굉장히 자주 되서 한번 늦어지면 계속 늦어진다고. 나 역시도 7시간 반이 예상 시간이었으나 9시간이 걸렸다. 더 이상 탔으면 지루해서 힘들었을 듯. 그나마 날씨가 좋아서 계속 창 밖 풍경 보며 미리 담아간 팟캐스트 들으면서 갔다. 




날씨가 진짜 어마어마어마하게 좋았다. 하늘 좀 봐.




쨘. 파리에 왔습니다. 지하철 타고 지나가는데 에펠탑이 보이는 그런 곳, 파리.




  에펠탑 별거 있냐며 무시할 땐 언제고 지하철 창문으로 보이는 게 넘 신기하고 오! 파리 왔구나! 하는 느낌이 팍팍 들어서 사진 꼭 꼭 찍음 ㅋㅋㅋㅋ




  방향 잘못 보고 타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똑같은 다리 위를 세 번이나 지나갔다. 그 때마다 사진 계속 찍음 ㅋㅋ 누가 보면 에펠탑 덕후인줄... 




  후배 집에 짐을 놔두고 같이 마트에 갔다. Auchan(오숑) 이라는 초대형 마트인데 와 독일하고는 쨉도 안된다. 촌스럽지만 내가 유럽에서 그동안 가 본 마트 중 가장 크다. 각 코너마다 제품들 진짜 많다. 햄 코너에 햄만 뻥 아니고 최소 50종류 있는 듯. 이렇게 큰 대형마트는 시내에는 설립 불가이고 외곽지역에만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후배집에서 에펠탑까지 지하철 10분? 20분? 정말 가까움) 





  간만에 이런 초대형 마트를 보니 눈이 막 핑핑 돌아감. 급기야 해산물 코너를 보고 진짜 입이 떠억- 벌어져서 사진을 마구마구 찍었다. 아니 이게 그냥 마트의 수산물 코너라니요....................?!?!  여기가 천국. 정말 헤븐. 지금 생각해보니 마트에서 온갖 식재료와 브랜드의 다양함을 보고 이 때부터 프랑스 및 파리 빠가 되었던 것 같다. 




  후배 집에서 다른 후배 부부를 기다리며 둘이 아페리티프. 앤초비맛 올리브도 맛있었고 쏘씨쏭도 맛있었고 와인도 맛났고 막 저렇게 해놓고 먹으니 밖에 나온 느낌 ㅋㅋ 나는 맨날 설거지 하기 싫어서 그냥 한 접시에 다 올려놓고 먹기 때문에;;; 




  쨘. 다 모여서 라끌렛을 해먹었다. 이태리에서도 겨울에 라끌렛 많이 해먹고 독일 오니 뭐 이건 정말 흔해 빠진 음식이다. 그러나 퐁듀 종류를 별로 안좋아하고 라끌렛 비쥬얼만 보면 그다지 끌리지도 않고 별것도 아닌것 같은데 사람들이 너무 열광해서 괜한 반발심리로 안해먹었었다. 어차피 기계도 없었고. 


  그런데 이 날 먹고는 완전 반함. 너무너무너무 맛있다. 무엇보다 손님 초대용으로 정말 좋다. 다른 음식들 준비하면 손님 오기전에 식을까봐 걱정도 되고 이래저래 주인이 주방에 왔다갔다할 일도 많다. 그런데 라끌렛은 그냥 야채, 고기 이런 재료랑 치즈, 감자 한가득 올려놓고 각자 알아서 제조해 먹으면 되기 때문에 주인의 부담이 덜하다. 물론 맛도 있고. 와인하고도 잘 어울리고. 이래저래 서로 얘기 나누며 먹기 좋은 음식이다. 


  그래서 다음 주방기구 지름은 라끌렛이 예정되어 있음! 가격도 안비싸다. 




  다음날 후배가 해준 된장국과 고등어 구이를 야무지게 먹고 북역에 가서 짐을 맡긴 뒤 가장 먼저 몽마르뜨 언덕으로 갔다. 




  이 날까진 날씨가 정말 환상이었다. 완전 여름 날씨. 나 혼자 첼시 부츠 신고 긴바지 + 긴팔 입고 더워서 온갖 짜증이 밀려왔다. 그리고 조금씩 발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ㄷㄷㄷㄷㄷ 안돼애....... 




  사크레 쾨르 성당을 뭔가 좀 다른 시선에서 찍어보고 싶었으나 실패. 그나저나 성당 뒷편으로 있는 그림 가게, 까페, 그림 그려주는 화가들 뭐 이런게 상업성이 정말 정말 너무 심해서 놀랐다. 6년전에 왔을 때도 이랬었나??? 그 땐 처음 가봐서 그저 예쁘고 좋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에 다시 가보니 그냥 관광지 스팟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몽마르뜨 언덕에 파리 사람들은 단 한명도 없을 듯. 나도 관광객이긴 하지만 정말 죄다 관광객. 


  상업성에 찌들고 또 찌든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한국 연예인들이 여행 프로에서 몽마르트에서 사기 당한 모습도 생각나고 너무 짜증이 팍 치솟아서 그냥 바로 내려와서 다시 지하철을 탔다. 




  사크레 쾨르 성당 근처의 골목길. 




  에펠탑을 멀리서 관망하며 봐주고 점점 걸어가서 탑 아래까지 갈 생각으로 샤요궁(지하철 Trocadero 역)으로 갔다.




  오 쫌 멋진데. ㅎㅎ 




  나뭇잎 사이로 빼곰히 보이는 에펠탑의 모습을 담으려 하였으나 역시 실패. 




  그런데 발이 엄청 붓고 너무너무 아파서 도저히 더이상 갈 수가 없었다. 에펠탑 바로 근처에는 지하철역이 없고 좀 걸어야하기 때문에 갈 땐 뭐 탑 아래까지 가고 그 주변에서 앉아 있는다고 해도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여기에서 이 사진만 찍고 다시 샤요궁으로 갔다. 


  날씨가 좋다 못해 햇빛이 뜨겁고 더움 + 발 아픔의 콤보로 견디기다 너무 힘들었다. 결국 신발을 새로 사기로 했는데 바보같이... 라파예트 근처에 H&M 갔다가 걍 신어보기만 하고 나왔다. 이왕 사는거 그동안 앓이하던 나이키 인터내셔널리스트를 사자!! 하고 절대 해선 안될 결심을 해버렸다. 그 뒤로는 나이키 매장 찾아 삼만리. 


  설상 가상으로 핸드폰 3g가 파리에서 병신이 되어버려서 인터넷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처음으로 로밍 유럽 요금제를 신청했는데 폰이 안도와줌 ㅠㅠ) 그래서 일단 마레지구로 갔다. 편집샵 이런데서 팔 것 같기도 하고 원래 이날 계획에 마레지구 구경도 있었기 때문에. 




    돌아다니다보니 우연찮게 벽에 붙은 피카소 할아버지를 만났다. 혼자라서 그냥 벽사진만 얼른 찍고 지나갔다. 그리고 마레지구에선 인터내셔널리스트 내지는 다른 이쁜 운동화를 발견 못하고 시청사까지 걸어가게 되었다. 시청사 근처에 운동화샵을 들어갔으나 내가 원하는 색깔의 인터내셔널리스트는 없었다. 그래도 그냥 좀 신어보고 했어야하는데 반드시 내가 원하는 색을 찾겠다며 그냥 나옴. 


  시청사 근처의 BHV 백화점을 들어갔다. 발이 아픈 와중에도 빼먹지 않고 주방용품 코너 구경했다;;







  이 색색깔의 커피컵들이 너무너무 예쁘다고 쭈그리고 앉아서까지 사진 찍음. 살까 싶었지만 발 아파서 못 들고 다닐거 같아서 그냥 구경만했다. 그런데 안살건데도 색깔 고민은 겁나 했음;; 3가지 색깔로 묶어서 파는데 도저히 하나마나 고를 수가 없더라. 




  그리고 이 머그컵(?)도 정말 갖고 싶었다. 원래 이런 종류 안좋아하는데 이건 너무 깔끔하고 예뻤다. 




  드부이에 미네랄 b 철판까지 깨알같이 구경 ㅋㅋㅋ 지금 쓰는 코팅팬 사기 전에 철판 살까도 많이 고민했었다. 길들이는 과정이 엄두가 안나서 그냥 패스. 스텐팬 할까 했으나 눌러 붙는게 두려워서 그냥 세일하는 코팅팬 샀다 ㅠㅠ 그리고 올빠가 팬 예열 기다려서 요리하고 이런걸 못할거 같아서 걍 코팅팬 한 것도 있다. 무쇠팬도 마찬가지로 관리 까다로워보여서 패스. 좀 더 내공이 붙으면 철팬, 스텐팬, 무쇠팬에 도전하겠습니다! 




  백화점 나오면서 마네킹 코디샷도 놓치지 않고 찍었다. 한번 저렇게 따라 입어볼까 싶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렇게 BHV 백화점 본관(?) 구경을 마치고 BHV 스포츠 나이키 매장으로 갔는데 여기에도 내가 원하는 색깔의 나이키 인터내셔널리스트는 없었다. ㅜㅜㅜㅜㅜㅜ 


  직원에게 다른 나이키 매장이 어디 있냐고 물으니 퐁피두 센터 근처에 있고 또 어디에 있다고 했는데 기억안남. 암튼 그래서 퐁피두 센터로 고고. 다리 절뚝이며 계속 걸어감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퐁피두 나이키에는 내 사이즈!가 없었다 ㅠㅠ 하지만 다행히도 스포츠 캐쥬얼 브랜드 편집샵이 옆에 있어서 가보니 37.5 사이즈가 있어서 신어봤다. 아 이제 드디어 이걸 사서 고통에서 벗어나겠구나 했는데 거울을 보니.................내가 예상하던 훈녀의 운동화 모습이 아니었다 ㅠㅠㅠㅠㅠㅠ 으아아아아. 그리고 이게 신발이 작게 나왔는지 너무너무 딱 맞았다. 그러나 38은 또 없었다........... 


  그냥 살까도 싶었으나 이렇게 맞지도 않는 거 사서 처박아 둔 신발이 이미 두 켤레나 있어서 그냥 나왔다 ㅜㅜ 다른 운동화들을 신어볼까도 싶었지만 덥고 괴롭고 지쳐서 그냥 나왔다. 


  그러면 이제 그냥 다시 H&M 갔어야 하는데.. 걷다보니 쌩오노레 길에 오게 되었고 갑자기 가디언지 선정 파리 까페 10군데에 선정된 한 까페가 떠올랐다. 쌩오노레길 245번지인가 그랬고 나는 45번지에 있었다. 같은 길이어도 200번지 차이라서 좀 멀었는데 그냥 가보기로 함;; 아 그런데 발이 너무너무 아파서 ㅜㅜ 145번지쯤 와서 포기. 여기가 루브르 박물관 근처였다. 


  도저히 못 참고 까페 들어가서 와이파이 쓰면서 올빠랑 저녁에 샤요궁에서 만나기로 하고 그 전에 신발을 사기로 결심함. 지하철 갈아타며 라파예트 다시 와서 H&M 또 갔다. 결국 20유로 주고 운동화 삼. 그런데 여기서 병신미 대박 폭발. 


  그냥 바로 신고 갈 생각으로 가게 들어간건데 왜왜왜오애왜!!! 아깝단 생각이 다시 들었을까. 바르셀로나에서도 이렇게 발이 아파 중국 가게에서 15유로짜리 운동화 사서 신은 전적이 있어서 그런가 좀 더 제대로 된 운동화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발 절뚝이며 샤요궁까지 새로 산 H&M 운동화를 들고 갔다. 올빠한테 보여주고 나서 이상하다 그러면 환불하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제대로 또라이. 


  올빠는 당연히 신발이 이쁜지 어울리는지 보지도 않고 빨리 갈아 신으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 계속 발 아프다고 징징징. 올빠 만나니 막 아픔이 더 폭발. 으아. 결국 걍 갈아 신고 그 뒤로 남은 일정 내내 대일밴드 붙이고 절뚝거리며 다녔다. 아플 때 바로 사서 신었어야 하는데 계속 하루 종일 신고 다녀서 운동화 신어도 회복이 안됐다. 


  다음날부터 계속 비와서 이 날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진짜 최상이었는데 옷도 덥고 발도 아파서 최악의 하루였다. 여기저기 쏘다니긴 엄청 쏘다녔는데 제대로 본 건 하나도 없었다. 그냥 걷기만 무진장 걸음. 발아파 죽는데도 계속 걸음. 





  발이 아파도 에펠탑에 불 켜진건 봐줘야지. 이거 보고 밥 먹으러 갔다. 




  다른 곳으로 이동할 시간이 안되서 그냥 샤요궁 근처 식당에 들어갔다. 전채+메인+후식 또는 커피 17유로 메뉴를 시켰다. 이게 전채였던 감자 + 참치. 그냥 그랬다. 야채 시들시들. 



 

  내가 시킨 스테이크 + 감튀. 고기 질김. 



 

  후식 커피. 이번에서 파리에서 먹었던 것 중 가장 최악이었다. 파리에서 좀 오래 장사하는 식당들은 맛이 보장된 것이라고 하던데 (안그러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그러나 여기는 자리빨로 장사하는 곳이었다. 무엇보다 샤요궁 근처에 딱히 먹을 때가 없었다. 좀더 주변을 뒤져보기엔 내 상태가 안좋았음. 


  우리 옆 테이블 여자는 샐러드를 시켰는데 거의 안먹도 다 남겼다. 야채가 완전 다 시들시들 쪼들쪼들. 샤요궁 근처의 cafe wilson 과 cafe malakoff 가지 마세요. (둘이 이름, 위치가 다르나 같이 운영함)



  

  해가 완전히 졌을 때의 에펠탑 모습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봐주고 지하철 타러 갔다. 이 날 보고 나면 남은 일정 동안에는 에펠탑 보러 다시 올 일이 없으니까. 



Bonne Nuit, Par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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