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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그 외

파리 잡담 4

나실이 2015. 9. 25. 18:43




  두둥. 파리 마지막 날 아침. 동역에 가서 짐을 맡기고 (동전 교환기에 지폐가 안먹혀서 짜증이 진짜 백만배 났다.... 님들 파리에선 동전을 넉넉히 준비하세요) 가장 먼저 Merci 로 갔다. 이로써 마레지구 세 번이나 옴 ㅋㅋㅋㅋㅋ 




  옷, 액세서리는 크게 관심도 없고 내 눈에는 별로 예쁜 것도 없어서 가구,소품, 그릇 위주로 구경을 했다. 하나 아이디어가 좋았던 게 가구 위에 저렇게 메모지 형식으로 정보를 적어놔서 맘에 드는 가구가 있으면 그냥 저거 한 장만 뜯어가면 된다. 괜히 막 사진찍고 따로 적을 필요가 없어서 정말 좋다. 




  우리집 식탁이었으면......... 나도 제발 저렇게 아주아주아주 널찍한 식탁을 갖고 싶다. 하지만 둘 곳이 없죠 ㅠㅠㅠㅠㅠㅠ






  Jars 의 그릇을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제로는 처음 봤는데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사진속의 접시는 Epure 라인. 가볍고 색도 차분해서 한식 담아도 아주 잘 어울릴 것 같다.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다음 접시는 Jars Epure 라인 검은색과 옥색(민트색?)을 섞어서 6인조 뭐 이렇게 세트로 장만하고 싶다. 안그래도 한식 담는 그릇들을 사고 싶었으나 여기선 구하기가 힘들고 일본 접시는 별로 안사고 싶었던지라 이게 정말 딱인듯!!




  이 접시는 아마도 ASA 라는 브랜드. 찾아보니 독일 브랜드네? ㅋㅋㅋㅋㅋ 이것도 괜찮았다. 이번에 파리 가서 검은색 접시에 꽂혔다. 원래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후배집 갔을 때 검은색 접시에 음식 담은 걸 보니 색깜이 정말 예뻤다. 검은색이라 음식 색이 다 죽을거라 생각했는데 반대로 오히려 더 생생하게 잘 살려주더라. 


 그리고 큐티폴의 고아 커트러리도 있어서 실제로는 처음 만져봤는데 정말 정말 가벼웠고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괜찮았다. 사람들이 많이 사는데는 이유가 있구나.......... 하지만 값이 너무 비싸서 그냥 만져본 걸로 만족 ㅎㅎ 




  갖고 싶은데 60만원 하는 의자.........사진으로나마 품겠읍니다... 




  스포츠카 또는 이렇게 앙증맞은 클래식카는 빨강색이 진리 








  문케잌님이 알려주시 미니어쳐 골동품 가게 La charrue et les etoiles. 월요일에 갔더니 문 닫았다ㅠㅠ 화-토요일이 영업시간이었다. 아쉬워하며 셔터 너머로 사진만 찍었다. 내가 팔로우하는 인스타그래머 중에 이렇게 미니어쳐들을 수집하는 프랑스인이 있다. 자기가 나름대로 스토리를 만들어서 장면 연출하여 찍은 사진들을 올리는데 귀여운 미니어쳐들이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이 가게도 좀 자세히 보고 싶었는데 ㅠㅠ 




    지나가다가 바스크 지방 음식 파는 가게를 발견해서 그냥 좀 신기하기도 하고 나중에 바스크 지방 가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찍었다. 




  쌩폴 성당 앞의 중고책(?) 가판대. 좀 자세히 보고 싶었는데 왠지 구경만 하고 가면 안될 것 같은...그런 느낌이라 그냥 좀 떨어져서 사진만 찍었다. 살면서 이제까지 본 가판대 중 가장 귀엽고 아기자기하고 느낌있는 가판대였다. 





  튈리르 정원이 이렇게 좋은 지 처음 알았다. 




  올빠랑 같이 앉아 있고 싶었으나.... 혼자 옴 ㅠㅠ 




  이게 바로 H&M 에서 19,99 유로 주고 산 신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분수 물줄기인데 튈리르 정원에 있으니 좀 있어보여서 찍음 




   얘도 그냥 동그라미로 가지 친 나무인데 튈리르 정원빨 때문에 찍음 





  아 너무 좋다. 다음에 날씨 좋고 따뜻할 때 파리에 오면 와인 한 병과 테이크 아웃 샐러드, 햄, 치즈 이런거 슈퍼에서 사고 각종 디저트 종류들은 빵집에서 사서 튈리르 정원에서 먹고 마시며 반나절 동안 죽치고 있을거다. 꼭. 꼮!!! 와인 따개, 플라스틱 와인잔, 포크, 나이프 집에서 다 챙겨가는 귀차니즘이 있더라도!! 


  아 파리 둘째날, 발 아픈채로 돌아다녔던 그 날이 날씨가 진짜 기가 막혔는데 그 날 튈리르 정원을 왔어야 하는데 !!!!!!!!!!!!!!!!!!! (가정법 연습하기 좋은 문장 ㅋㅋ) 




  콩코드 광장으로 걷다보니 아모리노가 나타났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크레페에 꽂혀서 하나 샀다. 크레페 달라고 하니 크ㅎ렙? 하고 뒤에 ㅔ 발음을 안해서 충격 받았다. 난 여지껏 크레페인 줄 알았는데 원어 발음 크렙이구나. 역시 불어 발음은 어렵다. 이상해.... 카라멜 맛으로 시켰는데 이것도 꺄하멜 이렇게 발음해주심. 


                                                                  

un crêpes au caramel 


  유럽에서 진짜 흔해빠진 길거리 음식인데 이제서야 처음으로 돈 주고 사먹었다. 재료와 간단한 레시피 대비 너무 비싸게 파는 것 같아서 절대로 안사먹고 버텼다. 그런데 먹어보니 맛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긴 카라멜, 초코, 누텔라 이런거 범벅인데 맛이 없는게 이상하다. 




    바람이 많이 부는데도 아랑곳 않고 종이접시 날라가서 옷에 다 묻고 범벅될까봐 꼭 붙잡으며 튈리르 정원에서 혼자 의자에 앉아 이가 시릴 정도로 단 캬하멜맛 크ㅎ렙을 쳐묵하고 있는 나. 




  크레페 먹는 내 앞으로 보이는 풍경




  이런거 원래 안 찍는데 ㅋㅋㅋㅋㅋㅋㅋ이 날은 이제 파리를 떠나는 날이라 그런가 튈리르 정원이 너무 맘에 들어 그랬나 왠일로 한 장 찍었다. 뭔가 좀 중국스러운 느낌도 좀 나는 가로등. 




  콩코드 광장의 오벨리스크.  저 뒤에 에펠탑도 보인다. 




  저어기 가운데 아주 조그맣게 있는 것이 개선문입니다..... 사진 그냥 발로 막 찍음 ㅋㅋㅋㅋㅋㅋㅋ 



  콩코드 광장에서 마들렌드 역 가는 길에 구찌와 디올 사이에 낑겨 있는 정말정말 작은 규모의 아페세 매장. 두 개의 거대한 명품 기업 사이에서 왠지 모르게 초라해보여서 찍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래도 아페쎄 나보다 백만배 부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빨간 코트 실제로 봤을 땐 그냥 그랬는데 사진으로 보니 예뻐 보인다. 





  마들렌느 역 가까이 다 와서는 지하철역이 어딘지 도대체 몰라서 생제임스 매장을 못 찾고 계속 헤맸다. 그러던 중 발견한 포숑. 에클레어 위크라고 해서 수십 종류에 이르는 색색깔의 예쁜 에클레어들이 쇼윈도에 진열되어 있었다. 하나 먹고 싶었지만 손에 든 짐이 많아 귀찮아서 그냥 포기. 


  우여곡절 끝에 마들렌느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생제임스 매장에 갔다. 별로 관심 없었으나 한국에서 하도 난리이고 몽쥬 약국, 메르씨와 함께 한국인들이 꼭 들르는 곳이어서 나도 한번 가봤는데 이건 뭐 완전 한국 같다. 파리 속의 한국. 매장 안에 각 옷 종류별로 사이즈가 한국어로 굉장히 자세하게 적혀져있다. 무슨 명동 한복판에 스파오 매장 들어온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한 벌 살까 하다가 왠지 모르게 흥미를 잃고 그냥 나왔다.  

  



  라파예트 백화점 메종관의 Gien 매장. 이 라탄 의자는 귀여우면서 예쁘다. 




  우리집 식탁이었으면 .... 




  그냥 기념으로 찍음. 




  와인코너. 와 들어서자마자 입이 딱 벌어짐. 그래!!! 바로 이런게 내가 원하는 와인 가게 ㅠㅠ




  우왕. 어디서 많이 본건데?? 싶더닌 씽꼬 호따스였다!!!!!!! 꺄!!!!!!속으로 환호성을 내지르며 바로 달려갔다. 




  가운데 있는 lomo de bellota  pata negra 로 두 팩 구매. 1팩에 약 12유로로 바르셀로나 백화점에서 파는거랑 가격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모노프리 슈퍼 옆에 있던 빵집에서 산 아마도 복숭아 타르트. 기차 안에서 먹으려고 산건데 배고파서 기다리면서 조금 먹었다. 대부분 이런 과일 타르트는 모양만 빤딱빤딱하지 맛은 비주얼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서 별 기대 없이 한 입 물었는데 오!!!!!!!!!!! 존맛 개맛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동안 내가 먹었던 타르트는 다 꺼져주세요......... 너무 맛있었다. 더 살걸 후회함 ㅜㅜ 


  아 그리고 시내에서 슈퍼 갈 사람들은 쁘렝땅 백화점 뒷편에 쌩라자르역 옆에 모노프리 Monoprix 슈퍼가 있으니 여기에 가면 된다. 고급 식재료만 백화점 슈퍼에서 사고 나머지는 그냥 여기서 사는게 값도 더 싸고 종류도 더 다양해서 좋은듯. 




  기차 타고 가면서 보이는 프랑스의 너름 들판 풍경이 예뻤다. 이 사진은 찍을 땐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빨간 옷 입고 자전거 타는 아저씨가 함께 찍혔다. 마지 장 자끄 상뻬 책 속의 일러스트 같다.




  들판 한 켠에 쪼로록 서 있는 나무들이 귀여워서 찍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계속 보다보니 어??????? 고흐?!?!?! 고흐가 요기 있네?!?!?! 




삼나무가 있는 밀밭, 1889, 내셔널 갤러리 소장 


   기차 밖으로 봤던 풍경과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고 마음에 들어서 액자까지 사온 이 그림과 정말 비슷하다. 고흐의 그림을 눈 앞에서 라이브로 보는 느낌? 물론 이 그림은 아를 지방에서 그린 것이고 내가 지나치며 본 풍경은 아를 지방이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기했다. 어떡해. 이러다 진짜 프랑스 빠 될듯 ㅜㅜ 


  이번에 파리 돌아다니면서 불어를 발음이나마 제대로 공부해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올빠는 독일어나 열심히 하라고 했고 그게 맞는 말이지만 이상하게도 독일어는 동기부여가 하나도 안된다. 좋아하는 가수, 노래, 화가, 드라마도 없고 음식도 별로고 그냥 아주 소소한거라도 아 더 알아보고 싶다거나 하는 그런게 잘 안생긴다. 아 그나마 타인의 삶 영화를 좋아함.. 그러고보니 대학생 땐 나름 한국에 들어온 독일 영화 재밌게 보고 그러긴 했었네;; 


  그런데 불어는 로망스어라 이태리어, 스페인어랑 비슷한 것도 있지만 그냥 저절로 자연스럽게 흥미가 생긴다. 카를라 브루니가 인간적으로는 싫지만 이 여자의 목소리와 노래는 너무 좋고 다른 가수인 Zaz 의 노래도 좋고 맛있는 음식이 많아서 식당가서 불어로 멋지게 주문해보고 싶기도 하고 가만히 있어도 배워보고 싶단 생각이 절로 든다. 독일어 지못미...;;; 생존을 위해서 꼭 해야하는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덜 절박해서 그런가 영 지지부진하다 ㅠㅠ 





  요기는 독일 풍경. 하늘이 너무 아름답다. E' bello vivere anche se si sta male. 내 예전 블로그 제목이기도 한 죠바노띠의 노래 가사가 저절로 떠올랐다.(Jovanotti - Il piu grande spettacolo dopo il big bang 노래 들으러 가기)



  나를 파리, 프랑스 예찬론자로 만들어 준 파리 여행 잡담 포스팅은 이걸로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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